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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주 Jun 09. 2022

요리를 통해 나를 아는 법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있지만

아래 기준으로 분류를 해보자


먹기 위해 사느냐
살기 위해 먹느냐

나는 당연히 전자다.

음식이 삶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희로애락에서 과연 음식을 빼놓을 수 있을까?


기쁜 날을 축하하는 샴페인 한잔
스트레스를 푸는 매운 떡볶이
지친 하루를 위로해주는 따뜻한 우동 한 그릇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즐거운 식사 시간까지


먹는 행위가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면
요리하고 먹는 행위를 통해 우리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 많이 알게 되지 않을까?

나는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싫어하고, 

언제 행복하고, 

어디에 있어야 기쁜지 등..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많은 질문을 요리와 음식을 통해 알 수 있었다.



20살,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언니와 함께 자취를 시작했다.

밖에서 친구들을 만나며 에너지를 얻는 언니와 달리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겼고, 특히 혼자 해 먹는 1인분 맞춤 요리를 좋아했다.


내 취향에 100% 맞춘 음식과 내가 만든 음식이 담긴 정갈한 한 그릇이 좋았다.

음식을 만들고, 먹고, 정리하기까지 나는 어떤 사람임을 알게 되었을까?


메뉴는
유튜브, TV, 인스타그램 등에서 본 먹고 싶은 음식을 고른다.
그리고 계획을 세운다. 마트에서 사야 할 것, 요리의 순서, 먹으면서 볼 프로그램 등을 상상해본다. 


재료는
마트에 장 보러 가는 것을 좋아한다.
메뉴를 정하면 냉장고 재료를 확인하고 장바구니를 챙겨 바로 집을 나선다.
새벽 배송, 로켓 배송 등 너무나도 잘 되어있는 배송 시스템이지만 마트에 가는 걸 좋아한다. 직접 사이즈와 신선도를 보고 고를 수 있으며 새로 만나는 식재료도 구경할 수 있기 때문. 요리는 무엇보다 재료의 힘이 크다. 재료를 보며 어떤 맛을 낼지 상상해보는 것도 마트 가는 재미 중에 하나다. 


요리는
어떤 재료를 먼저 손질해야 할지, 어떤 순서로 재료를 넣을지 등을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도마에 김치를 먼저 썰고 채소를 손질하려면 중간에 도마를 한번 씻어야 하지만 양파, 파 같은 채소를 먼저 손질하고 김치를 썰면 설거지 없이 한 큐에 할 수 있다.
레시피 그대로도 좋지만 냉장고에 잘 어울릴만한 재료가 있다면 기꺼이 도전해본다. 새로 발견하는 조합이 있을 때만큼 짜릿한 것도 없다.


먹기
예쁜 그릇에 정갈하게 담아 먹는 것을 좋아한다. 
자취생인 만큼 설거지 거리는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한 그릇에서 한 쟁반(?)까지의 음식이 좋다.
반찬은 반찬통 그대로가 아닌 작은 접시에 먹을 만큼만 담아서, 
메인 메뉴는 그날 가장 예뻐 보이는 그릇에,
물은 그릇과 가장 잘 어울리는 컵에 담는다.

간장비빔국수


정리는
요리를 하고 나면 참 많은 도구가 쓰여 설거지 거리가 많다.
바로바로 설거지를 해야 더 잘 씻긴다. 부득이하게 아주아주 귀찮을 때를 제외하곤 바로 하는 편이다.



내가 만든 음식을 테이블에 올려두고 사진을 찍은 뒤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켜고 맛있게 먹는 것.

이 루틴은 내가 나를 대접한다는 느낌을 준다. 오직 나를 위해 내가 만든 한 끼의 소중함이자 나를 들여다보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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