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덤불과 독초를 아버지께서 사랑의 불로 태우게 하라.’
세상의 불의와 잘못을 보면 참지 못하고 덤벼들며 그것이 정의 내지는 사회적 책무라 여기며 저항하고 싸웠다. 그러나 저항하고 맞서는 일은 저항하는 대상을 더 강하게 만드는 어리석음을 범하며 결국은 스스로 상처만 받게 되었다.
그러기에 내가 아니라 아버지께서 사랑의 불로 태우게 하는 것이, 독초의 독성을 사멸하고 약성만을 살려 명약이 되게 만들 수 있다. 그것이 아버지의 능력이며 사랑의 불과 힘만이 할 수 있는 권능이다. 그러니 어리석은 내가 건방지게 나설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 고하고 맡기며 나는 내 할 일을 해야 한다.
내가 할 일은 새로운 씨앗을 심는 일이다. 그 씨앗도 내 맘대로 내가 원하고 정한 것을 심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주시는 것을 심는 것이다. 그렇다, 내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다. 철저히 아버지의 충직한 자녀가 되는 것만이, 내가 할 일이며 그런 의미에서 나라는 개체성은 가라지와 함께 사랑의 불로 태워져 새롭게 거듭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