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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정 Apr 16. 2020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러브레터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를 뒤늦게 봤습니다. 한때 타란티노 감독 영화를 좋아했던 사람으로, 꼭꼭 빨리 봐야지 싶었는데, 최근, 이러저러한 시국이라 못 보다가 넷플릭스로 봤어요

3시간 가까이 되는 러닝타임인데, 재밌었어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브래드 피트가 만나, 1969년 할리우드의 그저 그런 한물간 인물로 등장하다니,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답니다.



타란티노 감독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브래드 피트에게 바치는 헌정 작품 같기도 했고요, 많은 기사에 등장했던 말처럼 1969년 할리우드에 바치는 러브레터 같기도 했습니다.

이 두 배우는 한시대를 풍미했던 사람들이잖아요. 그냥 단지 미국 할리우드 영화에서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를 뒤흔드는 꽃미남이었고, 디카프리오와 브래드 피트가 움직일 때마다 모든게 화제고, 이슈였어요. 저 두 사람이 한 작품에서 만났다는 건, 우리나라로 치면 연예계 최고의 뉴스죠. 이정재 정우성이 오랜만에 같이 영화에 출연한, 그런 거와 비슷하려나요? 그런데, 이정재, 정우성은 20대 때같이 영화에 출연한 적 있잖아요(태양은 없다라고...) 디카프리오와 브래드 피트는 한 번도 같이 연기한 적 없어요. 이 영화로 처음이랍니다!!


디카프리오가 너무 능청맞고 웃겨서, 디카프리오 맞나? 싶은 생각도 들고, 최근에 너무 강렬한 작품만 해왔던 그의 이런 여유로운 연기가 좋더라고요.


특히, 한 시절 영화 좀 봤다고 하는 저와 비슷한 씨네 키드들에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서 추억의 영화인들이 캐릭터로 등장하거나 언급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어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뮤즈였던 샤론 테이트를 마고 로비가 연기한답니다.



샤론 테이트는 유명 감독의 뮤즈였지만, 비극적으로 죽음을 맞이하는데, 그 얘기를 차용한 장면이 영화에 등장해요. 타란티노 감독은 샤론 테이트가 굉장한 매력과 재능이 있는 배우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는 인터뷰를 했더라고요. 그래선지 마고 로비도 이 영화에서 넘 매력적이고, 남편을 위해 테스 책을 사는 장면도 인상적이랍니다. (후에 로만 폴란스키는 영화 테스를 만들죠)



그리고, 이 영화로 브래드 피트는, 기생충이 작품상 받았던 아카데미에서 남우 조연상을 받았잖아요. 브래드 피트가 자신을 내려놓고 연기했다는 느낌을 굉장히 많이 받았어요.

더 나이 들어가며, 또 색다른 연기를 펼쳐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전 세계 영화계가 너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이죠. 칸 영화제도 7월에 열리지 못할 거 같다는데요, 영화의 매력은, 우리의 인생을 담고 있고, 그걸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고 나눌 수 있다는 건데, 지금은 그러지 못한다는 게 아쉽고요.

어쩌면, 어쩌면,

코로나 이후엔, 세상이 바뀌어, 극장에서 다 같이 웃고, 우는 일이 점점 줄어들 거 같아서, 걱정입니다. 그 산업에 연계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한다네요.

하지만, 우리가 어릴 때, 영화를 보기 위해 긴 줄을 서고, 재밌게 영화를 보고 나와 친구들과 웃으며 얘기했던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지 알기에, 그 재미를 우리 아이들도, 후대들도 조금은 더 느껴보게 해주고 싶은데...

그래도, 우리나라 국민들은 영화를 좋아하니까, 다시 한 번, 천만 영화가 탄생하기를 기다려 봐도 되지 않을까요...


클릭 하나로 수많은 콘텐츠를 쉽게 볼 수 있는 세상이잖아요. 옛날에 우리는 (90년대에...) 일본 영화, 프랑스 영화 보려면, 일본 문화원, 프랑스 문화원 찾아가서, 어렵게 보고, 어렵게 봤기에 더 오래 여운이 남고 그랬었어요. 이제는 쉽게 많이 볼 수 있는 만큼, 영화가 소중한 내 보물이란 느낌이 없어진 듯 하죠.

하지만, 인생을 뒤흔든 영화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보물이기에,

아마 타란티노는 보물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던 게 아닌가 합니다.

타란티노의 다음 영화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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