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는 위기 상황이다
중국 증시가 2008년 이후 최고의 한 주를 보내고 있다. 사실 증시뿐 아니라 채권 등 금융 시장은 물론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그야말로 이제야 원하던 것이 왔다는 것일까? 시장이 그토록 원하던 것은 중국 정부가 화끈하게 시장의 얼어붙은 마인드에 불을 붙이는 것이었고 비관론에 머리를 흔들던 사람들에게 정신이 바짝 드는 상승 장세를 가져올 재료였다. 그리고 이번에 중국 정부가 연이어 시장에 내놓은 조치는 바로 그 정신이 바짝 들게 하는 조치, 바로 그것이었다.
중국 정부의 조치와 환호하는 시장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를 차분하게 하나씩 검토해 보자. 우선 전조가 있었다. 9월 23일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 자오첸신(赵辰昕)은 중국 정부의 '이구환신' 정책 2기를 발표했다. 국채가 전면적으로 발행되었으며 지원 정책이 전면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했다. 동시에 동시에 재정부 경제건설부 부국장 자오창셩(赵长胜)은 특별 초 장기 국채와 설비 갱신 대출 보조금을 신속히 발행했다고 했다. 인민은행 신용시장사 펑리펑(彭立峰) 국장은 금융 보증 및 위험 보상 지원을 늘릴 것이라고 했다. 이때만 해도 이미 발표된 이구환신 정책이 지속되는구나 정도였다. 자동차와 가전제품이 이구환신으로 더 팔린다지만 구미의 중국산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세 제재가 있을 것이어서 크게 시장은 반응하지 않았다.
http://www.news.cn/politics/20240923/1fa09c43ec8e4ee58494c6e6192ffc77/c.html
그러나 다음 날인 9월 24일 리윈제(李雲杰) 국가금융감독관리국 국장, 우칭(武淸)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과 함께 발표한 판공셩(潘功胜) 인민은행장의 금리 정책은 지급준비율 인하와 기존 모기지 금리 조정이라는 메가톤 급 펀치였다. 이 조치는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오랜 요구를 해결하는 것으로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는 은행들의 유동성을 일거에 대량으로 늘려 통화 공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1 가구와 2 가구 주택담보대출의 최소 계약금 비율을 통일하여 줄여주고, 전국 단위에서 2 가구 대출의 최소 계약금 비율을 25%에서 15%로 낮출 예정이라고도 했다. 이렇게 동시에 모기지 금리를 인하한 것은 가구의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을 줄여 소비에 숨통을 열어줄 것이었다.
https://www.yicai.com/news/102285227.html
또한 당국은 주식시장 유동성을 개선하기 위해 표적 통화 수단을 도입했으며, 완화 방법과 범위도 시장의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진행되었다. 전환과 업그레이드를 목표로 하는 산업 간 M&A를 추진하며, 비수익 자산의 인수를 통해 공급망의 보충 및 강화, 핵심 기술 업그레이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래서 은행, 가계, 부동산 부문, 주식시장, 중소기업 등 5개 부문의 유동성 압박을 해소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그야말로 메가톤급 펀치가 이어진 것이다. 당연히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는 급등했고, 중국 본토 주식의 벤치마크인 CSI 300 지수는 2020년 7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날 발표된 세 가지 중점 사항 중에서 세 번째 사항은 미디어들이 크게 다루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다음 문장이다.
"시장화 개혁의 방향을 겨냥하여, 정책의 중점은 신질생산력 발전을 견지하고 존량 리스크를 해결하는데 공히 둔다(锚定市场化改革方向,政策着力点坚持发展新质生产力与解决存量风险并重。)"
필자가 보기에 이 문장에는 "시진핑의 변명"이 들어 있다. 이날 발표된 정책은 그간 중국 정부가 견지해 온 입장과 상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그간의 정책을 지지하거나 준수해 온 기관과 사람들에 대해 양해를 구하는 말이 없을 수 없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이 한 문장을 설명하려면 그전에 설명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겠다. 아무튼 지금까지의 정책이 인내를 요구해 온 정책인 것에는 틀림없으며 새로 발표된 정책이 지금까지의 정책 기조와는 완전히 다른 것임도 틀림없다는 하나의 신호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다음 날인 25일 만기 1년, 최대 입찰 금리 2.3%, 최소 입찰 금리 1.9%, 낙찰 금리 2%의 조건으로 3,000억 위안 규모의 MLF 운영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MLF(중기유동성지원창구)는 인민은행이 중국의 은행권에 중기 유동성을 공급하는 창구다.(https://news.einfomax.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54665) 인민은행이 금리 정책을 발표하자마자 시장에 유동성을 적극적으로 불어넣은 것이다. (http://finance.people.com.cn/n1/2024/0925/c1004-40328096.html) 이 상황은 인민은행의 정책이 매우 적극적인 것임을 의미했다.
