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영화 <무인 곽원갑>이 9월 14일 밤 11시 EBS 명화에 방영되었다. 무인 곽원갑 인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는데 정말 무술에 있어 대단한 인물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내용에 폭빠져 몰입감 본 영화라서 리뷰까지 하게 되었다. 무인 곽원갑은 우인태(위런타이) 감독의 작품으로 화려한 액션 장면과 감동적인 스토리텔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감독이다. 그는 이영화를 통해 무술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성공적으로 표현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청나라 무인 곽원갑은 실존 인물로 중국 무술의 대가이자 민족의 영웅 같은 존재라고 한다. 강인한 정신과 뛰어난 무술 실력을 겸비했으며, 중국 무술의 발전을 위해 헌신했던 인물이다. 이연걸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가 곽원갑의 캐릭터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는 호평을 받는다. 무술 경기에서는 상대방이 쓰러지거나 패배를 인정하면 승리하는 것으로 한다. 맨몸으로 싸워도 창과 칼을 갖고 싸워도 승리는 언제나 그였다.
곽원갑은 어려서부터 아버지가 무술을 하는 것을 보고 자랐다. 그의 아버지는 무술을 가르치는 무사였다. 아버지는 "힘은 그 대가가 따른다"는 이유로 곽원갑이 글공부를 하길 원했다. 그러나 그는 무술이 재미있어서 몰래 연습을 하곤 했다. 아버지 곽은재는 조중강과 시합에 생사장에 서명을 하고 나갔다. 시합에 승복했고 곽원갑은 속이 상했다. 그래서 동네 아이들과 자주 시합처럼 싸움을 했다. 그는 앞으로 절대 누구에게도 패하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 어머니는 그가 천식 때문에 무예를 하면 안 된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어떠한 순간에도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라고 가르친다. 원갑은 공부도 하면서 무술을 익혀 나갔다. 원갑에게 예쁜 딸아이가 있었다. 결혼을 해서 딸아이가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보면서 그 부분을 놓친 것 같다. 어머니는 원갑에게 새장가를 가라고 하지만 그는 오로지 무예를 익히는데 올인한다.
무예 곽원갑
1900년 중국의 도시 천진이다. 곽원갑은 언젠가 천진의 고수가 되고 싶어 할 정도로 무술에 심취해 있다. 10미터 위에서 두 사람이 목숨을 내놓고 대결하는 중이다. 그러기에 원갑의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시작 전 생사장에 사인을 하고 경기에 임한다. 많은 사람들이 잘 볼 수 있도록 무대가 높다. 적수는 고양이 권법까지 동원했으나 무예의 달인답게 승리는 곽원갑에게 돌아갔다. 원갑의 친구 중 얼굴도 잘생기고 공부를 잘했던 친구가 의외로 술집을 하는데 장사가 아주 잘됐다. 장사의 수환이 그에게 있었나 보다. 원갑은 친구가 주는 커피를 마시고 인상을 쓴다. 20세기초에 서양 문물을 받아들여서 중국에 커피 문화가 있었다는 게 신기했다. 원갑은 주변 사람들에게 '구경꾼일 때는 누가 이기든 상관없지만, 이곳에 올라온 이상 꼭 이겨야 함'을 강조했다. 원갑은 그만큼 승부에 상당히 집착을 했으며 상상 속에서도 언제나 이겨서 '사부님 멋지다'는 소리를 마음으로 듣게 된다. 그래서 그는 언제나 이기는 사람으로 남아야 했다.
