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희 Jan 27. 2024

어린 밤

어린아이의 웃음소리처럼 흩어져 내리는

눈송이들이 마을의 지붕을 덮었다

크나큰 빨간 풍선이 마을 한가운데 광장에서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엄마와 아빠의 잠에 든 숨소리만 귀를 채우던 어린 밤

나는 고요한 행복에 두려워했었다

뿔 달린 도둑이 창문을 타고 들어와 이 평온을 훔쳐 갈까 봐

그 일이 너무나 쉬울까 봐


그리고 그 모든 일이 지나간 오늘 밤

밤이 끝나고 새벽이 오는 일처럼 사랑한다는 고백이

나를 영원히 떠나지 않을 사랑으로부터 마음 깊숙이 들려왔다


알지 못해도 나는 알 것만 같다

훔쳐간다고 해서 사랑은 덜어지지 않겠구나

작가의 이전글 넓은 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