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어린아이의 웃음소리처럼 흩어져 내리는
눈송이들이 마을의 지붕을 덮었다
크나큰 빨간 풍선이 마을 한가운데 광장에서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엄마와 아빠의 잠에 든 숨소리만 귀를 채우던 어린 밤
나는 고요한 행복에 두려워했었다
뿔 달린 도둑이 창문을 타고 들어와 이 평온을 훔쳐 갈까 봐
그 일이 너무나 쉬울까 봐
그리고 그 모든 일이 지나간 오늘 밤
밤이 끝나고 새벽이 오는 일처럼 사랑한다는 고백이
나를 영원히 떠나지 않을 사랑으로부터 마음 깊숙이 들려왔다
알지 못해도 나는 알 것만 같다
훔쳐간다고 해서 사랑은 덜어지지 않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