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민정 Feb 04. 2021

마음을 올립니다

다음 주 설날이잖아요

가톨릭에선 합동위령미사를 지내거든요

물론 집에서 음식 놓고 간단하게 천주교식으로 차례를 지내기도 하지만

저는 아무래도 아빠 이름 쓰고

미사를 올리고 싶어서

합동위령미사 신청 봉투에

몇만 원 넣고 성당 사무실에 제출하는데

옆에 세련되어 보이시는 한 어머님이 계셨어요


제가 일부러 보려고 본 게 아니라

그 어머님께서 5만 원짜리 4장인지 5장 정도 넣은 봉투를

아주 자신 있게 사무실 직원에게 건네시면서

"액수 맞는지 세어보세요"

그러시는데

사무실 직원분은 약간 머쓱해하시며

"안 세어 봐도 된답니다"

그러며 봉투를 받으시더라고요


저는 아빠 이름에

할머니 할아버지 이름까지 같이 적고도

그냥 몇만 원만 냈거든요

나도 아빠 이름 적고

5 원짜리 5 6 많이 

봉투에 턱하니 넣을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더니

괜히 눈물이 나는 거예요


돈이 중요한 게 아닌데

예수님은 마음을 보시는데

어디서 들었는지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신에게 돈은 종이조각이라 소용없고 마음을 올리는 게 중요하다 했는데

또 까먹고 그런 생각이 들었나 봐요

그런 생각 하지 말라고

예수님이 위로해주셔서 눈물이 났었나 싶기도 하고 그랬었답니다


얼마 전에도 어떤 여배우가

가톨릭 단체에 천만 원 기부했다는 얘기를 듣고

아 나도 천만 원 정도 편하게 기부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가

기부의 진짜 의미는 생각 안 하고

남이 해서 칭찬받으니 나도 하고 싶어 한 게 아니었나란 생각도 들었어요


언제 어느 때든 무슨 순간이든

마음이 중요하니

기도하며 마음을 올립니다

사랑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그리고, 베를린에서>가 전해준 치유의 실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