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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니 Jul 10. 2019

순수소설 - 일본의 수출규제 상황에서 누가 승리할까?

세계적인 '한인' 경제학자들이 한국에 안돌아오는 이유. 



아베의 목적


아베의 목적은 당연히 우익결집으로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그래서 겉으로는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다고 하는 것인데, 화이트리스트에 속한 아시아국가는 한국이 유일했다. 그래서 소위 화이트리스트라는게 백인(white) 국가 리스트라는 말도 있다. 80~90년대 서구권에서 일본을 바나나라고 했었는데, 겉은 누런데(황인) 속은 백인이라고. 백인이 되고싶어하는 그들의 마음은 금융시장에서도 Asia ex Japan 이라는 컨벤션으로 나타난다. (일본을 뺀 아시아). 


화이트리스트에서 빠진 것은 그냥 우대받다가 그 우대를 박탈당한 상대적 박탈에 불과하다. 마치 수입이 안될 것이다라든지 일본수산물을 다시 사줘야 될 것이다 라든지 하는 이야기들도 있지만, 공식적으로 수입을 막은 것도 아니고, 수산물과 첨단화학제품공장과 바꿀 나라는 없다. 결국 수출은 하되 정치적으로 이용하며 수출을 하려고 내놓은 발상이 화이트리스트 배제인 것이다. 


하지만, 리스크관리란 언제나 최악을 가정하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일본의 수출 허가를 일본정부 입맛에 맞게 맞춘다면 당연히 반도체관련 국내 생산량은 줄어들 것인데, 고정비가 높기로 유명한 반도체업계의 전반적인 타격은 없을 수는 없다. 


반도체 가격하락이 나쁜일인가


우리나라 수출부진의 가장큰 원인은 반도체가격하락이다. 동일물량을 수출해도 수출단가가 반토막이 난 상태에서는 수출금액이 증가할 수도 없고, 생산장비를 수입한 시점과의 시간차이에의해서 수출은 줄고 수입은 그대로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무역수지가 악화된다. 당연한 이야기이다. 단순히 "우리나라는 수출이 늘면 수입도 는다" 라면서 반도체 시장상황과 우리의 무역수지 상황이 맞지 않는다는 일부 몰지각한 경제학자들도 있는 것 같은데, 그분들은 인생에 걸쳐서 세계 주류도 되지 못한 주제에, 업계 실상도 전혀 모르는 것 같다. 여튼 반도체 가격하락에 의해 당연히 우리나라 수출, GDP 모두 줄은 것이다. 건설은 애시당초 최경환 스팀팩 맞고 몇년가다가 약빨 떨어지니 과잉투자되어 조정중인 것이다. 스팀팩 맞고 계속 멀쩡하면 계속 스팀팩 쓰겠지. 아니면 재정이라는 메딕을 붙여주든가. 어찌됐든 반도체는 필요한 것이고, 수급이나 시장은 변화하기 마련이다. 결국 반도체 가격은 다시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시점이 중요하다.


여기 A 라는 회사와 B,C 라는 회사가 있다. 똑같은 물건을 생산하는데 A 는 100원이 들고, B,C 는 150원이 들며 현재 시장가격은 500원이라고 하자. 이 상황에서는 A,B,C 모두 행복하다. 그리고 B,C 는 좋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더 공격적인 외형성장을 할 수 있다. 이 상황에서는 B,C 에게 매우 좋은 기회이다. 하지만 A 입장에서는 매우 짜증이 난다. 돈은 많이 벌지만 자꾸 쫒아오니 못마땅한 것이다. 만약에 당신이 A 라면 어떻게 할까?  가격을 낮추는 것이 정답이다. 가격을 낮추려면? 우월한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무진장 찍어내야된다. 그러다보면 물건값은 폭락하게 되어있다. 하지만 셋중에 더 힘들어지는 것은 B,C 이다. 그러다가 시장가격이 150원 아래로 내려가는 순간부터 B,C 는 골로가기 시작한다. 투자여력도 상실한다. 하지만 여전히 오랫동안 버틸 수 있다. 여기서 A 가 공급량을 더 늘려 시장가격을 100까지 끌어내리면? 몇년 못가서 B,C 는 경영진이 교체되지만 새 경영진도 뭔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으므로 조금 있다가 B,C 중에 하나 또는 둘모두 파산하게 된다.  그리고나서 A 는 재고를 소진시키고 가격을 올리게 된다. 이 때부터 가격이든 우선순위든 모든 칼은 A 에게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단가를 150원으로 일정기간 유지시키면 다른 기업은 진입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다시 물건값은 500원으로 올라가고, A 회사는 가격은 이전과 동일하지만, 판매량 자체는 급증을 하게 된다.


