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은 스크린이 내려간 뒤에야 그 영화를 볼 수 있었다
놀랍게도, 82년생 김지영씨와 나는 9살 차이가 난다.
나는 비교적 남녀차별 없이 컸고, 이에 따른 압박이 덜한 환경에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9년이 차이나는 ‘91년생 김 00’이 되었다.
웃으며 이야기한다. 아이를 갖기 전과 후로 내 인생이 나뉜다고.
그 전의 나의 인생은 온전히 나의 것이었다면, 그 이후의 인생은 누구의 것도 아닌 공유재가 되어버렸다.
결혼 이후엔 아이를 낳기 전부터 아이를 낳은 직장맘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사회의 인식이 어떤지, 이 회사의 인식이 어떠한지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다.
아이를 낳은 이후, 대부분의 여성은 아이를 제대로 볼 수 없는 환경과, 아이를 양육하지 않는 여성은 ‘엄마의 직장생활로 아이가 불쌍하게 되었다’라는 인식에 얽매여 결국엔 그렇게 쌓아놓았던 자신의 꿈을 내려놓게 된다.
나 역시 미래의 내가 될 그 들을 그렇게 생각하며 바라봤었다. 동시에 나의 이야기가 아닌 양 연민했었다..
왜, 나는 몰랐을까. 왜 우리는 외면했을까.
방송인 박지윤 씨는 인스타그램에 육아하지 않고 어디를 다니느냐는 댓글에 ‘당신 딸에게 꿈을 갖지 말라고 이야기하라’라는 대댓글을 달았다고 한다.
어릴 적 나는 그 큰 꿈이 있었는데, 그 큰 꿈은 다 어디로 가버린 걸까.
내일은 또 내일의 해가 뜬다. 나는 아이가 깨는 6시 반에 같이 일어나 분유를 탈 것이다.
그리고, 청소를 하고 아이와 놀아준 뒤 낮잠을 재우고 식사를 하고, 또 이유식을 먹이고 정리를 하고, 놀아준 뒤, 산책을 시키고, 이유식을 먹이고 정리를 한 뒤, 저녁을 준비하고 낮잠을 또 재우고 잠시 한숨을 돌린 뒤 저녁을 차리고 이유식을 먹이며 남편을 기다릴 것이다.
아이가 잠들면 그 짧은 2시간 동안 그 작은 2시간 만을 오롯이 내 시간으로 여기며 또 그 시간을 감사하며 하루를 마무리하겠지.
아이를 갖는다는 것, 한 아이가 매일같이 성장하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정말 위대한 일임엔 틀림없다.
하지만, 아이가 성장하는 그 이면에는 누군가가 책임감을 위해 자신의 삶을 ‘PAUSE’시킨 채 옅어지는 꿈을 뒤로한다는 것을,
세상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지만은 않아야 할 것이다.
나는, 기필코 어떻게든 내 삶을 살아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