시장은 환호했다. CSI 300 지수는 14.9% 상승하여 중국이 글로벌 금융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유사한 부양책을 발표했던 2008년 11월 이후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금요일 3.7% 상승해 주초 이후 누적 12% 상승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항셍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7년 8월 이후 가장 큰 한 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https://www.ftchinese.com/premium/001104335?topnav=china&exclusive)
외국인 투자자들도 중국의 위안화 지지 시도에 대응하기 위해 1,300억 달러 규모의 차익거래에 열성적으로 참여했다. 외환 스왑을 통해 중국 거래 상대방에게 달러를 빌려주고 그에 상응하는 위안화를 받는다. 스왑이 청산될 때 보통 현재 환율과 1년 선물환 환율의 차이로 인해 플러스 차익거래를 얻게 된다. 그런 다음 보유 위안화를 사용하여 은행 간 협상 가능 예금 증서(일종의 단기 정부 어음)를 구매한다. 달러를 빌려 1년 만기 채권에 투자하면 총수익률은 6%에 달해 미국 국채의 4% 미만 수익률을 쉽게 능가할 수 있다.(https://www.ftchinese.com/premium/001104298?topnav=china&exclusive)
증권선물위원회도 24일 저녁 '상장기업 인수합병 및 구조조정 시장 개혁 방안 심화'《关于深化上市公司并购重组市场改革的意见》를 발표하고 업종 간 인수합병에 대한 명확한 지원, 비수익 자산의 인수합병 허용, 사모펀드의 상장기업 인수합병 및 구조조정 참여 장려 등을 발표했다. 이번 '인수합병 관련 6개 조항'은 합리적인 크로스보더 인수합병에 대한 규제가 줄어든 것이다. 이 또한 금융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은 당연한 일이다.
https://www.yicai.com/news/102286892.html
그런데 9월 25일에는 결이 조금 다른 뉴스가 나왔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의 고품질 완전 고용 촉진을 위한 고용 우선 전략 시행에 관한 의견(关于实施就业优先战略促进高质量充分就业的意见)”을 발표했다. 노동자의 자영업, 시장 조정 고용, 정부 촉진 고용 및 창업 장려 정책을 전면적으로 실시하고, 고용 우선 전략의 실시로 고용 우선 정책을 강화하고, 구조적 고용 문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그러나 이 뉴스는 이런 금융 시장의 흥분 속에 묻혀 아무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어쩌면 이렇게 그간 진행해 왔던 과거 정책의 연장선 상에 있는 내용은 이제 아무도 듣고 싶지 않은 것일지도 몰랐다. 대학 졸업생 및 기타 청년층이 취업할 수 있는 통로를 확대하고 제대군인을 위한 고용 서비스를 개선하고 농민공들을 위한 고용 및 소득 창출 공간을 확대한다고 했는데 시진핑 주석은 어쩌면 참담한 마음으로 이 발표를 했을지도 모르겠다.
http://www.news.cn/politics/20240925/c3466c07174d4c41833c3f910f7c8b0a/c.html
바로 다음 날인 9월 26일에는 중앙 금융관리국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공동으로 '중장기 자금의 시장 진입 촉진에 관한 지도 의견'《关于推动中长期资金入市的指导意见》을 발표했다. 업계에서 자본의 시장 진입을 촉진하는 최초의 '중앙(中字头)' 문서이다. 의견서에는 첫째, 장기 투자를 장려하는 자본시장 생태 구축 및 육성, 둘째, 주식 공모펀드의 활발한 발전, 사모 증권투자펀드의 안정적 발전 지원, 셋째, 다양한 유형의 중장기 자금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 정책 및 제도 개선 노력 등이 담겨있었다.
https://www.yicai.com/news/102288439.html
그리고 시진핑 지도부의 결정타, 피니시블로우가 나왔다. 시진핑 주석이 정치국 회의에서 민간 부문을 돕고 전국 공무원을 동원해 경제 부흥을 우선시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이 사건이 왜 놀라운 것이냐 하면 우선 정치국 회의에서 경제 이슈를 논의하는 것은 4월, 7월, 12월이다. 그런데 9월 정치국 회의에서 경제는 논한 것이다. 중국 지도부가 현재의 중국 경제 상태를 '비상 상태'로 보고 있다는 반증이다. 여기에 하나 더 매우 중국적인, 그러나 실제에 있어 결정적인 발언을 시진핑 주석이 하였다. 바로 시진핑 주석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을 돕겠다는 다짐과 공무원들에게 실수로 인한 결과에 대한 걱정 없이 경제 부양에 과감하게 나설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 것이다. 지금까지 민간 기업을 배척한다거나 공무원들의 부정부패를 때려잡는다는 시진핑 주석의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것이다. 중화권에서는 이를 시진핑 주석이 관료들에게 "면죄부"를 부여했다고 보도했다.
