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30일의 기록
어제 늦은 시간에 조드푸르에 도착했다. 가성비 좋은 숙소를 잡아 오래간만에 푹 잘 수 있었다. 잠자리도 불편하고, 화장실도 불편하고, 두세 시간마다 한 번씩 꼭 깬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오랜만에 각자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이전 글에서 썼듯이 매일매일 새로운 경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인풋이 너무 많아 정리할 만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다.
조드푸르는 2018년에도 온 적이 있다. 가장 아끼던 청바지가 찢어져 버리고, 도대체 블루시티는 어디인지 푸른빛을 찾기가 어려웠던 기억이 다이다. 블루시티를 찾기 위해 다시 한번 나섰다. 구글맵을 보고 요리조리 걷다 성벽 쪽으로 올라가는 계단길을 찾았다. 바로 여기다! 6년 만에 찾은 블루시티의 모습은 진짜 푸르렀다. 마케팅인 줄 알았는데 진짜 블루라니.
조드푸르에 파란색으로 칠해진 집들이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흰개미 때문이다. 흰개미가 싫어하는 성분이 파란색 페인트에 있어서 개미를 피하려고 발랐다고 한다. 두 번째는 브라만들의 집만 그렇게 칠했다는데 페인트가 비싸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 사용할 수 있었다. 집 색깔만 봐도 계급을 나타낼 수 있다니 뭔가 인도답다.
그렇게 블루시티 구경을 마치고, 카페에서 당충전하며 글을 썼다. 그동안 만난 사람들로부터 받은 느낌, 얻은 영감들도 정리하고, 일기도 쓰고! 이렇게 혼자 생각 정리할 시간이 생기니 좋다.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김모한식당에 가서 한식을 배부르게 먹으며 함께 다음 일정을 고민했다. 혼자 보내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다 같이 보내는 시간도 중요하니까! 그동안 성, 템플 등 관광지만 구경했지 활동적인 건 거의 없었다(아예 없었나…). 수민이가 미리 찾아둔 짚라인, ‘flying fox’를 타러 갔다. 6년 전에 조드푸르에 왔을 때도 짚라인을 탈 기회가 있었는데 높은 곳을 무서워해서 전혀 탈 생각을 안 했다. 이번에는 도전하기로 했다. 내 인생 첫 짚라인을 인도에서 타다니…!
게다가 학생요금으로 탈 수 있다고 했다. 나 빼고 3명은 진짜 학생이긴 하지만...!
메헤랑가드 성벽에서 6개 코스의 짚라인을 탈 수 있다. 작은 호수 위도 지나고, 블루시티의 모습을 내려다볼 수 있다. 이제야 타려고 지난 6년을 아껴뒀던 듯하다.
다시 찾은 오믈렛샵, 드디어 찾은 블루시티의 모습. 조드푸르의 한을 이제야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