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작가가 되고 싶어

또야의 속마음

by 남효정

모닥불이 탁탁 타오른다.

얼굴에 일렁이는 불빛.

고단한 나의 몸을 녹여주는 볕.


나는 누군가에게 따뜻한 온기로 존재하는가.

나는 누군가에게는 차가운 온도로 인식되는가.

그럼 내가 나를 바라볼 때는 어떤가?


또야 넌 뭐 하고 살 거야?


별은 가끔 길을 걷다가 뜬금없이 이렇게 물었다.


나는 생각이 복잡한 삶은 별로야.

나는 담백하고 심플하게 살 거야. 하지만, 자유로움은 저 하늘의 새처럼 충분히 가진 인생.


나는 언제가 장난처럼 웃으며 말한다. 이런 나를 별은 신기한 듯 가만히 바라본다.


너는 참 신기해. 너를 보면 속 편해 보여. 거미줄처첨 촘촘하게 계획을 세우고 사는 나는 참 한심해 보여. 그 계획들이 나를 옥죄고 숨 막히게 해. 계획과 실행에 잠식당하며 나는 조금씩 물속으로 가라앉고 있는데......


별은 한숨을 쉰다. 휴우.


인생에 뭐가 중한데? 내가 나답게 나는 것만큼 중요한 게 어딨어?

별아, 너는 때때로 너를 너무 혹사시켜. 그렇게 지치고 피곤하게 너 자신을 대하면 안 돼.


내가 그런가? 난 수첩에 씐 대로 하지 않으면 뭔가 덜하고 있고 나 스스로 성실하지 않은 것 같아서 나 자신을 괴롭히곤 해. 대학입시를 준비하면서 훈련된 건가.


우리가 하고 있는 일들을 한 번 돌아봐. 어쩌면 별아...... 우리는 거대한 가상현실 공간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트루먼 쇼 봤어? 실제라고 생각한 것들이 모두 완벽하게 세팅된 가상현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주인공이 바로 우리가 될 수 있어.


별은 벤치에 앉아서 쉬다가 두 발을 끌어올려 자신의 팔로 감싸 안았다. 나는 그 모습이 왠지 쓸쓸하게 보였다. 고 힘들 때 안아줄 이 없는 자신을 스스로 안아주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햇살이 좋아서 우연히 잔디밭에 나갔어. 걷다가 오솔길이 보여. 아이고 저 길 궁금한데. 걸어볼까? 그런 생각 든 적 없어? 나는 종종 있거든. 그럼 그 길을 걸어가는 거야. 누굴 만날지 궁금해하면서 말이야.


너 딱 누구 같다. 그 누구더라? 책도 있는데.


그리스인 조르바? 난 내가 그리스인 조르바에 나오는 조르바 같아. 그 정도로 완벽하게 자유로운 삶을 나는 정말 원하고 있나 그건 잘 모르겠어. 하지만 나는 그런 종류의 사람인 거 같아.


모닥불 앞에서 책을 보다가 별이 생각을 좀 했다. 이 아이는 우주로 날아간 것일까? 자신이 꼭 지니고 다녔던 애착수첩까지 자신의 방 책상 위에 그대로 올려두고 어디로 숨어버린 걸까? 이 아이는 지금 계획이 멈춘 상태인 걸까?


나는 때때로 쓴다.

여행기를 나의 블로그에 올린다. 구독자도 얼마 되지 않는 한적한 블로그에 나는 나의 이야기를 쓴다. 하지만 누군가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 아주 중요한 내용들은 나의 노트북 폴더에 저장한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노트에 쓴다. 그 보다 더 가치 있는 것들은 차마 쓰지 못하고 내 뇌의 은밀한 방에 넣고 자물쇠를 걸어 놓는다. 여기에 있는 이야기는 나만 안다.


중요한 이야기는 아직 쓰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그 자물쇠를 난 항상 쥐고 있다.

모닥불이 잦아들고 있다.


그 모닥불 피워놓고 바라보기를 좋았던 시인의 시를 읽는다.



모닥불 - 백석-


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랑닢도 머리카락도 헝겊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 짗도 개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 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사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쟁이도 큰 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모닥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 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상하니도 몽둥발이가 된 슬픈 력사가 있다


또야는 모닥불을 생각한다.


나의 이야기를 써서 밥을 먹고사는 행복한 작가가 되고 싶어.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써서 먹고살 수 있다면 얼마나 이 멋진 세상일까?


_0e0b5405-1b13-4f40-82b6-e1350acd98d2.jpeg 숲 속에서 아침을 맞는 주인공 또야_이미지 Copilot+남효정



2025년에도 고요하게 성실하게 쓰고 꾸준히 성장하는 작가가 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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