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은요.
나를 상상하게 해요.
마음을 먹게도 하며,
내 마음을 들여다보게도 하지요.
천천히 내딛게 하고,
내가 아닌 다른 것들도 주의 깊게 살피게 해요.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돌아보게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게 해요.
어둠 속에선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요.
어둠 속에선 해보게 되는 것이 많아요.
어둠은 나에게 선택하게 해 주어요.
어둠에서 나는 가만히 기다릴 수도 있고,
한 발짝 내딛을 수도 있지요.
어둠 속을 기다려본 사람은 알아요. 아주 조금만 더 기다리면 곧 밝아진다는 것을,
어둠 속에서 한 발짝 내디뎌 본 사람만 알아요. 어떻게 했으면 더 좋았을지를.
어둠은 나를 막아서는 것이 아니에요.
어둠은 나를 펼쳐내고, 드러내고, 알게 해요.
어둠은 무서운 게 아니었어요.
그런 게 아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