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을 남기는 오늘 이 시간이 참 좋습니다.
모니터 앞에 앉으니 설렙니다.
하얀 바탕에 깜빡이는 커서를 바라보고 있으니 그 속도에 맞춰 콩닥콩닥 합니다.
무얼 쓰겠다는 목표는 없습니다.
오랜 시간이 흘렀다는 생각에 글쓰기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랬더니 설렘의 콩닥임이 시작된 것 뿐.
쉼이라는 시간동안, 그리웠나 봅니다.
브런치에 마지막 글을 남긴지 4주가 되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발행하던 브런치북 [마음에 그리는 잔잔한 물결] 시집에 저의 마음이 담긴 시가 30편 채워지면서 마감을 하였지요. 계속 이어가야겠다는 마음과 잠시 쉬어가야겠다는 마음 사이에서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아주 빨리 흘렀습니다. 그런 갈등 속에서 자연스럽게 쉼의 시간으로 빠져들어갔습니다.
쉼의 시간은 독자의 시간이 되고, 일주일에 한편의 글은 꼭 써내야만 한다는 강박과 비슷한 감정에서 벗어나 자유로이 드나드는 방문객이 되게 해주었습니다. 처음엔 매일 들어와 글을 읽었지만 그러다 이틀, 사흘, 나흘... 띄엄띄엄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독자의 시간으로 훨씬 많은 글을 읽게 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걸 알아갑니다. 그곳에 속해 있을 때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고, 바라보고 느끼며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을요.
쉼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뭔가 안에서 새로운 감정이 생겨남을 느꼈습니다.
끌림. 알 수 없는 끌림의 감정. 뭐라 표현해야할까 고민해보니 설렘과 그리움이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 브런치 작가가 되었을 때의 설렘, 떨려하며 글을 쓰고 발행버튼을 눌러 연재하며 브런치북을 완성해 나갔던 시간에 대한 그리움.
그 감정에 이끌린 아침입니다.
열린 공간.
언제든 돌아올 수 있고 글을 읽을 수 있고 글을 남길 수 있는 열린 공간.
거꾸로는 언제든 떠날 수 있는 그런 공간.
그럼에도 블로그와는 달리, 연재라는 것을 시작하면 독자와 나와의 약속을 지켜야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나태해질 수 있는 나를 다잡을 수 있는 곳. 그런 공간이어서 매력적인 브런치입니다. 그래서 좋습니다.
쉼은 그리움을 낳고~
한달가까이 멈추었던 시쓰기를 떠올려주었습니다.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 날에~
몽글몽글 다시 되살아나는 감정을 써나갈 준비를 해봅니다.
오랜만에 브런치에 흔적을 남기는 오늘 이 시간이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