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저 밭에 하얀 꽃 피는 건
무슨 곡식이야?
그건 먹는 거 아니야
먹는 거만큼 중요한 거
입는 옷 내어주는 꽃이란다
옷이 열리는 꽃
신기한 꽃이다
내 옷도 열리고
아가 옷도 열리나?
꽃이 지고
목화솜이 하얗게 피면
목화솜을 타서
예쁜 무명옷 지어 줄 거야
추운 겨울 되기 전에
솜을 넣어서
포근하게 따숩게
옷을 지어줄게
푹신푹신 이불도 지어 줄 거야
무명옷 사이에
목화솜 넣은 보송한 옷을 입고
삭풍 부는 겨울을 걷는 아이야
발갛게 언 볼로 모험을 떠나는
개구쟁이 얼굴에
햇살처럼 번지는 무지개 웃음
연 날리고 썰매 타고
고드름 싸움도 하고
추워지면 아궁이에 모여 앉아서
너 하나 나 하나 나눠먹던
군고구마처럼
훈훈하고 따땃한 목화솜옷
목화야 어서 커라
쑥쑥 자라라
우리 아가들
살갗을 부비는 옷이 되고
눈 내리는 겨울밤
뒹굴뒹굴 폭신한 잠자리 되게
목화야 목화야 쑥쑥 자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