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oner or later
Sooner or later은 직역으로는 ‘더 빠르거나 더 늦거나’, 그래서 그저 ‘언젠가는’이란 뜻이 되어서, 비슷한 뜻으로 쓰이는 one of these days , 직역으로 ‘어느 한 날’과 같은 뜻으로, 참으로 애매하고 무책임한(?) 불특정 한 날을 말하는 말인데도 적절하게 잘 쓰이는 말이다.
사실 나는 상당히 싫어하는, 언제 한 번 밥이나 먹자, 는 인사들을 그동안 모두 잘도 받아들이고 살고 있었다는 것도 사실 그렇게 아무리 머리를 써도 사람이 정확한 때를 모르는 일이 있다는 뜻일 게다.
해 뜨고 지고, 계절이 바뀌는 시간’ 마디’는 존재하지만, 인간이 편의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갈라놓은 시’ 간’을 따르지 않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잊고 산다.
아무리 상황이 안 좋아도 주식시장은 정해진 시간에 닫고 한숨 돌릴 수 있는 것 같지만, 그것을 움직이는 요인을 보면 그 또한 환상이라는 말이다.
우리가 자는 동안에도 쉬지도 자지 않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잊었던 것이다.
이렇게 좋지 않은 시기에는 주식시장을 한정시간이라도 닫으면 어떨까 하는 의견에, 그러면 다시 열었을 때를 예측할 수 없기도 하지만, 혹시라도 자생적으로 잘 돌아갈 수 있는 것을 막는 것이 될지도 모른다는 경제학자의 답을 들었다. 모르는 척이 아니라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 시간이 있다는 것.
그러니까 또 지나가자.
만리장성 쌓자는 것도 아니고 가만히 있는 게 가장 잘 지나가는 방법이라니 또 얼마나 쉬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