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미영 sopia Jan 09. 2024

영화 리뷰 -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

스페인 / 감독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 145분

아름답고 처절한 생존 실화


영화 <Society Of Snow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는 스페인 후안 난토니오 바요나 감독의 신작으로 넷플릭스에서 2024년 1월 4일 정식 공개되었다. <몬스터 콜>이라는 희대의 걸작과 <더 임파서블> 등을 연출한 것으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감독이다. 설원, 생존자라는 제목에 이끌려 보게 되었는데 작품의 완성도와 스케일이 크고 대단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라기보다 그들이 현재 겪고 있는 리얼 상황처럼 더욱 공감이 된 작품이다. 실화이며 우루과이 공군 571편 추락사고와 해당 사건을 다룬 <눈의 사회>를 원작으로 하였다. 1972년 10월 13일 우루과이 비행기 한대가 안데스 산맥에서 추락했다. 승객 40명과 승무원 5명이 타고 있었다. 그건 비극인 동시에 기적이었다. 대체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곳은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1972년 10월이고 럭비선수들이 운동경기에 한참이다. 성당 미사 중에 칠레에 가고 싶은 친구들을 대상으로 메모지가 돌았다. 도심에서는 노동자와 학생들이 연합한 데모로 어수선했다. 그런 와중에 럭비 선수들을 중심으로  몬테 비오에서 40명을 태운 비행기가 출발하기 전 사진을 찍었다. 기내에서 즐겁게 지내며 사진도 담았다. 비행기가 흔들렸지만 난기류에서 흔히 있는 현상이라 믿었다. 안데스 산맥은 워낙에 높아서 우회해서 넘어야 한다. 기장은 기체가 흔들리니 안전벨트를 매라고 당부한다. 탑승자들은 왠지 불안하다.

탑승전 촬영 사진

그런데 갑자기 기체가 심하게 흔들리며 서 있던 사람이 날아가 고꾸라졌다. 선반 위 물건들이 쏟아지고 사람들이 겁에 질린다. 그들은 기도하며 버텼으나 기체가 두 동강이 나면서 럭비선수 가스톤이 튕겨져 나갔다. 저런 장면을 대체 어떻게 촬영했는지 촬영 기법이 놀랍다. 기체 앞부분은 눈 위로 미끄러져 곤두박질을 쳤다. 사람들도 쏠림으로 인해 충격을 심하게 받는다. 한동안 무중력 상태에 있는 것처럼 느린 화면이다. 사람들은 피를 흘리며 쓰러지고 생사를 묻느라 정신이 없다. 조종사는 피를 토하며 쿠리코를 지났다고 얘기한다. 밖에는 눈이 내리고 동강 난 비행기 안은 아수라장이다. 결국 조종사는 피를 흘리며 숨을 거두었다. 밤이 되자 기온이 30도로 뚝 떨어졌다. 추락으로 죽지 않았어도 추위로 죽게 될 것이다. 산자도 죽은 자도 다 함께 있다. 누군가는 얼어 죽기 싫으면 잠들지 말라고 소리쳤다. 다친 이들은 아파서, 그렇지 않은 이들도 공포에 소리를 질러댔다. 극한의 상황에서 서로를 의지한 채 어둠을 보냈고 날이 밝았다. 몇 사람은 주변을 살폈고 밖으로 나온 사람들은 죽은 사람들 얘기를 나눴다. 비행기 꼬리가 떨어지면서 가스톤과 다니엘은 목숨을 잃었다. 난도 파라도(아구스틴 파델라 배우)와 여동생도 상태가 안 좋아 지켜보는 그들은 힘들다.



곧 구조될 거라는 기대와 믿음


그들 중 몇 사람이 비행기 좌석들을 빼낸 공간에서 부상자들을 치료했다. 햇볕 드는 곳에서 최선을 다해 보살폈다. 먹을 것이 있나 찾아냈다. 구조대가 올 때까지 죽은 열사람을 한쪽에 길게 뉘었다. 그들은 정신을 차리기 위해 쿠키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 비행기가 지날 때마다 소리를 질러 댔으나 그냥 지나쳤다. 다시 밤이 되었고 찬 공기가 들어오지 않게 틈새를 막았다. 그들은 남은 술과 담배로 공포심을 이겨내며 구조대가 올 거라 믿기로 한다. 이곳은 생존이 불가능한 곳으로 3일이 되었다. 난도가 숨을 몰아쉬며 동생을 안았다. 이튿날 비행기를 보고 몇 사람이 손을 흔들었고 빛을 비추었다. 비행기가 알아챘을 거라 생각해 곧 구조될 거라 믿었다. 그들은 서로에게 뭐가 먹고 싶은지 물었다. 아~ 이건 우리가 스페인 산티아고 길을 걸을 때 했던 이야기였다. 힘들 때 먹고 싶은 걸 얘기하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샌드위치, 치비토, 스테이크, 감자튀김 등을 상상하면서 잠시 행복에 젖었다. 그들은 먹는다는 생각만으로 두려움과 슬픔, 외로움을 억눌렀다. 비행기에서 먹을 걸 안 던진 것도 눈 속으로 빠질 것 같아서라고 이해했다. 비행기가 날 때마다 구조할 거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기로 했다. 3법칙이란 사람은 공기 없이 3분, 물 없이 3일, 음식 없이 3주를 살 수 있다고 한다. 고작 3일이 지났는데 배고파 죽을 지경이다. 기온이 낮고 고도는 높기 때문에 그들은 칼로리 소모가 서너 배 되는 열악한 상황을 견뎌야 했다.

