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엄마
남해 가는 길
바람에 힘없이 떨어지는 나뭇잎들 사이로
가을이 물러간다
낙엽은 마치 엄마같다
바스락 거리며 금방 부서져버릴 것만 같은.
이별 연습은 한 해 두해 익숙해질 법도 한데
아직도 힘들기만 하다
가을 풍성한 들녘은
아버지의 너른 품 같다.
가을 볕 아래,
따스한 손길로 엄마를 감싸 안고,
기쁨과 슬픔을 서로 나누는 모습
가을 색은 깊어가고,
눈부신 황금빛도 저물어 가는데
아쉬움이 가득한 길을 걷는다.
시간이 흐르고
계절은 또 지나간다.
아이처럼 작아진 힘없는 엄마를 안아준다.
가을이 낙엽처럼 쓸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