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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청년 Apr 10. 2019

대입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1/2)

4장 대학이란 무엇인가

나 혼자 대입 준비하기


대학 입시, 어떻게 볼 것인가


대입. 좋든 싫든 많은 열아홉 인생에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계속해서 말했지만 대학이 꿈이어서는 절대 안 된다. 더욱이 이미 서울대를 나온다고 취업이 잘되는 세상도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대학은 내 꿈을 향해가는 수단으로써 중요하다. 그래서 입시에 대해서도 다루지 않을 순 없을 것 같다.


다만, 대학도 공부와 마찬가지다. 모두에게 대학이 필요한 것은 절대 아니다. 그리고 대학을 간다고 해도 개개인마다 필요한 대학이 다르다. 대학도 4년제 뿐만 아니라, 특수대(사관학교, 경찰대 등), 전문대, 폴리텍대 등 다양하다. 각자에게 필요한 대학을 가라. 대입에서도 지금까지 말했던 남들의 시선이 아닌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꿈을 찾고, 그 과정에서 성공하든 실패하든 자존감을 가진 인생을 살고, 대학이란 목표가 아니라 수단에 불과함을 이해하는 것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중요한 건 중요한 건 유명한 대학, 비싼 대학을 가는 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기 위해 필요한 '진짜 실력'을 쌓을 수 있는 대학을 가는 것이다.


어쨌거나, 지금부턴 그 어떤 장에서보다 현식적인 이야기를 하게 될 것 같다(언제나 이상적이고 감성적인 말만 할 수는 없으니...). 대학은 수단일 뿐이지만, 현실적으로 대한민국 열아홉 인생들이 마주하는 제일 큰 산 중 하나이니까.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1. 입시, 쫄지 말고 혼자 하자!


출처 한겨레


우리나라 대입 제도는 너무 복잡하다. 그래서 가면 갈수록 혼자의 힘으로 대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없고, 학원이나 입시 업체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건 정말 나쁜 버릇이다. 10대 때부터 그 불안감과 조바심에 못 이겨, 당당하게 혼자 해내지 못하고, 업체에 의존하게 되는 삶을 살면 앞으로의 인생도 그렇게 될 확률이 높다.


대입 이후 취업을 할 때도 자소서를 업체에 가져가 검사를 받지 않으면 불안해지고, 면접 학원을 한번 안 가보면 불안해지고, 이직을 할 때도 혼자서는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평생 내 삶의 주도권을 빼앗기게 된다. 대학입시부터 쫄지 말고 혼자 하자. 그리고 중요한 건 실제로 컨설팅 업체를 통하는 것이 그다지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정말 단순히 불안감을 좀 덜어주기만 할 뿐이다.


"이 정도 성적으로 이 대학교 갈 수 있나요?"에 대한 답은 여러분이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에서 수년간 가르친 3학년 담임 선생님, 진로 담당 선생님, 졸업생, 해당 대학 재학생이 더 정확히 줄 수 있다. 오직 정시의 경우에만 매년 수능 난이도도 달라지고, 점수 분포도 다르니, 정 불안하면 대형 입시 컨설팅 업체들을 통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업체들이 해당 연도 수험생들의 수능 성적 같은 데이터를 많이 가지고 있어 통계적으로 어느 정도 분석은 해낼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그 외의 전형 선택에서부터 자기소개서, 면접까지 거의 모든 것들은 각 대학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기출문제, 주변 선생님들과 선배들의 도움을 받으며 충분히 스스로 해낼 수 있다. 난 해외 대학 지원할 때도 유학원 없이 혼자 알아보고, 한일고 원어민 선생님과 그 지인들의 도움만으로 해결했다. 불안감을 떨치고 스스로 이런 관문을 통과해야 열아홉 인생 그 이후에도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나갈 수 있다.




2. 대학 선택의 기준


우선 학과. 내가 원하는 과가 있어야 한다. 3-1장(꿈을 찾지 못해 힘들어하는 당신에게) 마지막 부분에서 말했듯이 꿈은 위에서부터 타고 내려와야 한다. 내가 원하는 인생을 그렸다면, 그 인생을 살기 위해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이고, 그럼 그 직업을 얻기 위해서는 어떤 과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그런 다음, 대학을 선택할 때 첫 번째 기준되는 것은 당연히 내가 배우고 싶은 전공 교육을 내가 필요한 수준만큼 제공하는가이다.


그다음은 인지도. 졸업 이후를 볼 때 현실적으로 중요하다. 내 실력으로 갈 수 있는 대학이라면 그중 제일 인지도가 높은 곳에 가는 것이 맞다.


