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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주 Jun 07. 2022

내가 나를 잘 대접하게 된 이유

우리 엄마가 라면 먹는 법

2019 어느 금요일

저녁 8시쯤 본가에 도착했다.


저녁을  먹어 배가 엄마에게 라면을 끓여달라 부탁했고, 엄마는 나에게 라면이 담긴 그릇을 내어주었다.   


'특별할 게 있나?' 싶은 사진이지만, 문득 궁금해졌다.


'냄비  먹으면 되지,  굳이 그릇에 옮겨서 주었을까? 설거지 거리만 늘어날 텐데..’

지극히 자취생 중심적 사고였다.


엄마는  끼를 먹더라도 정성스럽게 먹으라는 말로 나의 물음에 답했고, 본인은 혼자 라면을 먹을 때도 그릇에 라면을 옮겨 담아 먹는다고 했다.


그리고 엄마의 한마디가 꽤나 강렬했다. 혼자 먹을 땐 '끼니를 때운다'라고만 생각했던 나에게 '나도 나에게 대접받을 수 있겠구나'를 깨닫게 된 계기였다.


물론 냄비 채 끓인 라면이 정성스럽지 않다는 건 아니다.

그릇에 옮겨 담고, 설거지가 늘어나는 '수고로움'이

엄마와 나에게는 아주 조금의 정성이 들어갔다고 느껴질 뿐이다. (라면은 어디에 먹어도 맛있긴 하다)



나를 위한 수고로움. 


내가 나를  대접하고, 대접하고 싶은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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