동강 난 비행기에서

누군가 추락지점에 가서 배터리를 찾아 무전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비행기 잔해에서 유리로 선글라스를 만들었고 네 사람이 비행기 꼬리를 찾으러 나섰다. 그곳에 서보니 비행기가 자신들을 볼 수 없겠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들은 6일을 굶었고 마지막 식량을 먹었다. 난도는 굶어 죽을 순 없기에 계속 살려면 죽은 사람들의 시체라도 먹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베로토는 구조될 거라는 믿음 때문에 미쳤다고 했다. 이제 오줌도 새카맣고 먹지 않으면 목숨이 위험하다. 신께서 용서해 주실까? 마음이 심란하다. 그중에 시체를 자르는 걸 하겠다는 사람과 안 먹겠다는 사람과 패가 갈렸다. 무단으로 했을 경우 범죄이기 때문에 동의가 필요했다. 그러나 누구도 그들의 권리를 빼앗지 못한다. 혹시 짐에서 뭔가 기대했지만 별건 없었다. 오줌은 계속 검게 나왔고 몸은 말라갔다. 난도의 여동생은 끝내 숨졌다. 날이 갈수록 상태도 안 좋았고 숨을 못 쉬는 사람도 생겼다. 죽으면 자신의 시체를 먹어도 된다고 허락했다. 비행기가 추락하고 8일이 지났다. 잘라진 꼬리 비행기에 가서 글씨를 썼다. 우리는 잘 지내고 있으며 27명 살아 있다고 했다. 신께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부모님을 꼭 만나게 해 달라고도 했다. 그들은 배가 고프고 아프기도 했으나 버티기로 한다. 숨이 막혔지만 참자고 했다. 죽기 싫지만 죽게 되면 시체를 먹어도 된다고 자포자기 상태가 되었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그들은 기도하며 신께 매달렸다. 더는 못 견디겠다고 포기하는 사람도 생겼다.



인육까지 먹어야 했던 그들


소크라우지가의 사촌들은 피토가 시신을 고르면 토막 내는 일을 맡았다. 누구나 기피하는 일이지만 다른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해냈다. 시체를 먹는 이들이 혹시 정신줄을 놓을까 봐 그들을 지켜보았다. 어느 날 가방에서 라디오를 발견했고 고쳐서 소리 나게 했다. 인육을 기피했던 사람은 눈을 뭉쳐 같이 먹었다. 그러나 누마 투르카티( 엔조 보그린 칙 배우)는 고기를 먹지 않았다. 그들을 찾던 수색 작업이 종료 됐다는 라디오 뉴스를 접하곤 절망했다. 당국은 우루과이 항공대를 여러 대 투입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내년 초 해빙되면 수색작업을 개시할 것임을 밝혔다. 방송을 들을 수 있어 실망감도 있었지만 다행이었다. 그들은 사실 절망했다, 자신들을 구하러 올 거라 믿었지만 설원의 광야에서 막막했다. 이젠 그들 자신이 필사적으로 목숨을 지켜내야 한다. 비행기 꼬리에서 배터리를 찾아 무전기 연결해야겠다고 세 사람은 길을 찾아 나선다. 꼬리를 찾다가 죽은 가스톤과 다른 죽은 사람들도 보게 된다. 날이 어두워지고 기온이 떨어져 서로를 때리며 체온을 유지했다. 이튿날 간신히 눈 속에서 깨어났다. 그들은 썰매를 타고 내려왔고 궁금해 물었으나 산밖에 본 게 없다고 했다. 나중에 칠레에 가기 위해선 먹어야 했다. 인육을 억지로 삼켰다. 시간이 갈수록 집에 돌아갈 수 없겠단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난도가 매일 걷기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을 다잡는다. 저 산 너머에는 칠레의 푸른 골짜기가 펼쳐져 있으나 눈 쌓인 지금은 자살 행위이다. 하지만 그들은 갈 것이다.

