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사막을
맨발로 건너는 날
어두운 창밖에
새벽이 오기를 기다려
집을 나선다
온몸으로 외치는
매미의 사랑노래
대기를 가득 메울 때
찰옥수수 장수가
포대째 쏟아놓고
옥수수수염을 정리하는 시간
한 무리의 사람들이
똑같은 운동복을 입고
발을 맞춰 달려가지만
나는 그냥 홀로
아침 호숫가를 가만히 걷고 싶소
걷고 걷고 또 걸으며
가득하게 내가 되는 시간
연잎 위 이슬처럼
떼구루루 굴러도 보고
하루종일 물 위에
제 모습을 비춰보는 연꽃처럼
가만히 내 얼골을 들여다볼 테요
아기 오리가 연잎 사이를
헤엄칠 때
나도 따라 미끄러지듯
호수 위를 유영하리오
꽃송이마다 등불을 밝혀
어둠 모두 물리치고
소란한 내 마음을
고요하게 밝혀주오
소나기 내려
흙먼지 가라앉은 신장로처럼
갓 세수하고 나온 아이처럼
맑은 얼굴이 될 때까지
나는 그냥 홀로
아침 호숫가를 가만히 걷고 싶소
유난히 연꽃이 곱게 피어나는 여름입니다.
무더위가 이어지지만 오늘 작가님만의 위대한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