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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읖 Jul 06. 2021

[차분(茶分)한시간, 보리차] 42.방아 꽃차

위 건강에 좋은 차 한 잔

살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예요. 그 스트레스는 일 때문일 수도 있고, 사람 때문일 수도 있고. 내가 어쩔 수 없는 상황 탓일 수도 있고요. 한 가지 다행인 건 제가 스트레스에 그리 민감한 사람이 아니라는 점인데요, 요즘 들어서 이 생각도 좀 바뀌고 있습니다. 저는 제 스스로가 스트레스를 그리 많이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었는데,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제 몸은 스트레스로 많이 힘들어하고 있었더라고요. 다른 일엔 눈치가 빠르면서 제 몸에게는 눈치 꽝인 저는 결국 크게 탈이 나고 나서야 ‘내가 그동안 힘들긴 했구나.’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아마 그렇게 찾아오는 위장염이 아니라면 저는 끝끝내 눈치 채지 못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제 어디 가서 눈치가 빠른 편이라는 얘기는 하지 말아야겠어요. 








급성 위장염으로 처음 고생을 하게 된 건 대학원 시절 논문을 쓰면서였는데요, 그 이후부터 스트레스성 위장염이 종종 찾아오더라고요. 그런데 정말 탈이 나기 전까지는 그 정도로 인지하지 못하거든요. 단지 화가 날뿐. 얼마 전에도 저는 저의 상태를 전혀 알지 못했어요. 똑같이 출근을 하고, 맛있게 저녁을 먹고 일을 하고 있는데 메슥거린다는 표현으로 부족할 정도로 속이 좋지 않았고 다 게워내고 말았어요. 새벽까지 그 상태는 계속됐고 차라리 위가 튀어나오는 게 편하겠다 싶을 정도였죠. 결국 아침이 되고 병원에 들러 링거를 맞고 나서야 출근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한 일주일 정도를 고생하고 조금씩 컨디션을 찾게 됐을 때 한 카페에 가게 됐어요. 그 일주일 동안 마시고 싶었던 커피나 차, 먹고 싶었던 떡볶이, 라면 등등은 입에도 대지 못했습니다. 카페에 가서도 먹을 수 있는 게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방아 꽃차’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얼핏 위에 좋은 차라는 게 떠올라서 고민하지 않고 주문했습니다.


방아는 우리나라 고유의 이름인데 외국의 학자들은 '코리안 허브'라고도 부른다고 합니다. 또 다른 이름으로는 배초향이라고도 불리는 데 방아잎, 방아라는 이름이 훨씬 더 익숙한 거 같아요. 이 방아는 잎, 줄기, 꽃 등 하나도 버릴 게 없다고 하는데 독특한 향과 풍미 때문에 향신채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방아에는 로즈마린산이 들어있는데 이는 로즈메리, 박하, 세이지, 스피어민트와 같은 허브식물에 함유돼있어요. 체내 독성물질인 활성산소에 대한 항산화 활성을 통해 해독 효과는 물론 인체의 노화와 동맥경화 등을 예방해주는 천연 항산화 물질입니다. 또 위장기능의 항진, 소화액 분비 촉진, 소화 기능 증진, 위점막 보호, 위염과 대정염 억제 및 위 신경에 대한 진정작용이 있어서 구토 예방에도 효과적이라고 해요. 여름철 식욕이 떨어질 때 밥맛을 돋우고 위를 편안하게 하는데 제격이라고 합니다.





한동안은 위장염으로 고생하지 않아 잠시 잊고 있었는데, 또 한 번 된통 고생을 하고 나니 이번 여름이 좀 걱정이 됩니다. 이렇게 몇 번이나 고생하면서 항상 제 자신을 마지막으로 챙기게 되는 이 버릇은 좀처럼 고쳐지질 않네요. 언제나 다짐만 할 뿐이지만 이번에는 꼭 그 다짐을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스스로를 믿진 않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방아 꽃차를 오랜만에 다량 구매했어요. 틈틈이 따뜻한 방아 꽃차 한 잔씩 하면서 탈이 나기 전에 미리미리 몸을 좀 챙겨줘야 할 것 같습니다. 






'차분(茶分) 한 시간, 보리차'는 보리차처럼 일상적이고 친근한 이야기를 나누며 차분한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차와 함께 하는 일상과 추억, 더불어 차의 효능과 역사 등 차와 관련된 모든 것이 주제입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팟캐스트로도 함께 해 주세요 :)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5381/clips/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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