설원 광야에 내던져진 그들

17일 차이며 폭풍 5일째로 모처럼 웃고 떠들었다. 27명이 겨우 부서진 비행기 안에 몸을 구겨 넣었다. 그들에겐 비극이 펼쳐졌고 때로는 분노에 휩싸였지만 함께 있음에 감사의 시간을 보냈다. 그들은 운 없게도 추운 비행기에서 죽어가지만 언젠가 가족 품으로 돌아갈 거라 믿는다. 그들에게 안데스 산은 참으로 가혹했다. 차가운 산비탈과 산바위뿐인 이곳에서는 추워서 거미조차도 비티지 못한다. 지루한 시간에 이야기를 나누고 즐겼다. 그러다 갑자기 눈덩이가 그들을 덮치게 된다. 바람이 세차게 불었고 눈더미 속에서 필사의 탈출을 시도했다. 그런데 리얼 상황들을 어떻게 다 재연했는지 영화의 장면이라기보다 실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잠시 필름이 끊긴 것처럼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다가 깜깜한 곳에서 말만 이어갔다. 그들은 이름을 부르며 생사를 확인했다. 17일째 그들은 찰나의 고요함과 잠깐의 평온함을 느꼈다고 했다. 캄캄한 밤 자신들 위에 얼마나 많은 눈들이 있을지, 산들이 무너질 것 같은 공포감에 두려운 시간을 보낸다. 연신 공포의 소리가 들리고 기도하며 목숨을 붙잡았다. 그런데 빛이 들어왔고 깊이 묻힌 게 아님을 깨닫게 된다. 여섯 사람은 숨을 거두었다. 18일째 매몰 2일째이다. 그들은 참을 수 없는 허기에 시달려 얼굴 없는 인육을 먹었지만 이젠 그마저도 할 수 없다. 지금까지 고생하머 버텨 왔는데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 누마는 도구를 이용해 그곳을 뚫고 나오게 된다. 20일 차 매몰 4일째가 되었다. 결국 누마가 밖으로 나오는 걸 해냈고 모두 밖으로 나왔다. 그들은 살아 있음에 행복했다. 눈 속을 팠고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그들은


이제 그들은 신보다 함께 하는 사람들을 믿는다. 그들은 설원 추운 곳에서 눈에 잠긴 비행기 조각을 파내고 인육을 먹었다. 34일 차 얼음이 녹기 시작했다. 아스트로는 페이 물이 차서 빼내야 한다. 그는 숨을 거두었고 편지와 십자가 목걸이를 차고 있었다. 그들은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시도해 보기로 했고, 넷이 아르헨티나를 찾아 길을 걸었다. 36일 차에 누마는 다리가 아파 눈에서 굴렀고 돌아왔다. 그사이 22살 바스코가 죽음을 맞이했다. 누마는 비행기가 추락하는 순간부터 도움이 되려고 애썼다. 그리고 옳은 일을 하려고 했으나 다리가 아파 쓸모가 없다고 자책했다. 누마는 다른 사람들의 목숨을 생각했다. 과연 그들에게 죽음은 어떤 의미일까?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사는 것에 대해 그들은 생각했다. 죽은 시체를 껴안고도 엄청난 사랑을 느꼈다고 했다. 다리를 다친 것 사실 별게 아니었다. 세 사람이 돌아왔다. 게을러진 누마를 보고 걱정했다. 그들은 한 언덕을 넘어가 비행기 꼬리를 찾았고 거기엔 여행 가방이랑 외투, 담배가 잔뜩 있었다고 한다. 누마에게 초콜릿을 주었다. 그들은 눈밭에서 잠을 잤는데 죽을 뻔했다고 토로했다. 다시 네 사람(난도, 로베르토, 틴틴, 로이)은 배터리를 찾으러 갔고 무전을 켰다. 추락한 우루과인들이 살아있다고 말했다. 라디오는 들을 수 있었으나 날이 갈수록 희망의 불씨는 꺼지고 말았다.

