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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미영 sopia Feb 20. 2024

영화 리뷰 - 《 스윗 프랑세즈 》

영국 2014년 / 감독 사울 립 / 107분            

영화 < 스윗 프랑세즈>는 이렌 네미로프스키의 사후 출간된 소설을 사울 디브이가 연출하고 감독했다. 1940년 세계 2차 세계 대전중 독일이 프랑스를 침공하면서 벌어진 내용으로 현재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전쟁 중에 피폐해진 프랑스를 배경으로 사회 규범의 경계를 허무는 감동적인 사랑이 펼쳐진다. 그리고 각각의 상실, 충성심, 그리고 생존과 씨름하는 인물들의 삶을 들여다보게 된다. 독일이 파리를 점령하고 뷔시라는 마을까지 내려오게 된다. 전쟁이 났다 해도 크게 실감을 못했던 뷔시 마을 사람들은 피난 행렬을 보고 위협을 느끼기 시작했다. 도심 이곳저곳에서 폭격이 가해지고 시민들은 피난에 동참하게 된다. 주인공 뤼실은 두 번 만난 남편과 3년 전 결혼해서 뷔시로 오게 되었다. 남편 거스통은 군인으로 징용 돼 시어머니와 같이 지낸다. 앙줄리에 시댁은 귀족이기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토지세를 받고 차도 운전할 줄 안다. 앙줄리에 부인(시어머니)은 프랑스의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주일마다 소작인들을 찾아가 악착같이 토지세를 받는 걸 가르치려는 시어머니를 어쩔 수 따라다니는 일을 뤼실은 부담스러워했다


독일군 폭격 뷔시 마을

 소작인들은 젊은 남자들은 군대 가고 농사짓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뤼실에게도 만만하게 보이면 가산을 탕진할 거라고 시어머니는 사정을 무시하며 선을 그었다. 아들 가스통이 돌아오면 잘 관리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다. 피난 행렬이 있었으나 시어머니는 세금 거두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갑자기 비행기에서 폭탄을 투하되었고 사람들은 황급히 숨는다. 소와 사람들이 쓰러지고 정신이 없는 중에도 뤼실은 혼비백산하였으나 시어머니는 당황하지 않고 차를 운전해 집으로 왔다. 대통령은 싸움을 멈추자고 제안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마을은 공포로 가득했고 군부대가 뷔시로 온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수백만 명이 고향을 떠났고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수많은 젊은이의 생사가 불분명하다고 사제는 통탄하며 분열되지 말자고 기도했다. 거리는 탱크와 군인들이 점령했고 이제 독일이 통치하게 될 것이다. 독일 군인들은 임시숙소로 선정된 뷔시마을 가정들에게 가서 당분간 생활하게 될 것이다.

부르노 폰 팔크 중위와 주인공 뤼실

군인들이 앙줄리에 댁으로 들이닥쳤다. 부르노 폰 팔크 장교는 개와 함께 머물겠다고 통보했다. 그는 피아노와 책상 열쇠를 정중하게 요청했다. 한밤중 장교의 피아노 소리가 들려온다. 이튿날 벽보에는 앞으로 독일 화폐를 사용하고 9시엔 통금이라고 했다. 소작인 부누와는 총기를 반납했다. 그러나 부누아도 그렇듯이 가정마다 총기들을 숨기고 있는 게 일반적이었다. 마을에는 군인들과 함께 활력을 얻는 듯했지만 자식을 군에 보낸 어머니들은 경멸의 저주 기도를 했다. 소작인 가정들은 먹을 게 거의 없었지만 귀족들 가정은 예외였다. 뤼실의 창고에는 먹을 것들이 많아 몰래 음식을 이웃에 전해 주었다. 소작인 부누와는 아내와 어린아이들과 힘들게 살고 있다. 독일 군인이 안 온다고 해서 안심했지만 느닷없이 군인이 배정되자 당황한다. 보네 중위는 권력을 빌미로 부부를 괴롭혔고 그들의 삶은 망가져 갔다. 뤼실의 집에는 어릴 적 아버지가 사준 피아노가 있다. 가스통이 없는 이후론 시어머니가 피아노 치는 걸 싫어해서 그만두었다. 그런데 장교가 밤마다 피아노를 연주했는데 뤼실에게 위로가 됐다.

