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외마디 탄식으로 이 글을 시작하게 되다니, 너무나 슬픈 일이다.
'사람을 믿지 말자'
사람은 믿는 대상이 아니라고 두고두고 마음속에 새겨두었던 말인데. 또 다시 사람을 믿고 난 후, 도리어 믿었던 내 자신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원망과 기대치에 못 미치고 만 그 사람의 성격을 탓하기 시작했다.
어릴 때는 그런적이 많았다. 종종 이런 일기를 담임 선생님께 써 보내기도 했다.
'내가 싫어하는 누구와 짝꿍을 하게 되지 않게 해주세요'
라는 일기를 써서 담임선생님께 보여드린적도 꽤 있었다. 그 일기는 정확히 내가 싫어하는 누군가의 이름을 올린 데스노트와 같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지금의 나이가 되고서도, 그러지 말자 싶다가도 사람 미워지는 일이 종종 있다. 에잇. 어제는 어른이 된 내 마음에 대한 칭찬으로 오늘 하루 너무나 어른스러웠다 스스로 만족하며 잠들었는데. 어떻게 하루만에 사람 마음이 무너져 버리는 걸까. 공들여 쌓아올린 탑이 무너져버리는 느낌이다.
미워하지 말자는 다짐 조차...
결국 미워한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미워하는 대상이 있다는 것부터가 이미 마음에 미움이 싹 트고 있다는 거니까. 미워할 대상조차 없는 것. 그런 삶을 살고 싶다는 나의 소망. 이 모든게 이뤄질 날이 있기를 바라는 오늘 아침에 써 내려가는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