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 물 대비로 인한 강릉 가뭄 사태의 교훈
동해안의 1등 도시 강릉에서 8월 25일부터 9월 19일까지 매일 같이 진풍경이 벌어졌다. 물탱크차 약 500대가 줄을 서서 해가 떠서 질 때까지 오봉저수지에 물을 퍼부었다. 이렇게 전국의 지자체·민간·소방·군의 물탱크차가 동원돼 퍼 나른 양은 하루 약 5천 t 정도, 오봉저수지 유효저수량(1432만 9천 t)의 0.035%에 불과했다. 갈수 해결엔 '새 발의 피'였다.
강릉 가뭄 사태의 조짐은 공공수영장과 화장실이 폐쇄된 7월 중순부터 보이기 시작했다. 8월부터 시민들은 자발적인 절수에 나섰고 8월 30일 이재명 대통령이 강릉을 찾은 날, 정부는 가뭄을 이유로는 최초로 강릉 전역에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했다. 전국에서 지원이 답지했다. 제한 급수가 시작된 후 22일 해제될 때까지 23일 간 강릉 시민들은 물과의 사투를 벌여야 했다. 지금도 식수 쇼크는 끝나지 않았다. 274곳이 가뭄 피해 농가로 확정됐고, 제한 급수로 입은 소상공인 피해는 가늠조차 할 수 없다.
다만 강릉 시민들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외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가뭄 극복 노력이 총동원됐다. 지난달 25일부터 9월 19일까지 이어진 운반 급수에 전국 지자체와 군, 소방차량 9천108대가 동원돼 22만 4천958t을 실어 날랐다. 운반 급수 동원 인원만 2만 2천871명에 달했다. 지상만 아니라 하늘에서도 물 수송이 이뤄졌다. 산림청 산불 진화 헬기 등 헬기가 총 29대나 투입돼 오봉저수지에 물을 공급했다. 전국에서 900만 병에 육박하는 생수 지원도 답지했다. 강릉 시민들은 생수에 의지해 버티고 고통을 나눴다.
한국이 가장 큰 문제인 이유는?
최악의 강릉 가뭄은 천재일까 인재일까. 둘 다 반반의 원인이 됐다. 그러나 현대 문명으로 미리 대처하고 막을 수 있는 것을 못했으니 인재 요소가 더 크다.
천재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가뭄 피해이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는 단순한 가뭄이 아닌 기후 변동성이 문제이다. 한 곳은 집중호우로 홍수가 나고 한 곳은 물이 없어 가뭄 사태가 발생한다. 지구를 지탱하던 균형이 깨져 극단적 기후 재앙에 노출된다. UN은 '세계 물 개발 보고서'(2024)에서 "기록적인 폭우 양상과 가뭄의 빈도·기간·강도가 전 세계적으로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기후변화는 전 세계 물순환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고 가뭄·홍수의 빈도와 강도를 더욱 증폭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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