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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드 Jul 24. 2024

마음 개업식


부엔 까미노



나는 매일 화단으로 출근해.

들통나지 않으려면 나뭇잎, 온도, 창문

이런 미끄러지는 무늬가 필요하거든.


봐, 느림보가 안개를 피웠어.

평범한 여름이 내게 올까.

머리카락을 감으면

얼음이 녹아내려.


빙하야, 이제 너의 새로운 이름은

마음이란다.


우유를 운반할 준비를 마쳤니?


출렁거리는 유리들.

흰 털뭉치로 차린

우리의 한 끼.


이제 우리의 시절에는

작별이 벌목처럼

유행할 거야.


나는 말야.


세상의 모든 돌멩이에게

내가 저금해 놓은 단어들을

선물해 주고 싶어.


오늘 종잣돈 없이

근사한 구름을 장만한 거야.


그러니,

하얀털 모자야, 빨간 점퍼야,

걸음마하는 딸아,

네 호주머니에서

시간이 빠져나갔다는 말은

금물이야.


총총.


하얀털 모자와 빨간 외투를 입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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