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팔자가 상팔자
흔히들 개팔자가 상팔자라고 하잖아요.
"야! 네가 나보다 낫다" 라면서..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요즘 개들은 정말 행복할 거야."
개들이 인간을 지배하고 머리를 잘 써서 인간에게 사랑받으며 편하게 살고 있다고 말이죠.
그런데 이 '개'라는 존재와 제가 약 3년 정도 살아보니...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개들의 삶, 개들이 인간에게 주는 행복을 몸소 체험해봤더니 충분히 자격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 개들은 이미 저에겐 가족이고 자식이나 다를 바 없는 존재가 되었어요.
이 개자식들이 하는 일은 아침에 일어나서 귀엽기 시작하더니 자기 전까지 귀여운 모습을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저에게 노출합니다.
이렇게 3년 내내 보고 있어도 귀여운 존재라니. 정말 믿을 수 없죠.
아침에 일어나서 개자식의 머리에 뽀뽀를 하고 털에 얼굴을 비비며 아침을 시작합니다.
사실 이 행동은 이 녀석을 볼 때마다 합니다. 입장 바꿔서 생각하면 아주 짜증 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리 많이 물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요즘엔 제법 힘 조절도 잘해서 피가 나지 않을 정도로만 아프게 물죠.
점점 똑똑해지고 있는 이 녀석.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제 의자 밑에서 누워서 자고 있어요.
늘 같은 모습으로 이렇게 잠만 자고 있는데도 귀여운 존재. 개 털의 꿉꿉한 냄새나 구수한 발바닥 냄새, 입 주면의 습한 냄새에 저는 그만 중독되고 말았습니다.
날마다 산책을 하고 외출할 때면 걱정돼서 조금이라도 빨리 들어가게 되고 많은 책임과 불편함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녀석을 만나고 나서 저는 더 행복해진 게 분명합니다.
아무런 이유 없이 날마다 웃게 되니까요.
그래서 넌 충분히 자격 있어!
넌 상팔자로 살아야 해.
고마워 나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