그 외에는 개인의 취향이다. 개개인마다 중요시하는 게 다를 수 있다.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훌륭한 교수를 보고 대학을 갈 수도 있다. 생각보다 종종 있는 케이스인데, 강연을 통해 접했든 책을 통해 접했든 꼭 이 교수를 만나 지도를 받고 싶다는 이유로 그 교수가 소속된 학교로 지원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가르치는 스타일. 사실 한국 대학의 경우 서로 그렇게 다른지 모르겠지만, 해외에서는 대학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다르고 그에 따라 교육 방식이 차이가 난다. 내가 다녀본 대학만 해도 다 달랐다. 뉴욕주립대는 굉장히 질문 중심의 대화형 수업을 진행하였고, 연구 중심 학교이기에 과제도 분석형이 많다. 하지만 학부 교육보다는 대학원(석사, 박사 과정) 중심의 학교이기 때문에 학부생들의 과제물을 교수가 직접 봐준다거나, 점검해준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반면, 브리검영대학교는 같은 미국 대학이지만 학부 중심의 대학으로 과제 연구를 하는 과정에서도 꾸준히 교수들이 따로 만나 점검해주고, 가르쳐주는 등 정성을 보인다.


영국 케임브릿지대학교는 수업 시간에 질문을 거의 허락하지 않는다. 질문 세션을 따로 두거나, 교수를 찾아가야 하는 방식이다. 대신 글쓰기 실력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에세이 과제가 굉장히 많다. 반면 서울대는 거의 수업시간에 상호작용이 없고, 시험에는 고등학교 내신에나 나올 법한 빈칸 채우기 문제가 나오기도 한다.


위치나 학교 캠퍼스 구조도 나름 중요하다. 예를 들어, 홍대나 신촌 주변 학교(서강대, 연세대, 이화여대)의 경우 즐거운 대학 생활을 하기 편한 위치다. 그리고 연세대 같은 학교는 학교 구조가 비교적 평지이고, 이동하기 편하게 되어있다(연세대는 서울에 있는 대학 중 가장 평평한 캠퍼스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마저도 해외에서 온 외국인 학생들과 만나면 언덕이 많다고 이야기한다). 반면 서울대 같은 학교는 학교 안에 셔틀이 돌아야 할 정도로 언덕지고, 학교 안에서 이동하기가 정말 힘들다.


그 외에도 개인 선호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집과의 거리라던가, 대학 주변 동네라던가. 일단 고등학생이 되었다면 자신에게 중요한 여러 기준들을 생각해보고 가고 싶은 대학을 3~5개 정도 추려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방학이나 주말에 꼭 그 대학교들을 보러 가보길 권한다. 이왕이면 진짜 그곳 학생인 양 학식도 먹어보고, 산책도 하고, 벤치에 앉아도 보면서. 그래야 내가 이 대학을 다닌다면 과연 행복할지 더욱 실감 나게 상상해볼 수 있다.




3. 전형, 그 복잡한 '뽑는 방식'


대학을 가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그리고 시시각각 변한다. 그리고 가장 짜증 나는 건, 학교마다 다르다! 그래서 자신이 꿈을 위해 어느 정도 학교에서 어느 분야(과)로 가고 싶다는 '각'이 나오면, 일단 그 후보군에 들어가는 학교의 입시 모집요강을 봐야 한다. 매년 1, 2월이 되면 입시 학원들은 다음 입시 트렌드가 어쩌고 저쩌고 각자 분석을 내놓는다. 이런 거 보지 말자. 머리만 복잡해진다. 내가 가고자 하는 수준의 대학 후보를 적으면 3개 정도에서 많으면 10개 정도 뽑고, 그 학교들의 모집요강을 봐라. 제일 정확한 정보다.


서울대학교 입학처 페이지. 각 대학교는 홈페이지에 모집요강과 각종 서식, 자료(면접 기출문제 등)를 올려둔다


이건 고1 때부터 하는 게 좋다. 같은 학교가 1, 2년 만에 모집 방식을 뒤집어엎지는 않는다. 그 학교가 학생을 뽑는 방식은 거의 몇 년간 그대로 유지된다. 그래서 고1 때부터 내가 가고자 하는 학교의 요강을 보고, 어떤 전형들이 있는지, 나에게 어떤 전형이 맞을지 판단하고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같은 전형이라도 세부 내용은 학교마다 다르지만 대입 전형의 큰 틀은 다음과 같다.