다 알다시피 현재 글로벌 반도체플레이어중에서는 A 가 삼성이고, B 가 하이닉스, C 가 미국 마이크론이다. A 와 B 는 생산비용이 C 보다 작다. 얼마전 마이크론이 감산한 이유는 도저히 수지를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소한 A 는 잘돌아간다. 물론 영업이익은 급락한다. 하지만 내가 10년~20년을 보는 사업가라면 단기 영업이익 증감에 신경쓰지않을 것이다. 주식투자자들만 열받기는 하겠지만, 이 또한 장기적으로 보면 결코 나쁘지 않다. 그래서 현재 마이크론은 D 램 단가가 더 떨어지면 해당 사업 자체를 접어야 할 기로에 서 있는 시점이다.

반도체가격하락이 아무리 된다고 해도, 가격결정권은 최대생산자가 가지고 있다. 반도체는 수요가 공급을 초래하기도하지만, 공급자체가 수요를 만들기도 한다. 이런 시장에서 최대 강자는 과점화시장에서 최대생산자이다.


최후의 승자는 누구인가


이런 관점에서 바라보면, 삼성의 전략은 명확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가격이 그렇게 폭락에 폭락을 거듭함에도 별다른 코멘트를 한 적이 없다. 그렇다고 적자를 내지도 않았다. 영업이익이 많이 줄긴 했지만, 기업 전략에 무리가 생길만큼도 아니다. 하이닉스도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수출물량 대부분이 중국향이라 타격을 받았을 뿐이다. 하지만 마이크론은 확실히 마이너스가 났다. 확실히 마이너스가 나니까 감산하는 것이다. 반도체 가격 하락이 더 진행되면 하이닉스도 감산할 것이다. 하지만 삼성은 감산하지 않는다. 이렇게 엘피다를 파산시켜버렸었다. 대만이 아무리 반도체 파운드리가 강하다 해도, 그 쉬운(?) 메모리반도체에서는 쫄딱 망한 것이 그냥 우연이 아니다. 파운드리는 수주산업이지 대량공급 대량소비산업이 아니다.


일본의 한국 제재로 인한 반사이익으로 반도체 가격상승을 꼽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그냥 영업이익 따라 투자하는 일반적인 재무 투자자입장에서는 그런생각이 들 만 하다. 하지만 전략적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반도체 가격은 하락해야 한다. 그래야 구조적 수익을 얻을 수 있게된다. 물론 독점이 좋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소비자, 기업, 전략적투자자, 재무적 투자자의 입장은 모두 다르다.


그런 점에서, 일본발 생산감소 또는 재고감소에 의한 반도체 가격반등은 전략적 투자자 입장에서는 최악의 이벤트이고, 재무적투자자 입장에서는 크게 나쁘지 않은 이벤트가 될 것이다. 정말로 원자재 수급발 반도체가격의 상승이 일어난다면 마이크론이 기사회생하게 될 것이고, 하이닉스만 맛이 가버리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하이닉스는 미중 분쟁이 없어지지 않는 한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 반도체 업체들의 최대 설비투자기간은 2018년이다. 반도체값이 너무 오르고 장사가 너무 잘되니까 설비를 늘렸을까?  가격이란 후행지표이다. 기업은 가격만 보고 투자하지 않는다. 그리고 반도체산업이 사이클이 있다는 것을 제일 잘 아는 것이 반도체회사이다. 그런데 2016년초부터 시작한 반도체 호황이 2~3년내로 끝날것을 거의 확실히 예상할 수 있는데, 2018년중순에 그렇게 많은 투자를 집행했을까?  그것은 반도체값이 너무 올라서 마이크론이나 하이닉스가 너무 빨리 성장했기 때문이다. 지배적 사업자는 Q (Quantity) 에 신경을 쓰고, 후발주자들은 P (Price) 가 중요하다. 


거기다가 미중분쟁에 의해 반도체가격은 또 폭락하게 되는데, 여기까지는 삼성전자의 완벽한 승리라고 본다. 하지만 현재 일본의 제재는 정말로 생각지도 못한 복병인 것이다. 이건 공급량 자체를 간접적으로 막아버린 것이다. 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전략에는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된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이번 제재는 그냥 삼성을 타격한 것이다. 미국이 화웨이를 타격했듯이.  제재가 나오고나서 하이닉스나 그외 반도체회사들이 일본에 갔나? 삼성 이재용만 직접 갔다. 왜 그랬을까? 이재용은 국회가 불러도 잘 안가는 분인데, 왜 그렇게 갑자기 갔을까? 하지만 삼성전자는 원하는 것을 얻기 쉽지 않을 것이다.  마이크론 때문에. 


