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화제성 서비스 디자인 사례집

서비스 디자인 Brain Feed 5화

 

 안녕하세요. 이번 칼럼에서는 지난 칼럼과 달리 브랜드 하나를 집중해서 보지 않고 단편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서 화제가 된 브랜드의 스폿성 서비스 디자인 사례들을 모았습니다. 브랜드 전체를 아우르는 서비스 디자인의 관점도 중요하지만 어떤 시기에는 브랜드가 특정한 메시지나 브랜드 사업 내 일부를 강조하는 일이 더 중요할 때가 있게 마련이지요. 그리고 그런 때에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이 그 브랜드를 향한 긍정적 관심을 가지게 될지 여부가 판가름 나기도 하지요. 이번 화에서는 최근에 화제가 되었던 서비스 몇 가지와 좋은 경험 이벤트의 사례로 자주 회자되는 사례들 가운데 재조명해 볼만한 것들을 함께 모아 정리했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봐주세요.  




1) Refinery 29 : 29 Rooms

출처 : http://www.refinery29.com/29rooms/

  29 Rooms Is Refinery 29's Funhouse Of Style, Culture, And Technology


 첫 번째 사례는 라이프 스타일 미디어 브랜드 Refinery 29(리피아너리 29)입니다. Refinery 29는 현대 여성의 스타일리시하고 균형 잡힌 삶의 지향점을 제시하는 것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웹사이트에 들어가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브랜드는 패션과 라이프 스타일의 트렌드는 물론 할리우드 가십과 정치적인 쟁점의 일부도 다루는 웹 기반 미디어입니다. 요즘의 우리에게는 익숙한 형식의 페이지가 되었지만 창립 당시에는 색다른 편집과 트렌디한 정보의 빠른 업데이트로 뉴요커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지금은 뉴욕, LA, 런던, 베를린에 이르는 세계 주요 4개 도시에서 발간하는 매체입니다.

  이 브랜드가 최근 3년간 기획한 29 Rooms(29 룸즈) 이벤트는 좀 신선합니다. 이벤트에 참여하는 사람의 수가 증가하고 이벤트를 유치하고 싶어 하는 지역이 늘어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29 Rooms는 이벤트 이름 그대로 Refinery 29의 상상력의 집약체를 29개의 서로 다른 방에 실제로 구현한 'Fun house'입니다. Refinery 29이 세계적인 예술가, 사상가, 브랜드 등 세상을 바라보는 스스로만의 특별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과 기획하고 제작한 29개의 방은 적극적으로 관객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참여하는 모두가 제각기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큐레이팅한 공간들입니다.  

  매년 29 Rooms는 새로운 테마를 가지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올해는 'Turn it into Art'가 이벤트의 메인 테마입니다. 한 가지 감각에 제한을 두지 않고 공감각적 체험을 지향하는 놀이터인 29 Rooms는 미국 동부에서 시작했지만, 영역을 넓혀 올해 연말에는 미국 서부에서도 전시를 한다고 합니다. 던킨 도너츠, 다이슨, 캐딜락같이 우리에게 익숙한 브랜드와의 협업도 눈에 띄네요. 훨씬 흥미로운 방이 많지만, 예술가들의 작품보다는 하나의 브랜드가 29 Rooms 방 한 켠에서 표현된 방식을 보시면 29 Rooms의 성격을 더 쉽게 이해하실 것 같아 다이슨의 방 이미지를 가져와 봤습니다.  



출처 : (상)Getty Images for Refinery29 /  (좌하) http://deskgram.org/p/ (우) Pinterest



 다이슨의 주력 신제품인 헤어드라이어의 기술을 체험하고, 인스타그램용 프로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Sonic Spin room (소닉 스핀 룸)입니다. 일반적인 방식으로 헤어드라이기 제품을 체험하기보다는 강력한 다이슨의 바람을 이용해 뱅글뱅글 돌아가는 바람개비와 흩날리는 머릿결을 뽐내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 공간입니다.