1. 수시

    1-1 학생부 교과

    1-2 학생부 종합

    1-3 논술

    1-4 실기(예체능)


2. 정시(수능 성적 위주)


3. 기타 특별 전형

    - 농어촌, 사회적배려대상자, 외국인 등



1-1 학생부 교과는 내신성적으로만 가는 전형이다. 이 전형에서는 학교 구분 없이, 내신 1등급이 2등급을 이기고 합격한다. 똑같이 2등급이 3등급을 이기고 합격한다. 대외활동, 생기부에 기록된 활동 내용을 보지 않는다. 에세이(자기소개서)도 없다. 오직 내신성적 '숫자'로 합불을 가른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 : 수능을 보지 않는 수시전형에서도 "최소한 수능에서 이 정도 수준 이상의 성적은 받아야 한다"라는 조건을 거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영수 3과목 등급 합 7'이 최저학력기준이라 하면, 국어2등급/수학3등급/영어2등급인 친구는 (2+3+2=7)로 조건을 통과한다. 하지만 국어4등급/수학1등급/영어3등급인 친구는 (4+1+3=8)로 조건을 만족하지 못한다. 이 경우, 해당 전형에 지원을 하고 아무리 다른 조건이 좋아도 합격 대상에서 제외된다.


1-2 학생부 종합은 생활기록부 내용, 내신성적, 에세이(자기소개서), 추천서, 면접 모두를 종합하여 평가하는 전형이다. '내신 4등급으로 서울대를 갔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바로 이 전형을 통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 전형에서는 종합적인 평가를 하기 때문에, 내신 성적은 정량평가가 아니라 정성평가된다. 수치로만 판단해서 내신 1등급이 무조건 내신 2등급인 학생보다 우수한 것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성적이 낮지만 꾸준히 올랐다든지, 성적은 중위권이지만 다른 우수한 활동이 있는지 등을 종합하여 평가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내신 1등급인 학생이 떨어지고, 3등급인 학생이 합격할 수도 있다. 나도 고3까지 내신이 종합 5등급이었지만 고려대 1차 합격한 것이 이 전형을 통해서였다.


1-3 논술전형은 말 그대로 논술로만 간다. 이 전형도 다른 수시 전형들과 마찬가지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주로 적용된다. 논술전형이 어떤 전형인지는 각 학교 사이트에서 논술 기출문제를 찾아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조심해야 할 것은 논술전형이 경쟁률이 높아 보여도 막상 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해볼 만한 전형이라고 (학교 선생님들 중에서도) 홍보하는 사람들이 많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논술전형을 한다면 그만큼 비용(시간과 노력, 그리고 돈도)이 들어가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학교의 기출문제를 보고, 학교에서 제시한 모범 답안을 보고, 내가 그 정도의 논술력이 되는지, 아니면 충분히 키워낼 수 있을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참고로 여건이 된다면 재미로 준비해볼 만도 하다. 나는 한일고에서 제공하는 주말 논술 수업을 재미로 들었는데, 인문학, 철학, 역사 등에 대한 지식도 쌓으면서 글 쓰는 법도 배우고 재밌었고, 유익했다.)


1-4 실기 전형은 주로 미술, 음악, 체육 관련 학과에서 실시되는 전형이다. 실기의 경우 학교 별로 평가 방식이 다양하고, 내신성적을 일부 반영하기도 한다.


2 정시. 수능 잘 봐서 가는 전형이다. 단, 미리 원하는 학교의 모집요강에서 봐야 하는 부분은 학교 별, 학과 별로 반영하는 과목이 다르다거나 탐구 과목(사회, 과학) 성적을 제2외국어 과목 성적으로 대체해준다거나 하는 조건이 있다. 예를 들어, 어떤 과는 국어, 영어 수능 성적만 보고 다른 과목은 입시에 반영되지 않는다거나, 국어, 영어, 사회탐구 성적을 보는데, 사회탐구 성적은 제2외국어과목 성적이 더 높을 경우 그 성적으로 대체해주는 식이다. 이런 것들을 확인해야 한다. 또 큰 차이를 만들진 않지만, 정시에 출결 같은 기초 생기부 내용을 반영하는 곳도 있다.


기타 특별 전형. 농어촌, 국가보훈대상자, 사회적배려대상자, 외국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전형들이 각 대학별로 있다. 해당 사항이 있다면 좋은 전형이다. 전형 방식은 대부분 수시의 학생부종합전형과 비슷하다.



대입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2/2에서 계속


#4장대학이란무엇인가 #열아홉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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