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박사 레오 Oct 18. 2019

함부로 이혼(소송)을 하지 말라!

어떤 이혼은 결혼보다 낫다. 이혼 소송 리얼리티

Photo by Drew Coffman on Unsplash



두 사람이 만나, 서로 사랑을 하게 되었으며, 사랑이 깊어져 평생의 동반자로 살아도 되겠다 싶어 결혼을 한다. 그런데 어디 세상 일이 나의 마음과 뜻대로 되겠는가? 사랑이 깊은 만큼 서로에 대한 기대와 요구도 늘어나며, 기대와 환상이 많았던 만큼 실망과 좌절도 커지는 법! 갈등과 대립으로 인한 상처와 아픔이 커지면 더 이상 결혼의 결혼을 지속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이를 넘어서서 오히려 남보다도 더 심한 원수 사이가 되기도 한다. 이 정도에 이르면 ‘이혼’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사랑에 빠지는 것이 어려울까, 아니면 서로 사랑하던 사람들이 헤어지는 것이 더 어려울까? 당연히 헤어지는 것이 훨씬 더 어렵고 상처가 깊다. 그리고 그 후유증도 오래 간다. 그럼 무엇이 최선인가? 헤어지지 말고 그대로 살라는 것인가, 아니면 헤어져도 된다는 것인가? 결혼보다도 훨씬 더 어려운 이혼에 대해서도 나름대로의 지혜와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 



1. 이혼은 죄가 아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 좋아할 수 있듯이, 만났던 사람이 싫어지는 것도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연애를 하다가 애인이 싫어지면 어떻게 하는가? 헤어지면 된다! 마찬가지로 결혼을 했다가도 상대방이 싫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다만 연애와 다른 점은 결혼은 법적인 관계라는 점이 다르다. 따라서 결혼할 때와 마찬가지로 이혼을 할 때에도 법적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결혼 후 혼인신고 없이 몇 년을 사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세상 누구라도 만나서 기쁘고 즐거우면 서로 더욱 사랑하게 되며, 좋은 일이 많이 생길수록 더욱 좋아진다. 반면에 만나서 갈등과 대립이 심해지면 마음이 불편해지고, 행복과 즐거움보다는 불만과 스트레스가 쌓이면 만나기 싫어지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당연히 결혼 과정에서도 이와 같은 부정적인 프로세스와 결과를 보일수도 있는 것이다. 오히려 일반적인 연애 과정에서 비하여 함께 하는 시간도 많으며 공유하는 삶의 영역도 넓어지기 때문에 갈등의 소지도 많은 것이 결혼이다. 만약 사랑하여 결혼했으나 점차로 짜증과 불만이 쌓이고, 스트레스나 심리적 고통이 너무 커진다면 다음의 두가지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에 관하여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 첫번째는 과연 에너지와 공을 들여서 이를 해결하고 극복할 것인가? 즉, 적극적인 갈등관리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금 이전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활동에 주력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물론 에너지도 많이 들고 힘들다. 하지만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라는 속담처럼 이런 단계들을 거치면서 두 사람 사이의 관계는 더욱 공고해지고 신뢰가 향상될 것이다. 


두번째는 ‘이혼’하는 방법이다. 즉, 쿨하게 서로 헤어지면 된다! 비록 신중하게 판단하였으나 아무리 생각해도 오판한 것이 분명하다면 그 판단을 거두면 된다. 물론 이 또한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든다. 하지만 앞으로 불편한 상태로 관계를 지속하느니 단기간의 집중적 노력을 통해 이혼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아이들이 있어서? 사이가 좋지 않은 부모들을 보면서 아이들이 경험하는 심리적 긴장감과 스트레스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특히 아이들이 청소년기가 되면 ‘대체 왜 같이 사는거야?’라고 반문하는 경우도 많다. 이혼과 관련된 결정은 두 사람만의 관계 만을 놓고 판단하는 것이 가장 좋다. 나머지 문제들은 주-결정(이혼? 혹은 유지?)에 따라 해결해야 할 부수적인 문제들일 뿐이다. 



2. 합리적으로 이혼하라. 


그런데 어떻게든 결혼을 유지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차라리 이혼을 하는 것이 나은지 어떻게 판단을 하는 것이 좋은가? 이는 내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와 동일한 질문이다. 내가 몸이 아프고, 문제가 발생했다는 생각이 들면 어떻게 하는가? 병원에 찾아가서 검진을 받으며, 문제가 생겼다고 하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심층 진단을 한다. 그래서 원인을 찾아내어 해결 가능한 것이면 해결을 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그냥 장애나 문제를 안고 살아가면 된다. 