영화의 주인공들

그들은 식량이 턱없이 부족해 뼈에 둘러붙은 인육 고기를 뜯어먹었다. 전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이젠 일상이 되었다. 더는 마음의 꺼림 김도 없어졌다. 판초는 누마에게 인육을 주며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그러나 그는 포기가 아니라 죽어갈 뿐이라고 했다. 누마는 죽어가면서도 도움이 되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부모도 보고 싶고 춤도 추고 싶다고 했다. 이젠 다해보고 싶다고 했다. 누마가 울고 싶다고 했을 때 같이 울어 주겠다고 다 쏟아 내라고 한다. 11월 29일에 그들은 비행기 꼬리에 글씨를 적어 놓았다 "여기서 더 올라가면 추락한 비행기가 있습니다. 17명이 살아 있습니다" 무전기는 먹통이었다. 그래도 방수천을 가져왔고 조끼나 침낭을 만들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라디오에서 비행기 추락과 관련 럭비팀 '올드 크리스천스' 선수와 일행 총 40명과 승무원 5명이 실종된 지 58일째라는 방송을 그들이 듣고 있다. 그러나 그들을 구하러 오진 못한다. 눈에 띄지 않았고 지금은 모두가 죽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공군은 항공기를 투입해 안데스 산맥 수색을 재개하기로 했다는 뉴스를 전했다. 비행기는 시신 찾기에 더 집중하느라 살아 있는 그들이 있음을 알기 어려웠다. 로베르토는 방수천으로 다른 사람이 이불 기수는 것을 찢어 버렸다. 더 이상 희망을 갖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누마는 아직도 우울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들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그래도 틴틴은 사진을 찍어 기록으로 남겼다. 자신들은 죽고 없을 테니 가족을 위한 거라 생각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그들

난도와 로베르토

누마는 자신은 집에 못 돌아갈 거라 생각했고 죽기 전 자신의 몸을 써도 된다고 허용했다. 누마는 어쨌든 기쁘다고 했고 자신은 살지 못하지만 모두 집으로 돌아갈 거라 믿었다. 누마는 12월 21일 잠든 채 죽음을 맞았다. 그의 손엔 메모지가 적혀 있었고 주변 사람들은 돌려 보았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 성경 구절이었다. 로베르토와 세 사람은 61일 차에 칠레를 향해 서쪽을 탐험하기로 했다. 산비탈을 기어 올라갔고 밤에는 추위를 견뎌야 했다. 정상에 올라갔지만 산밖에 보이지 않았다. 둘은 여정을 계속했다. 올라와보니 세상이 너무 아름답고 눈부셨다. 산송장인 게 안타까웠다. 난도는 안 돌아가겠다고 했는데 눈은 녹을 것이기 때문이다. 난도와 로베르토는 여기까지 온 이상 같이 가기로 한다. 한 사람은 식량을 그들에게 주고 돌아왔다. 둘은 산정상을 걸어서 걸어서 갔고 길을 내며 눈길을 걸었다. 마침내 골짜기까지 내려왔다. 발은 엉망이라서 걷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가져온 고기가 상했는지 심하게 구토가 났다.

당시의 실제 상황
2020년 당시 살아남았던 사람들의 사진

둘은 물가에서 말 탄 사람을 보게 된다. 비행기에서 추락한 우루과이 사람으로 열흘을 걸어서 왔고 비행기에 14명이 살아 있다는 메모를 써서 던졌다. 공군 구조대가 나섰다. 둘이 말 탄 사람 집에서 식사하는 동안 카메라와 취재 기자들까지 몰려왔다. 비행기 잔해 속 사람들은 라디오를 들으며 그들을 구하러 온다는 소식을 접했다. 71일 차 1972년 12월 22일 칠레 공군들이 그들을 구하러 왔다. 양치와 세수하고 머리를 빗었다. 그들은 그렇게 구조되었다. 설원 위에 생존자들이 가장 많이 외친 단어는 '의미'였다. '이대로 사는 것이 의미 있을까?' '우리의 삶은 의미가 있을까?' 그들은 온통 하얀 눈이란 사회 속에 있었다. 인간은 수많은 관계 속에서 의미가 탄생하며, 타인에 의해 어떤 방식으로든 '기록' 될 때 비로소 의미를 지닌다. 생과 사의 귀로에 있던 그들은 사진을 찍으며 그들의 일상을 기록해 갔다. 이영화는 체험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한다. 초광각 렌즈와 어안 렌즈가 시시각각으로 등장하며, 카메라 렌즈에 눈이나 피가 튀는 듯한 현장감 중심의 연출법이 사용된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를 보며 설경 위에 그들과 함께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온 세상이 눈으로 덮여 있어 답답함도 있었다. 먹을 것이나 잡을 것들이 모두 다 눈 속에 매몰되었고 추위로 인해 바깥세상과 차단이 된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그들은 인육을 먹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아마 그런 상황에서는 누구나 그들처럼 되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육까지 먹으며 견디고 살아남아 가족품에 돌아온 인간 승리의 그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낸다. 140분을 아주 몰입감 있게 본 영화이다.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분들의 소중함과 일상을 더 긍정적으로 사랑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해 준 영화라서 추천드린다.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 리뷰-《서울의 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