시주석의 이날 낭독문에는 △경험 부족으로 실수를 저지른 선의의 공무원에 대한 면책 △명확한 제한이 없는 새로운 영역의 실험에서 실수를 저지른 공무원에 대한 면책 △개발 추진 과정에서 부주의로 실수한 공무원에 대한 면책 등 '3가지 면책'도 언급되어 있다. 회의는 또한 중국 부동산 부문의 추가 침체를 방지하고 필요한 재정 지출을 보장하기 위해 중국 부동산 부문을 안정화할 것을 촉구했니다. 이에 대해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중국 경제 책임자 줄리안 에반스-프리처드는 이번 회의가 중국 경제에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음을 인정하는 동시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추가 정책에 대한 요청에 응답하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맥쿼리 그룹의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인 래리 후는 이례적인 9월 정치국 회의가 정책이 “비상 모드”에 있음을 시사하며 “이번 주 정책 움직임은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제 시장은 더 이상 의심하지 않았다. 중국 투자은행 씨틱증권은 중국 정부가 경제를 되살리겠다는 의지를 과감하게 드러낸 것에 대해 주식 거래를 포함한 투자를 촉구했다. 간단명료한 말이었다. “해라!(Do it!)”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것이다. 모두 이제는 더 이상 의심하지 않았고 중국 경제가 성장의 고공비행을 할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였다. 필자와 협력하고 있는 중국의 금융 전문가는 지금 중국에 쏟아지고 있는 기회가 너무 많다며 한국 쪽 딜에 대한 조건을 높였다. 사실상 거절한 것이다. 서방 금융 기관이 얼마 전 쏟아 놓은 딜들이 엄청나게 많았는데 이제 중국 정부가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 시니어 금융 전문가들 다수가 얼마 전까지 대량으로 사직했다. 그러니 남아있는 금융 전문가들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온 것이다.
주식 시장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도 환호했다. 광저우와 같은 1선 도시가 주말 동안 모든 주택 구매 제한을 해제하고 상하이와 선전이 주요 구매 억제 계획을 발표했고 베이징도 구매 제한 완화를 발표했다. 당연히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주가가 월요일에 급등했다. 홍콩의 항셍 본토 부동산 지수는 10% 이상 상승했고, 본토의 CSI 300 부동산 지수는 약 9% 올랐다.(https://www.reuters.com/markets/asia/china-property-shares-jump-easier-buying-restrictions-2024-09-30/) 영국 로이터는 일부 중국 및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은 정부가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부채 위기에 처한 부동산 부문을 되살리려는 노력을 가속화함에 따라 전망 개선에 베팅하면서 중국 부동산 채권 가격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7년 11월 만기인 반케 달러 채권은 화요일 발표 전 49센트에서 목요일에는 달러 대비 70센트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Duration Finance 데이터는 밝혔다. 헤지펀드인 Enhanced Investment Products 최고투자책임자 Jason Jiang은 반케 2027 달러 채권 보유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시장이 어디로 갈지에 대한 방아쇠는 10 월 7 일 끝나는 중국의 일주일간의 황금연휴 이후에 발표될 주택 판매 데이터일 수 있다고 말했다.(https://www.reuters.com/markets/asia/china-stimulus-draws-investors-back-offshore-bonds-troubled-property-sector-2024-10-03/ )
우려의 목소리들
흥분이 가라앉자 우려의 목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사실 9월 24일의 조치가 발표된 당일에도 블룸버그는 시진핑의 경제 아드레날린 주사는 중국에 시간을 벌어줄 뿐이라고 보도했었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인 던컨 리글리는 “중국이 디플레이션으로 향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충분하지 않다”라고 말했고 타임폴리오 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나이젤 페는 “중국의 많은 문제는 수요 또는 신뢰에 기반한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중국의 문제는 복잡하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바늘을 움직일 수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만병통치약도 없다.”라고 말했던 것이다.( https://www.bloomberg.com/news/features/2024-09-24/china-s-sweeping-stimulus-package-buys-economy-time-but-won-t-end-slump?srnd=homepage-asia)
부동산에 대해서도 그날 해미시 맥도널드는 경기 부양책의 영향에 대한 질문에 중국 부동산 시장에 “실제로 투자하기에는 아직 먼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흥미로운 지적을 했다. 정책의 내용보다도 인민은행 총재가 생방송 브리핑을 통해 대규모 통화 정책 움직임을 발표하고, 미래 지침을 제시하고,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는 사실은 중국의 운영 방식에 큰 변화가 있음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홍콩 유니온 방카르 프리베의 북아시아 주식 자문 책임자 린다 램이 지적하였듯이 정책보다도 “시장을 놀라게 한 것은 주식 시장을 지탱하는 확고한 유동성 수단으로써 인민은행의 명확한 방향과 자금 지원이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중국은 문제를 해결할 시간을 벌고 있다”라고 보았다.