음모론적으로 왜 미국이 이번 일본사태에 대해 침묵하는지는 이를 통해 상상해볼 수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음모론은 음모론일 뿐.


결론


나는 주식시장이나 정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재무적 투자자의 이익이나 손실은 사실 전체 경제에서는 별로 큰 의미가 없으며, 실제 경제에서는 전략적 투자자가 중요하다. 나는 세습경영이나 재벌의 행태에 대해 분노를 넘어 과격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지만, 재벌의 전략적 투자판단까지 폄훼할 생각은 없다. 우리나라만의 문제도 아니고 미국의 초대형기업들이 지금은 전문경영인 체제이지만, 창업자부터 3세까지가 경영했던 1930년대까지는 우리와 똑같거나 오히려 더 심각한 주주권 침해가 있었다. 그냥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한 100년 늦었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재벌의 지분가치는 점점 희석되게 마련이고, 그러다보면 전문경영인 이사회를 중심으로한 회사지배가 늘어나게 된다. 그렇게 주주자본주의는 발전하게 마련이다. 너무 급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고, 급하게 생각한다고 바뀌기도 힘들다.


내가 생각하기에 삼성전자의 전략적 판단은 매우 옳았다고 본다. 공급부족에 의한 D램값 상승을 가장 원하지 않는 것이 삼성이다. 2016년부터 시작된 반도체 수요폭증때문에 후발주자의 수익성이 눈에 띄게 좋아져 1위의 지위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규제적인 장벽을 넘어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그 중의 하나가 대규모 설비투자를 통한 과잉공급을 만들어내는 전략이고, 이를 충실히 수행해온 것이다. 그리고 일본은 이것을 매우 효과적으로 막아버리려고 하고 있다. 이 와중에 우리나라 경제학자들은 계속 뻘소리들만 하고 있다. 굽히고 들어가야 된다는 둥. 돈 앞에서는 당신이 굽히든 말든 상관없다. 당신이 상대방에게 줄 것이 있거나 없거나 둘 중에 하나이지, 줄것도 없는데 이마에  피나도록 절한다고 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노예근성부터 좀 뜯어고치고,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부터 파악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잡담


이번 사태를 둘러싸고 소위 경제지라는 신문들에서는 "일본이 잘못했지만, 그래도 양보해야" 라는 헛소리들을 한다. 뭘 양보하라는 것인가? 일왕앞에 가서 무릎꿇고 빌기라도 해야 하나? 사법부 판사가 판결한 사항에 대해서, 행정부가 사과하면 그게 삼권분립과 맞는 이야기인가? 수십년전의 배상은 강제징용에대한 배상이지, 추가적인 가혹행위나 살인등에 대한 배상이 아니다. 해당 판사를 조리돌림이라도 하고, 옜날처럼 참수해서 일본에 금과 함께 보내기라도 해야 되는 것인가? 아무리 기레기들이 많다지만 세상에는 할 소리가 있고 못할 소리가 있다. 근본적인 이유조차 찾지 못해놓고 일본이 그냥 겉으로 내세우는 명분에 속아넘어가서 설령 백번 양보해 일본에 사과한들, 일본이 제재를 풀어줄 것 같나? 경제는 돈으로 움직인다. 입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경제지라는 신문들이 이렇게 바보같으니, 일반 사람들이 기를 쓰고 열심히 해봐야 다른 강국들에 털리는 것이다. 국내의 폴리페서같은 경제학자들도 이제 좀 반성좀 하고, 스스로의 생각을 가지고 상황을 면밀히 분석좀 해 보면 좋겠다. 맨날 "XX정권때는 어땠고" 같은 소리좀 하지말고. 그 분들의 시점의 개념은 항상 "~때정권" 이다. 그런데 그분들 전공을 보면 정치경제학은 거의 있지도 않다. 미시나 거시경제 했으면, 1998년이라든지 2008년이라든지 하는 연도를 갖고 좀 말을 하길 바란다. 그러니 어디 말도안되는 산업공학 경영정보학 교수하면서 경제학자인양 떠들어대는 사이비들도 판을 치고. 경력파악도 안되는 전직 자칭 경제전문기자라는 노인네가 유튜브에서 판을 치지. 한심하기 짝이없다. 자칭 케인지언이면서 재정을 펼치면 안된다는 개소리하는 정말 경력많은 교수님들도 계시고. 안타깝다 정말.


이번 사건을 보면서 한국의 많은 소위 경제학자들의 이야기들을 들어봤더니, 왜 세계적인 '한인' 경제학자들이 한국에 안돌아오는지 뼈저리게 느꼈다. 검사들 말마따나 제말 "용퇴하여 주십시요!"


(이 글은 픽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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