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나 Jun 06. 2019

게임에서 만난 친구에게 전재산을 맡겼다

돈은 참 많은 성격을 가진 도구이다.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학비가 되어 학문의 길을 넓어 주고, 사업하는 사람에게는 아이디어가 현실이 되는 투자금이 되기도 하고, 우리 모두에게 배고픈 허기를 채워줄 음식을 살 수 있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돈의 용도는 참 다양하다. 돈이 어려운 존재가 되기도 한다. 돈 때문에 인간관계에서 문제가 생기는 일을 많이 들었다. 돈을 빌려주고받지 못하거나, 인간관계를 이용하여 돈을 갈취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돈과 인간관계를 확실히 구분 지으려는 노력을 했다.


평생 모은 재산을 친구에게?

친구와는 절대 돈 관계로 엮이지 말자 라는 신념이 있던 나에게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의 이야기는 충격적이 었다. 2006년 6월, 워런 버핏은 평생 모은 재산을 자선 활동을 위해 쓰고, 그 금액을 자신의 이름이 아닌, 빌 게이츠와 기부금을 합쳐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기부를 하겠다고 했다. 사업계 거장의 둘이 만나서 "더 큰"일을 위하여 기부금을 합치는 것이 그렇게 놀라운 소식은 아닌 듯하나, 그들의 관계는 사업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다.


빌 게이츠의 어머니인 메리 맥스웰 게이츠가 가족별장에서 다양한 사업가가 모이는 장소에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을 초대하였다. 빌 게이츠는 공통점도 없고 사업가라는 이유로 만나 이야기하기를 꺼려했었다. 그러나 워런 버핏의 마이크로소프트에 관한 색다른 질문을 통해 그들의 대화는 이어졌다. 그 둘은 대화를 통해 둘 다 브리지 게임을 즐기는 것을 알게 되었고, 우정과 사업적 관계는 브리지 게임을 하면서 성장해갔다. 버핏은 1년에 대략 4,000번의 이상의 브리지 게임을 한다고 추측했다. 그 둘은 게임뿐만 아니라 공동의 활동도 함께 했다. 2004년에는 빌 게이츠는 버핏이 부탁을 받아 버크셔 해서웨이의 이사회에 참여했다. 보수로 1년에 2000달러밖에 되지 않았다. 2년이 뒤, 버핏은 게이츠 제단에 기부뿐만 아니라 도움을 주기 위해 이사로 참여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친구의 친구, pg 296-307)


다면적 관계 (Multiplex ties)

데이비드 커거스의 책 <친구의 친구>에서 이 둘의 관계가 다면적 관계라고 알려준다. 모든 인간관계는 카테고리 "직장", "학교", "지인" 같이 한 카테고리에 넣고 분류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인간관계는 훨씬 복잡하고, 두 사람의 관계가 한 가지 이상일 수 있는, 다면성 Multiplexity를 가진다고 한다. 한 인간관계가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잠재적인 관계가 있다. 버핏과 게이츠처럼 게임을 통해 우정을 키우는 사이가 사업적인 관계 그리고 자선활동까지 함께하는 관계가 된 것이다. 버핏과 게이츠가 단순히 게임만 하는 사이로 구분 지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관계가 다면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은 각 개인이 다면성을 가지고 있어서는 아닐까? 다양한 곳에 여행을 하고 살아 보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기회를 얻었다. 같은 성별을 가지든, 국적을 가지든, 학력이 비슷하든, 공통점과 유사점이 있을 순 있지만 '같은 사람'이 되진 않았다. 같은 나라 한국에서도 비슷한 학력의 길을 걸었다 할 지라도 다 같은 배움을 가지지 않는다. 12권의 같은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토론을 하는 씽큐베이션에서도 매 번 놀라운 경험을 한다. 같은 책이지만, 절대 같은 생각이 아닌 아주 다양한 생각과 경험이 공유된다.


나의 소망이자 모토가 '배우는 사람'이다. 배우고, 경험하고, 성장하면서 내가 '성장한 사람', '읽은 사람', '아는 사람' 이 되는 것을 꿈꾸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성장하는 배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점점 '클수록' 고집과 관념이 강해지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 더 '옳다'라는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럴 때마다 상대방의 다양성을 생각하면서 '다름'이 틀림이 아니라 '다양함'으로 배우려고 노력한다. 모든 사람에게서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개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지만, 그 관계들을 단순히 카테고리로 나누고 있었다. 나의 관계를 더 깊숙히 보면서 다면적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 또한 한 친구를 '게임하는 친구' 관계를 넘어 사업 동업가, 직장동료, 혹은 우정을 깊이 나누는 절친까지 다면한 관계넓혀 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친구의 친구>에서는 이 둘의 관계의 이야기 외에도 다양한 사례를 통하여 과학적 근거의 이야기는 어떻게 실천으로 하는 방안도 제시한다. 내 삶에 있는 관계가 무엇인지 어떻게 발전하고 단순한 인맥관리를 넘는 관계를 원한다면 꼭 이 책을 추천한다.





씽큐베이션 1기 선정도서

생각이 함께 자라는 공간, 함께 묻고 함께 깨닫는 곳, 물음이 깨달음이 되어 함께 성장하는 공간 '씽큐베이션'! 이런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신 대교와 체인지 그라운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여자라서 운전을 못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