마찬가지로 두 사람의 결혼관계에서 문제가 생겼다고 하면, 이 또한 진단을 해보는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 할 방법이다. 각자의 성격과 감정패턴, 그리고 갈등관리 방식 등에 대해서 진단을 해본 후, 만약 서로 간의 오해를 풀고 감정적인 타협을 해서 해결될 정도의 수준이라고 하면 문제를 해결한 후 백년해로를 다시 시작하면 된다. 그런데 둘 간의 성격도 너무 안 맞을 뿐 아니라 이를 타협하고나 조정할만한 갈등관리 능력이나 대인관계 스킬이 없다면 그 때는 이혼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안되는 것을 억지로 하는 것은 신체적인 문제를 치료하는 것이나, 일을 할 때나, 결혼을 유지하는 것 모두에서 엄청난 노력과 희생이 필요하다. 


그런데 결혼이라는 것은 사람의 문제이며, 감정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의 “의지”라는 것이 중요하다. 암에 걸린 환자의 경우에도 치유하고 낫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환자들은 좋은 결과를 보이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마찬가지로 이혼의 경우에도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각자의 의지’이다. 즉, 두 사람 모두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결국 서로 노력을 더 많이 기울일 것이다. 그렇다면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데 분명한 ‘의지’가 없다면 이후의 노력이나 해결과정에 몰입하기 어려우며, 따라서 실제적인 해결이나 타협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그래서 이혼 상담을 왔을 경우에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바로 이 “의지”이다. ‘의지’가 없는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 가장 어렵듯이, 다시금 관계를 회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이혼 희망 부부에게 결혼을 유지하도록 해결안을 제시하는 것은 너무 어렵다.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3. 이혼 소송의 문제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다. 


그래도 두 사람 모두 해결과 타협에 대한 ‘의지’가 없다면 문제는 간단하다. ‘합의이혼’을 하면 된다! 그런데 만약 한쪽은 ‘의지’를 가지고 있는데, 다른 한쪽은 ‘의지’가 없다면 본격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이 또한 갈등의 소지가 된다. 이런 상황이 되면, 결혼 유지나 해결에 대한 ‘의지’가 없는 쪽은 ‘의지’를 가지고 결혼을 유지하고자 하는 측에 대해서 비난을 하게 되고 감정적인 공격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해결이 안되면 소송을 가게 된다. 


또한 한쪽 배우자의 귀책사유가 분명한 경우에도 문제가 된다. 한쪽 배우자가 부정행위를 했다는, 소위 ‘바람을 피웠다’거나 명백하게 ‘폭력을 행사’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면 다른 문제가 된다. 그런데 생각보다 귀책사유를 보인 배우자가 이를 쉽게 인정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아예 인정을 하지 않거나, 인정을 하더라도 부분적인 인정만을 하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귀책사유의 책임을 나머지 배우자에게 돌린다(‘너가 나를 소홀히 대했으니 내가 부정한 행위를 한거야!’ 혹은 ‘너가 하도 깐죽대고 대들면서 맞을 짓을 했으니까 어쩔 수 없이 때린거지!’)! 이 정도되면 감정적인 진흙탕 싸움을 동반하는 이혼소송이 시작된다. 


그런데 당사자들의 바램이나 각자의 기대나 요구와는 달리 법적인 문제는 절대로 감정적이지 않다. 무척이나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기계적인 처리의 과정이라고 할만큼 냉정하다. 상담에 와서 ‘배우자가 외도를 했습니다’라고 말하는 경우에는 그 배신감과 분노를 공감해주며 위로해주는 것이 맞다. 배우자가 폭력을 행사했다고 하면 그 아픔과 분노를 공감해주며,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에 대해서 교육하여 더 이상의 신체적 및 심리적 손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맞다. 


하지만 이혼 소송을 한다고 하면 이는 다른 문제가 된다. 만약 배우자가 ‘부정한 행위’를 했다고하면 ‘증거가 있습니까?’라고 분명히 확인을 해야한다. ‘부정한 행위’를 확증할만한 사진이나 동영상 등이 확실히 있는 경우에는 승소의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틀림없어요! 확실하다니까요!!’라는 심증만 있는 경우에는 이혼소송 과정에서 더 분하고 억울함만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또한 배우자가 폭력을 행사한 경우에도 ‘진단서가 있습니까?’ 혹은 ‘맞았을 때 사진을 찍어놓았습니까?’라고 확인한다. 만약 ‘사진은 없지만…’ 혹은 ‘그 사람이 때린 거 인정했다니까요!’라고 말하면 소송에서는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왜냐하면 법정에서 폭행 사실을 부인해 버리거나, 상대 배우자의 망상이나 없는 사실에 기초한 비방이라고 해 버리면 끝이니까!! 