▶ 차용할 수 있는 포인트 : 브랜드 전시관을 만들 때 실제 사용자가 전시관에서 제품을 가장 재미나게 즐기면서도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을 인지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자발적인 홍보가 되는 브랜드 공간 기획의 참고 사례입니다.




2) HBO : The escape


출처 : https://www.sxsw.com/


 제가 정말 좋아하는 HBO 방송국의 사례입니다. 방 탈출 게임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시죠? 근 몇 년 간 많은 이들을 다시 보드 게임과 추리 게임의 열기로 이끈 하나의 Fad(패드)였지요. 방 탈출 게임의 기본 룰은 특정한 방 안에 갇힌 사람들이 그 방 안에 숨겨진 문제를 풀거나 단서를 찾아내 추리를 하면서 일정 시간 안에 그 방을 탈출하는 것이에요. 이 게임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고, 한국에도 수많은 방 탈출 게임 방이 생겼습니다. HBO는 미국과 세계 전역으로 퍼진 이 게임 문화에 주목해 올해 초 열린 SXSW에서 메가 방 탈출 게임 경험 디자인을 성공적으로 기획했습니다.  


출처 : https://www.unit9.com/project/hbo-escape-room/


 HBO에서 방영한 TV 쇼 가운데, 가장 인기가 있는 Veep(부통령이 필요해), Silicon Valley(실리콘 밸리), 그리고 말이 필요 없는 Game of Thrones(왕좌의 게임) 이 세 개의 테마를 적절히 연결해 만든 방 탈출 서비스는 각 티비 쇼 팬들과 방 탈출 게임 팬 양 쪽으로부터 박수를 받았습니다. 스토리가 탄탄한 미드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경험 몰입도가 높았고, 실제 세트에서 사용하는 소품들이 등장하여 상상 속의 이야기를 실화에 가깝게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은 서비스였습니다.  

▶ 차용할 수 있는 포인트 : 브랜드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것이라 하더라도 대중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트렌드에 주목하고, 브랜드에서 경험 디자인의 측면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꼼꼼히 뜯어본 노력이 돋보이는 사례입니다.




3) Lean Cuisine : #WeighThis


출처 : https://www.behance.net/gallery/32606305/WeighThis-for-Lean-Cuisine


 이미 4년 전 사례긴 하지만 Lean Cuisine(린 퀴진)의 #WeighThis(웨이디스)라는 캠페인은 늘 회자되는 서비스 기획 사례라 꼭 소개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Lean Cuisine은 냉동식품의 품질을 높여 미국인의 식습관과 건강의 기준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브랜드입니다. 저지방, 저칼로리를 표방하는 냉동식품 브랜드라고 생각하면 되는데요. 냉동식품을 선택할 때는 음식의 질 보다 편의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뒤집어 편리한 음식이라고 꼭 몸에 안 좋을 이유는 없다는 게 Lean Cuisine의 논리입니다.  


       

https://youtu.be/h1I_hFwzOYA



 캠페인은 뉴욕 그랜드 센트럴 역에서 진행되었으며, 여성들에게 스스로의 무게를 재보는 일에 참여하라고 권유하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공간에서 스스로의 무게를 측정한다는 것에 많은 여성들이 동의할 리 없었지만 이 이벤트에 공감한 사람들의 수는 현재까지 2억 4천만 명이나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Lean Cuisine이 #WeighThis 이벤트를 통해 재보라고 한 것은 각 여성의 몸무게가 아니라, 스스로가 원하는 기준에 맞춰 측정한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https://vimeo.com/176464628



 참여한 사람들은 '내 안의 사랑', '유방암을 이겨낸 힘' 등 자신이 선택한 가치로 스스로를 측정하겠다는 선언에 동참한 것이죠. 그리고 이 이벤트에서는 Lean Cuisine의 제품을 실제로 접하게 하는 터치 포인트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었습니다. 실제로 Lean Cuisine에서 만드는 제품은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긴 하지만, 제품을 홍보하는 것보다는 브랜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충실한 경험 디자인이었지요. '당신의 성취, 당신이 추구하는 가치가 저울 위 당신의 몸무게보다 더 중요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이 이벤트는 사람들로 하여금 Lean Cuisine 제품에 담긴 철학이 무엇인지를 더 확실하게 인지하게끔 해준 좋은 사례가 되었습니다.  