사실 필자의 견해도 비슷하다. 이번 중국 정부의 발표는 그 발표된 정책 내용이 큰 영향을 주었다기보다는 발표를 둘러싼 여러 정황, 즉 메타 정보가 더 큰 영향을 주었다고 본다. 예정에 없던 정치국 회의의 발표, 인민은행장 및 최고 감독기관장들이 실시간으로 발표하며 언론의 질문에 대답하는 모습, 하루를 멀다 하고 발표되는 정책, 그리고 무엇보다도 추상같았던 부패 척결의 시진핑이 공무원들에게 면죄부를 하사하며 기업과 부동산, 그리고 경제를 살리라는 지시를 한 것 등이다. 이들은 모두 한 방향을 가리킨다. 시진핑 지도부가 현 경제 상황을 비상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중국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기업, 금융기관, 외국인, 공무원들에게 하나의 큰 신호를 보낸 것이다. 그리고 시장은 이에 반응하였다.
솔직히 필자는 이번 중국 정부의 발표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필자는 중국 정부가 지금까지의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런데 보기 좋게 거짓말을 한 셈이 된 것이다. 그렇다. 필자는 지금도 우려를 금치 못한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이번 중국 정부의 조치로 중국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냉정을 찾고자 하는, 또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점점 나오고 있다.
자, 이제 의문점이다. 그럼 이렇게 하면 해결될 문제를 왜 시진핑 정부는 이제까지 하지 않았나? 지금까지 시진핑 정부는 괜한 고집을 부려온 것인가? 필자의 대답은 "그게 아니다"이다. 필자가 보기에 시진핑 지도부는 기존 정책을 고수하고 싶었으나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즉, 중국 경제에 시진핑 지도부가 감당하기 어려운 비상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하나하나 짚어보자.
주식 시장이 냉정을 찾고 있다
전술한 대로 중국 본토의 벤치마크 주가지수는 9월 27일부터 5일간 12.8% 상승하며 2008년 12월 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번 정치국 회의를 통해 시장은 성장률 기준선을 지키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의지를 보다 명확히 이해하게 되었고, 중장기 경기 둔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CAIXIN은 이번 부양책이 실물 경제에 즉각적인 혜택을 주지는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언급할 필요가 있다고 보도했다. 2024년이 3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북부는 겨울철로 인해 투자 활동이 부분적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9월 21일 중국 인민대학교가 주최한 경제 포럼에서 류시진 전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부주임은 2년간 10조 위안 규모의 재정 부양책을 시행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해석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정도의 규모는 되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말로 해석된다.
이들의 견해가 맞다면 지금 중국 주식 시장의 반응은 실물 시장과는 거리가 제법 있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CAIXIN도 국내 주식 시장은 실물 경제와 다소 독립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에둘러 말했다. 그러면서 규제 당국은 유동성 증가가 거품을 형성하지 않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중국의 연이은 금리 인하와 모기지 대출 인하 조치에도 시장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일부 경제학자들은 "긍정적인 대책"이라고 평가했지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는 아직 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홍콩 Asia Times도 투자자들이 현실을 확인하면서 중국 증시가 진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증시는 경기 부양책을 발표한 후 한 주 만에 20%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중국 인민은행이 발표한 금융 부양책이 중국의 부동산 위기를 종식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경제학자들이 갖지 못하면서 홍콩 상장 중국 증시는 한 주간의 랠리에 이어 조정을 받았다. 닛케이가 접촉한 중국 이코노미스트 25명의 평균 전망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은 2024년 한 해 동안 4.5~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25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17명은 전망치를 낮췄고 9명은 전망치를 유지했다. 즉 다수의 이코노미스트들이 비관적인 것이다.