그만큼 소송은 법률적 접근이며, 법은 냉정하다. 절대로 감정적이고 주관적인 판단을 인정해주지 않는다. 만약 이와 같은 법의 속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감정적이거나 주관적 판단에 근거하여 법률적 판단을 요구하는 “소송”에 이르게 되면 소송과정에서 더욱 큰 심리적 상처와 더 큰 배신과 분노감을 경험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혼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는 것만으로도 상담이 필요한 이슈이나 이혼 소송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면 절대적으로 상담을 받아야 한다. 그것도 매우 실질적이고 문제해결 중심의 상담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상담에서 감정적 문제를 충분히 관리하고 냉정하고 객관적이며, 치밀한 준비에 기반한 논리적 공격 근거을 가지고 법정에 들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4. 아름다운 만남과 아름다운 이별


서로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에 결혼을 했는데, 갈등이나 문제들이 심화되어 이혼을 하겠다고 결심을 했을 정도면 그 마음은 어떻겠는가?! 그래서 결혼 갈등이 심해져서 찾아오는 내담자분들을 보면 짠~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게다가 이미 서로 상처를 받을만큼 받아서 더 이상의 대화도 원치 않고 서로에 대한 엄청난 공격과 비난만이 남은 경우에는 더욱 가슴 아프게 느껴진다. 


그런데 가끔씩 대-타협이나 급작스러운 문제해결이 되는 경우들이 있다. 그런 경우는 보통 이전에 좋았던 시절의 감정이 되살아 나거나 혹은 ‘결혼 후 우리 만의 집을 처음 마련하던 날’과 같은 긍정적이면서도 감동적인 기억들을 떠올릴 때이다. 즉 그만큼 이혼 과정이라는 것은 긍정적 경험과 부정적 경험 사이의 균형이 깨져버린 부정편향된 감정적 싸움이라는 것이다. 


물론 과거의 감동적인 사건들이 다시 떠올랐다고 해서 모두 이혼을 안하는 것은 아니다. 대신에 그래도 아름다운 이별은 가능하다. 즉, ‘생각해보니 당신도 참 좋은 사람이었네! 다만 나와 맞지 않을 뿐!!’이라는 생각과 더불어 ‘나도 참 열심히 노력했지만, 반복되는 싸움에 지치기 보다는 그냥 새롭게 시작해 볼래요!’라는 접근을 취하는 것이다. 그런 경우 두 사람은 서로 할퀴고 상처를 주면서 이혼하기 보다는 서로에게 감사하고, 그동안의 잘못에 대하여 사과하며, 앞으로의 행복을 기원하면서 헤어지는 경우도 있다. 


결국 결혼도, 이혼도, 싸움도, 화해도, 모두 각자의 선택이다. 다만 감정적으로 격앙되어 있고, 특히 부정적인 감정(분노나 배신감 등)에 휩싸여 있을 때에는 합리적이고 아름다운 선택은 요원하다. 만약 충분히 감정적인 해소, 특히 부정적인 감정들에 대한 해결이 이루어지고 나서, 상황이나 관계를 객관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면 그나마 합리적인 선택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이와 같은 합리적인 선택은 스스로는 물론 그동안 몇 년, 몇십 년을 함께 해왔던 배우자와 그래도 서로에게 덜 상처주고, 그나마 아름다운 이별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과정들이 너무 어렵고 힘들다고? 그럼 평상 시에 잘 지내는 것이 맞다! 평상 시, 좋은 관계일 때 노력하는 것은 이혼을 고려할 정도로 심리적인 손상이 있었을 때의 고통과 해결에 드는 에너지에 비하여 100분의 1 밖에 되지 않는다. 지금 결혼에 특별한 이슈가 없다면, 배우자에게 감사하라! 그리고 노력한 스스로에 대해서도 칭찬하라!! 문제가 있고 열이 좀 받지만 이혼을 고려할 정도까지는 아니라면, 열심히 노력해서 당장 문제를 해결하라! 문제가 더 커진 다음의 극심한 고통을 고려한다면 그것이 효율적이다!!


이전 02화 이혼 후 반드시 후회하는 3가지 경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