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eahJ Sep 27. 2024

꿈을 이루기 전의 나도 소중해.

오늘도 행복할 자격이 있어

오늘 박람회에 가서 1년 이상 입사를 꿈꿔온 기업의 부서 직원들을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 해봤다.


흠 뭐랄까. 다들 멋있고 똑똑해 보였지만, 생각했던 만큼 비인간적으로 완벽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나도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아마 상상만 하던 걸 실제로 보게 돼서일까? 무엇이든지 상상하던 걸 실체화하는 게 참 중요한 것 같다.


이 회사에 입사하겠다고 본격적으로 마음을 먹은지 10개월지 지났다. 지난 10개월 동안 나의 성장을 되돌아보았다.


1. 전략 컨설팅 펌에 입사해 4개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링 및 IR 제작 프로젝트를 끝냈다.

2. 9월 신입 채용에 지원했다.

3. 한 달간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

4. 상상만 하고 실망하는 망상에서 벗어났다.

5. 나의 부족함을 깨닫고 겸손해졌다.

6. 운동을 습관화했다.


때로는 너무 더디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나는 그동안 무엇을 했을까? 10개월 동안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더 부지런하게 더 빠르게 이 일을 해낼 수 도록 핵심을 파악해 더 많은 것을 이루었어야 하는 게 아니었을까 자책감이 수시로 든다.


조급함과 불안감이 때때로 나를 짓누르려 할 때가 있다. '넌 너무 늦었어, 안 될 거야'라는 생각들이 나를 찾아올 때가 많다. 취업 준비 초반에는 이런 생각들에 오랫동안 짓눌려 있었지만, 요즘은 마음 근육이 단단해졌나 보다.


느려도 괜찮다. 잘 못해도 괜찮다라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내일은 조금 더 나아질 거니까. 그 길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니 괜찮다.


나는 열정적인 사람이다. 열정은 나를 움직이게 하고, 생각하게 하고, 불가능한 걸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힘이다. 그러나 아직은 잘 다루지 못하는 나의 열정은, 나를 조급하게 만들고, 자책하게 만들고, 완벽을 추구하게 만들고, 부족한 내 모습을 외면하게 만들기도 한다.


나는 지금 내 안에 있는 열정을 조절하고, 방향키를 잘 잡아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그래서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한 지금 이 시간도 의미가 있다. 그리고 현재의 나는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 매일매일 천천히라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걸 느낀다. 목적지를 향해 시행착오를 겪으며 하루하루 앞으로 전진하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속에서 성장하고 있다.


아직은 잘하지 못해도, 변화하는 걸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의 나는, 어제보다, 한 달 전보다 많이 성장했다.


빠르지 못해도, 원하는 만큼이 아니어도 괜찮다. 오늘을 충분히 만끽해야 한다. 내가 원하는 걸 얻어야만 행복하고 만족해야 하는 건 아니다. 그날이 오면 당연히 기쁘겠지만, 그 전까지의 시간을 충분히 즐기지 못하면 내가 너무 불쌍해지지 않겠는가?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내가 즐겁길 바란다. 그런데 왜 나는 나 스스로를 행복하게 두지 못하는 걸까?


어제의 나도, 오늘의 나도, 내일의 나도 이 시간을 충분히 누릴 자격이 있다. 그리고 그 모든 시간들이 다 소중하다.


작가의 이전글 상처를 치유하는 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