푸르덴셜 투자 관리로 알려진 PGIM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연구 보고서에서 세컨드 하우스 구매 제한 완화 발표는 주거용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지만 효과를 가져올 정도로 부동산을 되살리지는 못할 것으로 평가했다. 오히려 부동산 가격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과잉 재고를 시장에서 정리하는 데 목적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나티시스 CIB 리서치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는 연구 보고서에서 “현재 시장의 낙관론이 급증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효과는 추가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고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정한 시험대는 경제 펀더멘털이 이를 따라갈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했다.
산업 생산이 바닥으로 가고 있다
그러면 경제 펀더멘털을 보자. 미국의 블룸버그는 9월 중국의 공장 활동이 5개월 연속 위축된 것으로 나타나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시급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고 보도했다.(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4-09-30/china-s-factory-activity-extends-contraction-to-fifth-month?srnd=homepage-asia) 중국 국가통계국이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가 49.8로 기준선 50선을 밑돌았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건설 및 서비스업의 비제조업 활동 척도는 지난달 50.3에서 50으로 하락하였다고도 했다. 블룸버그 말대로라면 중국의 산업 생산은 내리막 길을 가고 있는 중이다.
그렇지만 동일한 통계 대하여 중국 인민망은 국가통계국 산업조사센터와 중국물류구매연합회는 9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 대비 0.7% 포인트 상승한 49.8%를 기록하며 제조업 부문이 회복세를 보였다고 30일 발표했다고 전했다. 생산 지수는 51.2 %로 전월 대비 1.4 % 포인트 상승하여 임계점 이상으로 상승하여 제조업 생산 활동이 가속화되었다는 것이다. 신규 주문 지수는 49.9 %로 전월 대비 1.0 % 포인트 상승했다며 대기업, 중견 기업 중소기업 등 모든 규모의 기업의 PMI가 상승했다고 희망찬 모습을 전했다. 주요 원자재 구매 가격 지수와 공장 물가지수도 전월 대비 1.9% 포인트와 2% 포인트 상승한 45.1%와 44%를 기록하며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 걸리는 정도다.
(http://finance.people.com.cn/n1/2024/0930/c1004-40331839.html)
현재 중국은 디플레이션이 심히 의심되는 상태이기 때문에 물가 지수가 상승하기를 기대하는 것인데 기준점 50% 이하이므로 사실은 생산자 물가와 소비자 물가가 모두 하락한 것이다. 하지만 전월 대비 상승했다는 서술을 하고 있다. 팔리지 않는 시장에게 죽을힘을 다해 기업들이 살아남으려 애를 쓰고 있는 것이다. 테무가 급성장하고 있는 것이 꼭 좋은 일이 아니다. 아마도 테무의 급성장의 뒤에는 살기 위해 피눈물을 흘리는 수많은 중소기업, 영세 기업, 소상공인들이 있을 것이다.
이들이 인용한 국가통계국의 데이터는 동일한 것이다. 실제로 기사 내 수치도 동일하다. 하지만 동일한 수치를 가지고 블룸버그는 비관적으로, 인민망은 난관적으로 기사를 쓴 것이다. 물론 우리는 쉽게 인민망이 중국 정부의 지침이나 방향에 따라 사실과 다른 톤으로 기사를 썼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진실을 알고 싶다면 역시 우리는 하나하나 사실을 검토하고 다양한 의견을 듣고 최종적으로는 우리 자신이 가장 사실이라고 생각되는 해석과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런 경우 필자는 직간접으로 보고 듣는 중국 현장을 살핀다. 그리고 필자가 보고 듣는 중국 산업 현장의 상황은 매우 나쁘다.
가장 직접적인 지표는 실업률이다. 학생을 제외한 16세에서 24세 사이의 중국인 도시 실업률이 지표 계산 방식이 변경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비율은 18.8%로 7월의 17.1%를 넘어 두 달 연속 최고 기록을 세웠다. 전체 도시 실업률은 7월보다 0.1% 포인트 상승한 5.3%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농민공을 제외한 도시 실업률이라는 지표를 발표해 오다가 이 실업률이 너무 높아지자 학생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변경하였다. 그러고 나서도 18.8%라는 초유의 숫자가 나온 것이다. 그러니 실제 실업률은 40%에 달할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는 것도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말이 40%이지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실업이라는 것이다. 엄청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부동산 사태가 드디어 금융 인프라의 붕괴를 가져올 조짐이 발생했다.