그는 한 사람 상대로는 성이 차지 않아 10명 이상이 한꺼번에 싸우도록 했으나 그래도 모두 이기게 된다. 드디어 그는 이제 천진의 무예 고수가 되었고 곽대협이라는 별칭을 얻게 된다. 그의 주변에는 친구들과 제자들이 늘어났다. 사람들을 데리고 술집에 가서 술을 마셨기 때문에외상값도 많아졌다. 원갑의 수입은 줄어드는데 외상은 갈수록 늘어갔다. 아버지의 걱정대로 원갑은 힘을 악용하여 으스대기 일쑤였다. 게다가 자신의 제자를 다치게 한 진사부를 찾아가게 된다. 생일날 술파티가 열린 곳에 원갑은 진사부를 찾아가 생사장을 걸고 싸움을 요청했다. 친구는 원갑에게 그러지 말라고 요청했으나 사람들을 모두 내보내고 제자를 괴롭힌 진사부와 싸움을 걸었다. 진사부의 머리에서 피가 나고 둘은 생사를 건 칼싸움을 했고 진사부는 피를 토하고 쓰러지게 된다. 술집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고 관계를 엉망으로 만든 것이다.
영화속 장면들
드디어 그는 천진의 고수가 됐지만 진사부는 죽는다. 그러나 원갑은 기쁘진 않았고 오히려 마음이 황량하기만 했다. 게다가 어머니와 딸이 진사부의 아들에게 죽임을 당하고 만다. 진사부 아들을 찾아갔고 그의 아내와 자식도 죽이고 싶었지만 그냥 나오고 만다. 더 이상 죽음으로 맞대응하고 싶지 않았던 원갑의 바람이었을 것이다. 그는 도망치듯 다른 곳으로 향하여 가다가 강물을 건너다 빠졌다. 그가 흘러온 곳은 평화롭기만 한 시골이었고 사람들에 의해 구해졌다. 중국의 시골 경치가 아주 아름다웠다. 장가계를 갔을 때 중국의 멋진 풍경을 보았기에 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원갑은 이곳에서 아름다운 월자를 만나게 되고 그녀의 도움으로 다시 삶의 의미를 찾는다. 월자는 '사람은 말끔히 씻어야 가볍게 살 수 있다'라는 할머니 이야기도 원갑에게 전한다. 계단식 논에서 사람들이 농사를 짓고 월자는 피리를 불고 아이들은 평화롭다. 자신이 그토록 무술로 싸움만 하던 세상과는 정반대의 세상에 온 것이다. 그곳은 마치 천국에 온 것 같았다. 월자는 아름다웠고 마음씨도 착했다. 그러나 눈이 보이지 않아서 세심하게 신경을 쓰며 요리를 했다.
시골 마을에서의 원갑
우리나라 60~70년대처럼 옛날식으로 모내기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천진의 머리스타일은 앞머리가 없고 뒷머리를 길러 묶었는데 중간 머리만 길러 묶는다. '모종도 생명이 있어 너무 가까이 심으면 안 되며 사람도 너무 가까이하지 않고 존중해야 한다'며 여인은 보이지 않는 눈으로 벼모종을 심었다. 사랑하는 월자로 인해 주변의 사소한 것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였다. 바람이 불어도 바람을 느낄 줄 아는 원갑이 되었다. 월자는 '부모 기일에 같이 가자'라고 한다. 원갑이 할 얘기가 있다고 하자 월자는 혹시 떠날 거냐고 묻는다. 원갑은 기일에 같이 가자면서 약속을 했고, 천진에 갔다가 다시 올 거라 말했다.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갔는지 알 필요 없어요, 그러니 나한테는 그저 당신은 누렁이일 뿐이에요."라고 월자는 말하며 기억할 거라 한다. 원갑은 1907년 천진에 도착하는데 역시 큰 도시라 사람들이 많고 거리가 복잡하다. 서양문물이 들어와 사람들의 모습도 많이 변화되었다. 그를 천진의 고수라 말하던 걸인만 원갑을 알아본다. 원갑의 옛 집에 가니 쓸쓸하다. 집안일을 돌봐 주었던 관리인이 그를 반겨준다. 원갑이 떠난 뒤 빚쟁이들이 몰려들었고 집안의 물건들을 가져갔다고 했다. 누군가?(친구) 돈을 보내 주는 것으로 간신히 유지해 왔다고 한다.
