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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각화 Nov 09. 2024

엄니의 꽃잠

코스모스 꽃 물든 엄니의 소맷동

향기는 국화향이라네

어딜 다녀오셨나 

치맛단에 모든 것이 맺혔구나

벼이삭의 볍씨도, 대롱대롱 낙엽도


나들이가 고단하셨던가

고사이 잠드시네

뽀얗게 피어나시며

곱게도 꽃잠이 드시네


그새도 아까우신가

한걸음도 못 걷겠다 하시고선

그 먼 길을 한걸음에 떠나시네


배웅하는 한걸음에

엄니는 만 걸음을 걸으시니

따라잡을 길 없고


어느샌가 날아올라

훨훨 날아올라

연기되어

구름 되어

공기 되어

바람 되어 날으시네


어머님을 보내드리고 며칠이 지났습니다.

앓이의 시간 속에 연재일이 다가와 글을 쓰다 보니...

다른 생각으로 벗어남 없이 결국 엄니를 떠올리며 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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