이번 중국 정부의 경기 진작책으로 부동산이 급등했다지만 얼마나 떨어진 상태에서 얼마나 올랐을까? 중국 부동산 연구기관 CII의 보고서에 따르면 100개 도시의 중고 부동산 평균 가격은 9월에도 계속 하락해 전월 대비 0.7% 하락했으며, 전년 대비 7.13% 하락하는 등 29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격이 하락한 도시 수를 보면 9월 기축 주택 가격이 하락한 도시 수는 100개로, 100개 도시에서 6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100개 도시 중 100개 도시의 부동산이 하락한 것이다!
https://udn.com/news/story/7333/8264776?from=udn-catebreaknews_ch2
임대료도 당연히 하락했다. 중국 50 개 도시의 평균 주택 임대료는 월 평방미터당 36.1 위안으로 월별 0.39 %, 연간 2.52 % 하락했으며, 임대 시장은 9 월에도 계속 하락했다. 주요 도시의 평균 주택 임대료 하락률은 더욱 확대되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임대료가 하락하는데 주택 가격이 오르기는 어렵다. 그리고 전술한 실업을 고려해 보라.
중국지수연구원 기업사업부 리우수이(劉水) 연구부장은 거주자의 소득, 고용 등 중장기적인 요인이 변화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국 주택 시장은 단기적으로 바닥을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이번 중국 정부의 조치가 실제 시장에서 효과를 발휘하려면 한참 더 걸린다는 말이다.
중국 정부는 수년 전부터 부동산의 과다한 개발이 결국에는 금융 시스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이른바 "금융의 시스템성 위기"를 경고해 왔다. 이 정책 발언을 정면으로 비웃고 비난한 마윈은 정말이지 너무나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생각은 부동산 기업들에 대한 3개 레드 라인으로 정책이 구현되었다. 이것에 대해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비판을 해 왔다. 심지어 목전의 부동산 가격 하락 상황에 대한 원인이 이 세 레드 라인에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황치판(黃奇帆)에 의하면 당시 중국 대부분의 부동산 개발 기업들의 부채율은 80~90% 정도였다. 이 비율을 70%로 낮추라고 한 것이 그렇게도 잘 못된 정책인가 묻고 싶다. 미국의 경우 부동산 개발 기업들의 부채 비율은 60% 수준이다. 그럼 우리나라는? 무려 300%에 가깝다. 그리고 우리는 줄곧 이러한 부채 비율이 가져다주는 리스크 속에 살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 중국 정부의 이 "금융의 시스템성 위기"와 "세 개의 레드 라인"은 그야말로 선견지명이 있는 정책이었다. 예상할 수 없었던 팬데믹 상황이 아니었다면 중국의 경제 상황은 지금과는 많이 달았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금융의 시스템성 위기의 신호가 등장하고 있다. 2023년에 10개의 농촌 은행이 문을 닫았다. 2024년에는 6 월 말 현재 총 40 개에 가까운 농촌 은행들이 합병되었다. 농촌 은행 구조 개편 속도가 빨라지고 농촌 은행 수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금융감독관리국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농촌 은행 수는 1,636개로 중국 전체 은행 기관 수의 약 40.87%를 차지했다.
https://www.yicai.com/news/102186159.html
중국 정부는 농촌에 산재한 이들 농촌 은행들을 모두 통폐합하여 하나의 거대한 농촌은행으로 구조조정한다고 결정했다. 무엇이라고 명분을 이야기하든 진실은 하나다. 농촌 또는 지방(현 또는 중소도시)의 농촌은행, 상업은행들의 부도가 시작된 것이다. 이미 여러 은행이 실질적인 도산 상태에 있고 이들 은행을 구원할만한 대형 은행도 없다. 그동안 팬데믹을 거치고 부동산 사태에 마주쳐 대형 은행이 남을 도울 여력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수 천 개에 달하는 이들 소은행들의 주머니를 모아 하나로 만든다. 그렇게 해서 은행들의 도산을 막으려는 것이다. 물론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일이 아니다. 제일재경은 2024년 7월 30일 두 달 사이 60개가 넘는 중소 은행들이 해산 또는 합병되어 1조 클럽의 은행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전했다. 합병은 소리소문 없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https://www.yicai.com/news/102212068.html
7월 24일에는 화이베이농업상업은행(淮北农商银行)이 안후이수이시농촌상업은행 유한회사(安徽濉溪农村商业银行股份有限公司)의 부채와 부채를 흡수합병했고, 6월 말에는 랴오닝농업상업은행(辽宁农商银行)이 랴오닝신민농업상업은행(辽宁新民农商银行) 등 36개 농촌 중소 금융기관을 흡수합병했다. 6월 초에는 민셩은행(民生银行)이 메허커우민성촌진은행(梅河口民生村镇银行)을 인수하고 지점을 설립하는 것을 승인받았다. 6 월 28일 국가금융감독관리국은 통지를 발표하고 저장다이산초저우마을은행(浙江岱山稠州村镇银行), 저장저우산푸투오초저우마을은행(浙江舟山普陀稠州村镇银行)을 해산했다. 즉 폐업한 것이다. 국가 은행 중 두 곳이 유동성 위기에 몰리고 있다는 말마저 나왔다.