  ▶ 차용할 수 있는 포인트 : 고객의 경험을 고려할 때, 브랜드에서 원하는 특정 제품을 직접 보여 주거나 체험하는 형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도 브랜드 철학을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있으므로, 브랜드의 철학을 명확히 소통하고자 할 때는 이런 우회적인 방식의 캠페인도 가능합니다.




4) Misereor : Charity Donation Billboard

출처 : https://www.dandad.org/awards/professional/2015/direct/24649/the-social-swipe/


 Misereor는 독일의 relief NGO입니다.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요 근래 현금으로 무언가의 금액을 치른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하시나요? 보통 카드로 결제를 하거나 한 사람에게 공통의 돈을 나눠 부담할 때도 카카오페이, 토스 등의 앱을 활용하는 일이 훨씬 많아졌습니다. 이 NGO는 그런 사람들의 소비 행태에 착안해 Social swipe라는 서비스를 기획했습니다. 그것도 이미 3년 전인 2014년에요.

  위 이미지는 공항에 설치되어 있던 스크린입니다. 스크린에는 이 단체에서 해결하고 싶은 사회적 문제에 대한 디지털 포스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위의 그림처럼 식량 부족과 관련해서는 빵을 하나 보여주는 것이죠. 그런데 독특한 건 그 포스터의 중앙 부분입니다. 보시다시피 한가운데가 끊겨 있습니다. 그리고 스크린 하단에 카드를 긁으면, 기부가 된다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만약 호기심을 가진 누군가 다가가 가운데에 카드를 긁으면 디지털 포스터의 이미지는 빵이 잘리는 이미지로 변경됩니다. 위에서 아래로 카드를 움직이는 행위에 맞춰 변하는 빵의 이미지 덕분에 마치 실제로 내가 빵을 잘라 식량난에 고생하는 사람들을 위해 빵을 건넸다는 연상 작용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실제로 나의 기부가 사회에 미칠 영향이 직관적으로 인지되는 것이죠. 기부에 드는 비용도 부담스럽지 않은 금액이기 때문에 참여의 허들이 낮고, 지나가다 기부 행위를 본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출처 : http://bbs.danawa.com/view?boardSeq=175&listSeq=2886158&ef=false&past=Y


 서비스는 거기서 끝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반짝 흥미롭게 기부했던 일이 잊힐 때쯤 다시 한번 기부로의 동인이 될 만한 작은 장치를 해둔 것이죠. 사람들이 명세서를 확인할 때, 그 일회성 기부에 대한 감사의 말과 함께 정기 기부가 가능한 링크를 소개합니다. 물론 이 간단해 보이는 서비스 뒤에는 후원의 총체적인 서비스를 새로이 디자인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했고, 그 안에는 공항, 결제 시스템, 은행 시스템과의 협업도 포함이 되었습니다.

만약 이 비슷한 접근을 모바일 결제 플랫폼을 이용해 기획한다면 어떤 일들이 가능해질까요?

▶ 차용할 수 있는 포인트 : 20대는 무게가 나가는 화장품은 모두 모바일로 결제한다고 하지요. 제품을 쉽게 결제하는 디지털 결제 방식에서 출발한 다양한 서비스를 상상을 해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일회성 이벤트 중심으로 기획이 된 서비스 디자인 사례를 찾아보았습니다. 전체적인 사업의 방향에 있어서 서비스 측면을 고려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그 서비스에 대한 고객 접점을 넓히는 방안에는 보셨듯이 강렬한 인상을 주는 짤막짤막한 터치 포인트들로 인한 화제를 이끌어 내는 방식도 분명히 필요합니다. 사업의 단계와 특성에 맞춰서 다양한 서비스를 고민하고 계실 사우 분들이 고민의 시작과 중간에 참고하실 수 있는 사례들이었기를 바라며 이번 화를 마칩니다.






작가의 이전글 온라인 공룡, 아마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