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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미영 sopia Nov 19. 2024

일상 - 늦가을 손주들과 시간을 보내며

김밥  만들기, 아파트 산책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아직 김장을 안 해서  그런지 추운  날씨가 더 을씨년스럽다. 얼른 김장을 끝내야지 하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진다. 올해는 시아버님도 요양원에서 생활하시니 김장은 한 박스 줄여 3박스만 해야겠다. 남편은 두 박스만 하라고 하는 걸 그래도 3박스는 해야 만두도 해 먹고 김치찌개도 끓여 먹을 거라고 우겨서 이번주 금요일에 남편과 둘이 하려고 배추를 주문해 놓았다. 익은 김치를 쏭쏭 썰어 돼지고기와 두부, 청양고추와 파를 썰어 넣고 소금과 후추 거기다 참기름을 넣어 만든 넣어 만든 만두를 맛있게 먹게 될 것이다. 워낙에 만두를 좋아해 만두피도 직접 만든다. 미리 반죽한 것을 냉장고에 넣어 하루정도 숙성 시키면 쫄깃한 식감과 더불어 만두의 맛도 더 좋다.


딸과 사위가 일산 박람회 참가를 한다고 해서 3박 4일 손주들을 돌보게 되었다. 4년을 돌보아 주어서 더 많이 정이 들고 잘 따르는 손수들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할머니의 주먹밥과 잔치국수를 좋아하는 녀석들과 같이 생활하는 시간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 이번에도 뭐 해줄까 물었더니 주먹밥을 해달라고 한다. 큰딸이 미리 예견을 하고 햄을 사다 놓았다. 햄을 구워 계란을 얇게 부쳐서 썰고 단무지를 쫑쫑 썰어 조미김을 넣고 참기름과 깨소금을 넣어 만들어 주었더니 아주 맛있단다. 그리고 잔치국수도 사다가 육수를 내서 호박과 당근을 살짝 볶고 계란지단을 붙여 고명을 얹어 주었더니 잘 먹는다. 이렇게 같이 지낼 때 '아이들에게 뭔가 더 맛있는 걸 해줄 게 없을까' 생각하다가 "김밥을 싸줄까?" 하고 물으니 대 환영이다.

손주들을 위한 김밥 만들기

둘 다 좋다고 할머니 최고라며 엄지 척을 해 보인다. 그래서 미리 마트에서 김밥 만드는 재료 세트를 사다 놓았다. 토요일 학교도 안 가고 종일 드나들며 먹으라고 오전에 일찍 재료를 준비해 놓았다. 햄도 썰어져 있는 걸 떼어 프라이팬에 살짝 볶았다. 단무지는 물기를 흔들어 빼주고 맛살은 반으로 갈라놓았다. 계란지단도 붙여 썰어 놓았다. 시금치를 잘 먹으면 좋지만 먹지 않아 준비도 하지 않았다. 김도 10장이 준비돼 있으니 밥을 잘 준비해 싸면 된다. 모처럼 손주들을 위해 김밥을 싼다. 요즘은 조금만 나가면 김밥집이 있어서 사 먹으면 그만이다. 그래서 시간을 들여 구태여 만들 필요도 없지만 손주들 기억에 할머니가 해 준 김밥의 추억을 주고 싶어서 시간과 노력을 아낌없이 들이고 있다. 특히 상냥하고 말이 많은 손주 현준은 할머니의 손맛을 시시때때로 얘기해서 더 해주고 싶게 만든다. 김밥을 싸서 예쁜 그릇에 담아주니 맛있게 먹으며 아주 좋아한다.

아파트 산책

대부분 오전엔 성당을 가느라 시간을 할애했는데 토요일 오전에는 아파트를 걸어 보기로 했다. 평소에도 걷기를 좋아해서 자주 아파트를 걷는다. 요즘 최고의 날씨에 단풍까지 예쁘게 물들어 아침 기운을 느껴 보고자 밖을 나섰다. 지난주 토요일에는 늦가을을 느끼기에 최적의 날씨였다. 오후에는 결혼식장을 가야 해서 아침 10시쯤 집을 나섰다. 그리고 들어오는 아파트의 풍경들을 휴대폰 카메라에 담았다. 그런데 좋은 풍경의 모습을 찍어서 보면 눈으로 보는 것과는 좀 다르다. 이 아름다운 모습을 다 카메라에 담을 수 없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그래도 곳곳을 걸으며 눈에 들어오는 모습을 카메라에도 담고 마음에도 담는다. 확실히 전보다 여름이 길고 가을이 짧게 느껴진다. 늦가을을 이렇게라도 충분히 맛볼 수 있으니 다행이다. 지금, 여기, 이 순간이 행복하다.

3년전 스토리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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