은행뿐 아니라 은행 라이선스 없이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지 금융 기관들도 정리 중이다. 이들은 더욱 리스크가 크다. 이들이 무너지면 역시 지방 및 농촌의 경제가 무너진다. 그래서 규제 당국이 개입했다. 소액 대출 회사, 금융 보증 회사, 지역 주식 시장, 전당포, 금융 리스 회사, 상업 팩터링 회사, 지역 자산 관리 회사, 투자 회사, 농촌 신용 협동조합, 소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및 다양한 지역 기관들이 그대상이다. 11가지 유형의 기관이 지방 당국의 규제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 3만 개 이상으로 추정되는 이러한 회사의 수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규제 당국은 또한 지방 정부에 해당 조직의 지역 간 영업을 제한하고 레버리지와 자금 조달원을 규제하며 소비자 보호를 효과적으로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런 금융 산업의 상황은 중국의 금융이 위기 상태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본다. 그리고 그 시작은 팬데믹이 오기 전 중국 정부가 "금융의 시스템성 위기"를 경고한 시점이다. 이미 수년간 누적되어 온 문제가 이제 막을 길 없이 터지고 있는 것이다.
농촌 은행 도산 뒤에 있는 농촌/농민공 문제
앞서 9월 25일의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의 고품질 완전 고용 촉진을 위한 고용 우선 전략 시행에 관한 의견"이 대중과 미디어의 주의를 못 받은 것은 아마도 그간 농촌에서 무슨 일이 진행되고 있었는지 잘 아려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는 지난 수년간 중국 농촌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토지유전(土地流轉)을 주의해 왔다. 토지유전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지난 필자의 글들을 참조하시라.
금년 들어 농촌 및 농촌 토지에 대한 뉴스가 증가한 것은 자연히 필자의 주의를 끌게 되었다. 블룸버그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해 첫 7개월 동안의 중국 국내총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다. 블룸버그의 계산에 따르면 7월 토지 판매 수익은 전년 대비 40% 이상 줄어든 2,500억 위안으로, 2016년 비교 데이터가 제공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토지 관련 지출이 8.9% 감소했는데, 여기에는 잠재적 매각에 대비한 기본 토지 개발 및 기존 농촌 인프라에 대한 보상금 지급이 포함된다는 것이었다.(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4-08-26/china-s-budget-spending-shrinks-as-land-sales-suffer-record-fall?srnd=homepage-asia ) 즉 토지 사용권 판매 수입이 대폭 줄었고 그 대상 토지에는 기존 농촌 인프라가 상당히 포함되어 있었다는 의미이다. 농촌의 토지는 중국 정부의 소유가 아니다. 해당 촌민들의 집체 소유이다. 그렇기에 사용권 판매가 어려워서 토지유전 같은 정책이 나왔고 시진핑 주석이 정력적으로 밀어왔던 것이다. 그 농촌 토지 사용권 판매가 대폭 감소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시진핑 주석의 토지유전 정책의 실패를 시사한다.