지금까지 제사를 모셨던 것들은 불태웠고 어머니 묘소에 절하고 진사부 아내를 찾아가 그동안 자신이 잘못했다고 사죄했다. 그리고 진사부 사진 옆에 가서 고개를 숙였다. 이때 원갑은 진심으로 참회하며 무술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된다. 이제 곽원갑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무술을 통해 세상을 구원하고 중국인의 자존심을 회복하고자 한다. 그래서 그는 친구에게 찾아가 돈을 빌려 달라고 했지만 더는 친구가 아니라고 거부했다. 친구는 그가 다시는 싸움하는 걸 원하지 않아서 그랬을 것이다. 누군가 돈을 보내왔고 다시 그는 2년 뒤 싸움장에 섰다. 이게 영화의 첫 장면이었다. 덩치가 세배정도 큰 외국인 상대와 원갑은 게임이 되지 않았다. 그를 어린아이 다루듯 했다. 그래도 그는 밀리지 않고 기술적으로 상대를 공격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원갑의 승리로 돌아갔다.
무술사 원갑
원갑이 다시 무예를 하도록 이끌고 돈을 보낸 건 출세를 한 친한 친구였다. 원갑은 친구를 찾아가 우정을 확인했으며 그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진무 체육회가 몸과 성품 정신 그리고 상호교류하는 단체를 세우도록 친구는 원갑을 돕기로 한다. 원갑은 무술을 통해 자기 계발과 인격수양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원갑을 제거하기 위해 음모가 꾸며지는 걸 그는 까마득하게 몰랐다. 4:1로 원갑에게 붙기로 하면서 그를 함정에 빠트리려 한다. 친구는 예감이 좋지 않다며 말린다. 원갑은 이번 경기를 이기고 나서 월자랑 할머니를 뵈러 간다고 친구에게 말한다. 그러면서 진무 체육회 회장을 맡아 달라고 한다. 일본인 대결자와 대화를 통해 원갑은 자신의 철학을 말한다.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어렵다는 것이다. 상인회와 진무체육회에서 4:1 대결을 받아들이고 원갑은 네 사람과 싸우게 된다. 일본인은 칼, 원갑은 쌍절봉으로 맞섰다. 중간에 칼과 쌍절봉이 바뀌었으나 원갑은 정중히 바꾸어 준다.
두 번째 싸움을 하기 전 원갑은 물에 독이 든 걸 모르고 마시고 올라갔다. 그것이 그들의 계략이었던 것이다. 무술로 원갑을 이길 수 없었던 그들의 술수였던 것이다. 원갑이 싸움을 하다 피를 토하면서 독이 몸에 퍼진다. 제자들은 원수를 갚자고 하지만 원갑은 더 큰 화를 부를 테니 그만하라고 한다. "자강불식"하며 둘의 싸움을 부추긴다. 일본인과 치열하게 싸웠고 원갑은 쓰러졌다. 그러나 일본인은 피를 토하며 싸움을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원갑의 손을 들어주었다. 일본인은 경기를 하며 원갑의 진심과 그의 가치관을 알게 되었고 원갑이 이긴 것으로 양보를 하고 만다. 그러나 곽원갑은 독약 중독으로 42세에 세상을 떠났다. 무술을 사랑했고 무술 안에서 치열하게 살다 간 그였지만 결국 무술로 인해 패가망신을 했다. 아버지의 바람대로 무술을 하지 말 것을 원했지만 보고 자란 게 무술이라 어쩔 수 없는 그의 선택이 되었다. 그는 월자에게 돌아간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싸움에 이기고 살아서 시골로 돌아가 월자와 행복하게 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월자의 순수함과 사랑을 살면서 더 담았더라면 원갑도 훨씬 더 행복한 삶을 살지 않았을까? 그것이 원갑이 가진 한계였는지 모른다. 이번 기회에 곽원갑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다. 이연걸의 연기도 무척 좋았다. 다시 보고 싶은 영화로 꼽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