부누아 소작인

장교는 작곡가였고 4년 전에 결혼과 동시에 군에 입대했다고 한다. 장교는 무척이나 예의가 바르고 감성적이었다. 그러나 시어머니는 독일은 적이며 보면 눈을 파내고 싶다고 했다. 가스통의 부대가 전쟁 포로가 되어 독일 수용소에 있기 때문에 더 그랬다. 차츰 장교와 뤼실은 바라보는 눈빛과 마음이 달라져갔다. 자유로운 피아노 템포처럼 은밀한 교제가 시작되었다. 부누아 소작인은 말이 넘어지면서 다리를 다쳐 전쟁에 못 나갔다고 한다. 베네 중위가 아내 마들렌에게 전사들을 즐겁게 해 달라며 심기를 건드린다. 소작인은 감춰 둔 총을 꺼내 군인들이 수영하는 근처로 숨어 들어갔다. 베네 중위에게 총을 겨누었으나 쏘진 못한다. 중위를 내보내 달라는 했지만 장교는 상황이 나빠질 거라며 우려했다. 부대는 곧 떠날 거라고 한다. 장교는 뤼실에게 같이 시간을 보내자고 제안했으나 쫓겨나면 갈 곳이 없다고 거부했다. 그러나 시어머니가 교회에 갈 때 둘은 와인을 마셨고 얘기도 나누었다. 장교는 군인 집안 출신으로 형제들과 입대했다고 한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다 어머니가 보이자 숨었다. 뤼실은 가슴이 떨렸다. 어느 날 이웃집 여자가 독일 군인과 관계를 맺고 있는 걸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장교에게 마을 사람들이 상황을 알리는 보내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뤼실과 부르노 장교의 사랑

편지를 읽던 뤼실은 남편이 다른 여자와 사랑하고 애까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시어머니께 따졌고 화를 냈다. 장교는 편지를 태워 버리고 뤼실의 마음을 위로해 주려고 피아노를 연주했다. 동네 사람들이 뤼실과 장교의 관계를 알기 시작했고 배신자라고 손가락질 해댔다. 그럼에도 둘은 서로를 격하게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갔다. 목요일마다 시어머니가 이모댁에 갈 때 사랑하기로 한다. 마을 사람들은 석 달간 군인들과 살았다. 군인들이 소작인 부누와는 체포 영장을 갖고 들이닥쳤다. 숨었으나 총을 들키고 그도 발각이 된다. 수용소에 가서 일 년 살면 된다며 비아냥대자 격하게 싸우다 총에 맞아 보네 중위가 숨진다. 부누아는 오토바이를 타고 가까스로 도망갔다. 마들렌은 숨어있는 부누아가 불편한 다리 때문에 곧 발각돼 죽을 거라고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뤼실은 양심의 가책을 느껴 군인들의 추적을 피해 부누아를 집으로 데려온다.


독일 사령관은 브누와를 찾지 못할 때 시장을 사형에 처할 거라고 예고했다. 뤼실은 시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브누와를 벽장 안쪽에 숨겨주었다. 군인들은 각 가정과 성당까지 곳곳을 수색했고 주민들은 공포에 떨었다. 군인들이 시장의 집에도 들이닥쳤고 건초더미까지 샅샅이 뒤졌다. 범인이 나타나지 않아서 시장은 총살당하고 만다. 뤼실은 독일 군인들을 함께 할 수 없는 영원한 적으로 규정했다. 소작인 부누아는 파리에 가길 원했고 장교에게 얘기해 통행증을 끊기로 한다. 동네 사람들은 뤼실을 독일군 창녀라고 놀렸다. 장교를 찾아가 소작인 딸이 아파서 약을 사 와야 한다고 속여 통행증을 청했다. 장교는 소작인이 왔었느냐고 물었지만 부정했다. 부하가 담배 냄새를 맡았다고 귀띔했다. 영화는 곳곳에서 긴박감을 유발했다. 마치 취조하듯 물어보는 톤과 어두움 속에서 나누는 대화가 상당히 쫄깃한 긴장감을 주곤 했다.