이 농촌 토지에 대한 정책은 기본적으로 2013년 12월 시진핑 총서기가 중앙농촌공작회의에서 "농민의 토지 계약권을 계약권과 경영권으로 나누고, 계약권과 경영권의 분리를 병행하여 실현해야 한다"라고 주장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시진핑의 정책 의지는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호구제를 지속 개혁하여 농민들이 합법적으로 도시로 이전해서 살 수 있도록 했고 도시에 가더라도 현재 농촌에서 가지고 있는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도 마련하였다. 소위 농촌 집단 경영권으로 주식과 채권을 섞어놓은 것 같은 제도이다. 이런 제도 효과로 약 1억 명의 농민들이 도시로 이전했다고 한다. 그리고 남겨진 농촌 토지는 주로 외주를 주었다. 바로 토지유전의 방식이다.(http://www.news.cn/20240715/d9daa645d24e4ec5859fd388979f6223/c.html) 2024 년 6 월 28 일, 제14 차 전국 인민 대표 대회 제10 차 상임위원회 회의는 농촌 집단 재산권 제도 개혁의 성과를 보호하고 새로운 농촌 집단 경제의 고품질 발전을 촉진하고 농민 대중의 이익을 보호 및 발전시키고 농촌의 전면적인 활성화를 촉진하는 데 큰 의미가 있는 농촌 집단 경제 조직에 관한 법률을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이 농촌 토지 소유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면 현행법상 농촌 주택은 같은 마을 내에서만 거래할 수 있고 대출 담보로 사용할 수 없다. 중국 공산당은 "농민들이 합법적으로 소유한 주택을 임대하고, 주주가 되고,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여 활성화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전술한 시진핑 주석의 정책이다. 저장대학교의 중국 농촌 개발 아카데미 연구원 정린이는 이 공약이 모호하고 추후 법률에 명시되어야 하겠지만, 서류상으로는 마을 공동체가 소유하고 농민의 현재 거주지로만 사용되는 농촌 재산의 사용에 대한 제한을 허무는 중요한 정책 결정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인 집행 수단으로 제시된 것이 2008년에 충칭시에서 도입되어 널리 호평을 받은 토지 쿠폰 제도라는 시범 제도가 포함되었다. 토지 쿠폰은 소유자가 개발 목적으로 토지를 임대할 수 있도록 정부가 부여하는 자격을 말하며, 쿠폰은 개발자와 투자자 사이에서 거래되거나 판매될 수 있어 농촌 자원의 가치를 높이고 농민의 소득을 향상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베이징 인민대학교 농업경제 및 농촌개발대학의 정펑톈 교수는 "과거에는 농촌 지역의 농가 문제를 다룰 때 이와 관련해 '신중하게 개혁을 추진한다'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이번에는 문서에서 이 표현이 사라졌다"라고 말했다. 정펑톈은 "도시에서 안전하다고 느낄 때만 농민들이 농촌에 있는 재산을 기꺼이 포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금 농촌의 토지가 판매되지 않는다는 것은 토지 쿠폰이 거래되지 않는다는 것과 동의어이다. 그리고 토지 쿠폰이 거래되지 않는다는 것은 농민들이 도시로 이전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업이 심각한 상태에서 농민들은 농촌을 떠나기 어렵다. 그러면 농촌에서 최소한의 경제생활을 할 수 있는가? 허쉐펑(賀雪峰)은 "누가 농민인가?(誰是農民)"에서 중국에 필요한 농촌 인구는 2천만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금 중국의 농민 인구는 6억 정도이다. 농민 인구는 점점 더 중국 경제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로서는 시진핑의 농촌 정책은 실패하고 있다. 필자가 항상 이야기해 왔듯이 중국 역사상 농민들을 건드린 지도자는 항상 두 결과 중 하나를 얻었다. 역사에 빛나는 위인이 되거나 처참한 망국의 길을 가거나이다.
결국 시진핑 지도부는 위기감을 느꼈고 이대로는 안된다고 생각하여 눈앞에 도래하는 파멸을 막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시장을 정상화시켜야만 국경절 연휴가 제대로 지낼 수 있을 것으로 고려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 않으면 국경절 사람들이 서로 만나며 정부와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는 상황으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있었다.
문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당초 왜 중국 정부가 이렇게 사람들이 기뻐할 정책을 펴지 않았는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이 기뻐할 것이고 별 문제가 없다면 진작에 이렇게 대대적인 경기 진작책을 폈을 것이다. 지금 내놓은 정책들을 하지 못한 데에는 모두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통화 공급이나 대규모 소비 진작책을 요구했었다. 하지만 필자는 중국 정부는 대규모 통화 팽창이 경제 시스템 내의 유통량의 확대로 나타나지 않고 금융 자산이나 부동산 자산 등 중국 정부 표현대로 '실체 경제'가 아닌 곳으로 가버리는 것을 발견했다고 보았다. 사실 중국 정부가 그동안 통화 확대를 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통화 확대를 해 보았으나 원하는 결과와 다른 결과가 관측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여러 매체에서 중국 정부는 지금 외국이나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대규모 통화 팽창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이번 중국 정부의 정책 발표는 그런 필자의 예상을 정면으로 뒤집어엎는 것이라고 하겠다. 필자의 예측 실패이다. 그러나 일단 눈앞의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서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한 것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번 중국 정부의 급진적인 정책 발표를 본질적으로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여러분들도 충분히 숙고하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