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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펑예 Jul 23. 2024

중년 다이어트

선 건강한 루틴 만들기, 후 체중 감량  

나는 또 J와 야식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오랜만에 먹은 마라샹궈는 어찌나 맛있던지 죄책감도 별로 없었다. 과연 맛있으면 0칼로리니까.


하지만 다음날 무거운 몸을 일으켰을 때는 기분이 그렇지 못했다. 목이랑 어깨가 쑤셨고 속도 더부룩했다. 아침 일찍 일어난 새는 더 피곤한 법이라는 말을 신봉하며 사는 인간이긴 했지만 요즘 부쩍 더 힘.

집으로 수영복 택배가 도착했다. 다음 주부터 어린이집 방학이라 나는 미리 친정 식구들과 강원도 리조트 여행을 계획해 뒀다. 남편이 여차저차한 이유로 여름휴가가 없을 예정이었기 때문에 발 빠르게 준비한 것이다.


밖에서 입어도 어색할 것 같지 않은 원피스 스타일이며 애슬레져 룩 타입의 래시가드며 다양하고 눈 돌아가게 예쁜 수영복들이 많았지만 어차피 내 물놀이는 워터파크 유아풀에서 고망이 수발드는 것이라 최대한 실용적인 스타일로 구매했다. 그런데 그마저도 헐렁한 옷에 가려졌던 군살들을 여실히 드러내었고 보기도 안 좋을 뿐만 아니라 옷 안으로 몸을 구겨 넣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반품 처리를 하고 컴퓨터 앞에 앉으며 브런치스토리로 접속했다. 새삼 다이어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나는 지금껏 다이어트를 해본 적이 없다. 마른 체형이어서는 아니고, 임신 출산 전까지는 왔다 갔다 하긴 해도 평균 체중을 유지하는 편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2~3킬로만 더 빼면 훨씬 예쁠 거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그런대로 스스로의 몸매에 만족하고 살아왔다. 리고 몸이 좀 무거워졌다 싶으면 식사를 좀 적게 하거나 저녁을 며칠 참으면 금세 돌아오는 기분을 느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랐다. 때로부터 5킬로그램 이상이 쪘고 건강검진 지표에도 복부 비만이라고 떴다. 저녁에 좀 덜 먹는다고 쉽게 빠질 상황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았다. 뼈대나 체질이 임신 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고 호르몬적 요소들도 20,30대 때와 판이해졌다. 이론상 이야기가 아니라 몸으로 느낄 정도다.  


그리고 며칠 고망이가 놀이치료를 하는 동안 대기실에서 옆자리 엄마들이 나누던 이야기도 떠올랐다. 엄마가 다이어트를 제대로 올해 안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웃으며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면서 실은 복부 비만으로 건강이 악화되어 울적한 마당에 같은 유치원 다니는 아이의 친구가 아줌마는 배가 이렇게 뚱뚱하냐고 놀리듯 말한 것에 한 방 먹은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아이가 놀림받는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가 바뀌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활력도 없이 비실거리며 병원을 들락거리고 컨디션 난조로 화를 잘 내는 엄마. 둔하고 부푼 몸을 어두운 장막으로 가리고 다니는 엄마. 게다가 늙기까지 한 엄마를 상상해봤다. 나이가 많다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걸 활기와 스타일로 커버하는 엄마라도 되어야지 않겠나.


일단 다이어트 방향을 생각해봤다. 어디서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야 오래 할 수 있다고 들었고 크게 공감했기 때문이다. 나는 성향상 급한 건 싫고 찬찬히 오래, 제대로 하는 걸 선호한다. 먹는 걸 좋아하고 의지가 약하다. 그래서 생각한 방향.


1. 약에 의지 하지 않는다.

2. 먹기 싫은 다이어트 식단을 고수하지 않고 먹고 싶은 것을 참으며 하지 않는다.

3. 단 기간에 성과 볼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단기 프로젝트로 파워업 해야 하는 다이어트가 아닌 루틴화해 일상에 녹아드는 습관적인 다이어트. 결국 그게 전문가들이 권하는 '중년 다이어트'라는 개념과 맞아떨어지는 것이었다. 이것은 좀 더 공부해봐야겠지만, 건강한 습관을 만들고 그것을 지키다 보면 살이 빠지게 돼 있다는 논조인 듯하다.


특히 중년 여성들은 에스트로겐이 줄어들어 다이어트 자체가 여러 가지로 어려운 몸이 되어 버리는데, 구체적으로 말하면 지방을 잘 연소시키지 못하고 근육은 안 붙고, 잠 못 들며 우울감에 쉽게 빠지구조가 된단다.(히익!) 그것이 예전처럼 굶는다고 빠지지도 않고 운동 좀 하려고 하면 다치고(결국 테니스 엘보로 6개월 만에 테니스 그만둔 1인;) 쉽게 쳐지고 울적해지는 이유였다.


아산병원 내과 우창윤 교수의 권고를 한번 정리해 봤다.


1. (스트레스 경감을 위해) 자신이 원하는 것, 행복해지는 것을 찾아라.

2. 주 2회 근육 운동을 해야 한다.

3. 유산소 운동을 '숨차게'할 것.

4. 영양소 골고루.. 단당류, 탄수화물은  식단


역시 '건강'에 방점이 찍혀 있는 권고다.

EBS의 <귀하신 몸>도 봤다. 흥미로운 것은 식단도 닭가슴살 샐러드에 무조건 적게 먹으란 게 아니라 오히려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잘 먹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골고루 먹되 적정량을 지켜야 한다. 빵이나 밥을 아예 안 먹는 게 아니라 곡물 중 식빵이라면 두 장까지, 밥이라면 3분의 2만 먹는 것.

그리고 중요한 건 먹는 패턴. 당연히 6시 이후 안 먹는 게 좋지만 그게 힘들면 식사하고 최소 2시간 후 잠자리에 들고 12시간 공복을 가져 췌장 등에 충분한 회복 시간을 줘야 한다. 아침은 무조건 많이 먹어도 되고 잘 먹는 게 좋은 줄 알았는데 그건 성장기나 청년들에게 맞는 소린가 보다.

 

우선 내 스타일에 맞게 12시간 공복과 주 2회 30분 이상,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세팅해볼까 한다. 그리고 몸을 좀 더 움직일 수밖에 없는 환경 만들기. 이건 까다로운 기질 아기를 키우며 배운 건데 아침에 빨리 나가야 되면 언성을 높여 재촉하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놀잇감을 숨겨놓는 식이다. 이것은 추후 또 빌드업해보겠다.

그런데 결국 헬스장 행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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