독일군 이동

독일 군인들에게 이동 명령이 떨어졌다. 뤼실은 장교가 작곡해서 연주했던 '스위트 프랑세스' 자유로운 템포곡을 생각해 본다. 이때 '소작인을 위해 뤼실이 꼭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소작인가족을 보면 도움을 주는 게 마땅하지만 목숨까지 내놓을 만큼 위험천만하기 때문이다. 시어머니는 여비와 권총을 주었다. 어머니에게 가스통은 반드시 돌아올 거라고 여운을 남겼다. 이때 뤼실은 다시 뷔시로 돌아올 생각이 없었던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시어머니는 유대인 여자아이도 돌보고 있었다. 보기엔 깐깐하고 도도한 시어머니지만 살뜰하게 챙겨주고 정도 많다. 이튿날 앙줄리에 댁에서 담배 냄새가 난다고 보고 했던 하사가 통행권에 차를 뒤지라고 적었다는 것이다. 순간 브루노 장교는 태연한 척했지만 긴장했다. 뤼실이 검문소를 지나는데 통행증을 본 군인이 메모를 보고 차 트렁크를 열라고 했다. 뤼실은 권총을 슬쩍 주머니에 넣고 내렸다. 트렁크를 여는 순간  부누아가 총을 쏴 군인이 쓰려졌고 달려온 군인도 총을 맞아 죽는다. 이때 장교가 도착했다. 쓰러진 군인들을 보게 되고 장교의 도움으로 벗어난다. 장교는 착잡했고 뤼실은 눈물을 흘렸다.

뤼실과 장교

둘은 감정을 다 말하지 못했다. '왜 둘은 헤어지면서 기다려 달라고 말하지 못했을까?' 미래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리라. 전쟁이 끝난 후 장교의 사망소식을 들었다. 검문소 군인들을 죽이고 달아났던 부누아와 뤼실, 그들을 방관한 장교의 죄는 사형이다. 그러기 전에 그는 자살이었을지 모른다. 부누아와 뤼실은 일주일 후 파리에 도착했다. 그들은 믿음을 위해 싸웠고 프랑스는 4년 후 해방 되었다. 뤼실은 모든 걸 잊으려 애썼으나 장교가 연주했던 음악은 다시 그 세계로 데려간다. <스위트 프랑세즈>는 나치의 프랑스 점령 당시 쓰인 책으로 미완성으로 남았다. 1942년 원작자인 이렌 네미롭그스키는 유대인이란 이유로 체포되어 아우츠비츠에서 39세에 사망했다.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질 없는 미완성으로 남았다. 어쩔 없는 현실이었다. 전쟁 중에 적과의 만남을 어떻게 이어 가겠는가? 전쟁 중에 피어난 불륜이지만 아름다운 사랑이었다. 원고는 60년 후 발견되어 2004년 <스윗 프랑세즈>로 출간됐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다고 한다. 프랑스 여인과 독일군 장교의 사랑을 그린 멜로 로맨스 영화, 아름답고 애절한 피아노 소리와 배우들의 치밀하고 섬세한 연기와 짙은 결말까지 긴박감 넘치며 절제된 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 대작이었다는 평가와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이라 추천드린다.  

https://youtu.be/7gbD2NIeRwQ?si=8wZ_FgAASGFYz0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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