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선미
4월 초부터 듣는 동시 입문 수업 교재라서 미리 사둔 지 한 달도 더 된 듯한 이안 동시 평론집 『다 같이 돌자 동시 한 바퀴』 가 계속 책상 위에서 나를 기다린다. 며칠 전에도 몇 쪽 읽긴 했는데 지금까지 읽은 게 317p 중 68p라니. 책 한 권을 금방 읽는 편인데 평론집이라 그런가 잘 안 읽힌다. 안 읽힐 뿐만 아니라 읽고 있으면 내가 과연 동시를 이렇게 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그동안 너무 쉬운 책들만 읽었나 싶기도 하고. 남편이 공부 더 하라고 대학원도 보내준댔는데 전공 서적도 이럴 텐데 아니 이보다 더 어려울 텐데 미리 걱정된다. 그래서 읽기를 멈췄다. 이거 말고 교재가 한 권 더 있던데 아직 내가 읽기엔 어려운 내용이라는 사실만 깨달았다. 어쩌지? 어쩌긴. 나중에 좀 배우고 나서 다시 읽어야지. 그냥 미리 읽으라고 한 동시집들을 먼저 봐야겠다. 아직 동시에 '동'도 모르면서 평론집부터 읽으려고 한 게 잘못이었다. 노란색 표지가 자꾸 자기 좀 보라고 눈길을 보내는데 지금은 '다 같이 돌자 동시 한 바퀴 ' 하는 사람들을 구경할 때 같다. 나도 같이 돌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구경해야겠다.
어떤 말들이 노래가 되나
그래도 평론집 안에 있던 동시의 한 줄은 내게 남았다. 송선미 시인의 『어떤 말들이 노래가 되나』 동시에 나오는 문장이다. 이안 시인은 "아직은" 내게서 "멀"어, "내 것이 아닌 것들"이 아니라 가까이에서 내가 본 것, 겪은 것이 내 것이고, 그것이 나의 노래가 되리라는 예감이라고 했다.
글이라는 것이 원래 작가의 경험에서 나오기 마련인데 동시는 더 자세히 관찰하고 구체적인 한정 속에 써야 하는 건가 보다. 문학 장르 중에서 시가 가장 어려운 거라던데 시가 먼저 되고 그다음에 동시가 되는 거라면 동시는 정말 어려운 건가 보다. 이 어려운 걸 배우기로 결정한 나라니. 칭찬해. 1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해보자. 어떤 말들이 노래가 되나. 나의 어떤 말들이 동시가 되려나.
ON 문장: 어떤 말들이 노래가 되나
OWN 문장: 나의 어떤 말들이 동시가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