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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착한별 Nov 17. 2024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누군가의 심장에 남는 글을 쓰고 싶어

2022년 구름이 참 예뻤던 7월의 어느 날, 충청북도의 어느 교육 도서관에서 초등 사서교사 대상 그림책 활용법을 강의 적이 있다. 통역사로 수십 명 앞에서 통역해 본 적은 지만 전부 '나의 말'이 아닌 '남의 말' 전달었다. 그림책 세계에 들어오고 나서 온라인 강의를 몇 번 해보긴 했지만 이 날은 내가 맡은 첫 대면 강의였다.

첫 대면 강의라서 긴장되었지만 그냥 내가 배워서 아는 것들을 모두 다 알려주고 오자는 마음었다. 것은 내가 그림책 세계에서 배운 것만이 아닌 내가 살아오면서 겪은 것들과 깨달음도 포함된 것이었다. 내 삶의 자세와 그림책을 사랑하는 마음을 모두 담은 이야기들이었다.



더 유명해지셔서
꼭 다시 오세요


강의 끝고 캐리어 가득 담아갔던 그림책들을 주섬주섬 챙기고 있는데 한 사람이 다가오더니 더 유명해지셔서 꼭 다시 오란 말을 했다. 러시아어 통역사로는 12년 일했지만 아이 낳고 육아하다가 그림책 세계로 들어온 지 겨우 3년 차였다. 강사 소개를 보고 누군가는 저 사람한테 들을 게 있겠어라고 속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누구도 입 밖으로 왜 그 정도의 경력인 사람이 강의하러 왔냐고 말하지 않았다. 나 역시 강의 초반에 지금은 여러분이 사서 교사지만 처럼 나중에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다고 그런 시대라고 밑밥을 깔아놓기도 했다. 쨌든 나는 다음 강의는 더 이상 알려줄 게 없어서 못하겠다 싶을 정도로 다 알려줘서 후련했는데 더 유명해지셔서 꼭 다시 오란 말이 심장에 들어와 박혔다. 진심이 느껴지는 눈빛과 말투였기에 그 말이 아직도 생생하다. 나중에 책을 내면 필명으로 '착한별'을 쓸 거라고 알려주고 왔으니  이만큼 유명해졌어요라고 알릴 일을 만들어야겠다는 동기 부여가 되었다.



진심을 주었더니
진심을 받았다



10년, 20년 이상 그림책 세상에 몸 담그고 계신 전문가들이 많을 텐데 원래 강의란 그런 분들의 몫일 텐데 내 강의는 그분들만 못했을 테지만 내가 아는 걸 다 알려주고자 한 진심은 전달이 되었던 것이다. 그 후로도 유사 대면 강의를 했지만 2022년 7월의 어느 날, 그날만큼은 정말 매 순간 진심이었다. 그래서 내게도 잊을 수 없는 날로 남았다.




매 순간 진심인 삶


살다 보면 진심에 스크래치 나는 날도 있지만 매 순간에 진심인 건 내 강점이다. 나는 이런 내가 좋다.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 때면 기쁘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나는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 쓰고 있다. 가 뿌린 진심의 씨앗들이 누군가에게 가 닿아 진심 꽃으로 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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