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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 가치의 생성에서 전달로 가는 길

중심이 상대방이 아닌 여전히 나에게 있음을 깨닫는 과정

by Yoo

가치의 생성에서 전달로 가는 길은 생각의 중심을 나에서 상대방으로 옮기는 과정입니다. 쪽 끝에 내가 있고 다른 쪽 끝에 상대방이 자리 잡은 직선의 가운데 어디에 생각과 입장을 더 생각할지 고민하는 과정이며, 나의 한정된 체력과 정신력을 몇 대 몇의 비율로 나와 상대방에게 나눠줄까를 고민하는 과정입니다. 반드시 해야 할 변화이지만 이 변화를 처음 겪는 기획자는 생각보다 많 감정적 동요를 겪을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겪을 수 있는 감정적 동요는 내가 만든 결과물에 대한 불만족입니다. 우리의 체력과 정신력은 절대로 무한하지 않습니다. 한 살 한 살 나이가 먹고 연차가 쌓이면서 신경 쓸 일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데, 많은 경우 체력은 줄어들고 체력이 온전하지 못할 때는 정신력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이 상황에서 가치 생성에 쏟던 노력을 가치 전달 나눠주며, 내가 기존에 생각하고 행하던 노력의 수준을 가치를 만드는데 쏟을 수 없게 됩니다. 이에 따라 본인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기준을 훨씬 하회하는 결과물이 만들어지거나, 생각했던 일정보다 프로젝트가 딜레이 될 수 있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게 됩니다.


다음으로 겪을 수 있는 감정적 동요는 나의 중심을 잃어가는 느낌입니다. 의 고민의 결과에 대한 가치 평가의 주도권을 내가 아니라 상대방에게 넘겨준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흔들림을 우리에게 안겨줍니다. 히 부정적인 반응을 상대방으로부터 몇 차례 듣게 되면 가치를 전달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합니다. 알맹이를 만들기 위해 들일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그 시간을 이런저런 걱정이 차지하게 됩니다. 이것이 반복되면 나의 기획을 버려야 되나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됩니다. 어느새 일이 아니라 감정노동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러한 감정적 동요를 처음 겪으면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옵니다. 정적 동요가 깊어지면 상대방을 괴물로 만들고 스스로 만든 괴물과 싸우느냐 아까운 나의 자원을 모두 소모하게 됩니다. 그러나 기억할 것은 괴물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 누구도 내가 감정적 동요에 나의 아까운 자원을 낭비하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본적으로 상대방은 내가 만든 가치에도 관심이 없지만 나의 불행에도 관심이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내가 가치를 전달받는 상대방은 내가 잘되고 잘하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자신도 그 성과를 바탕으로 조금이나마 더 잘될 수가 있으니까요.


따라서 가치 전달이 겉보기에는 상대방에게 중심을 내어주는 것일지 보일지 몰라도, 여전히 그 중심이 나에게 있다는 감각을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치 전달에 노력을 내어주면서도 나의 결과물에 만족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스스로입니다. 가치 전달이 필요한 부분에 집중하고 다른 부분은 덜어내는 전략적 선택,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맞춰간다는 생각, 고민의 총량을 채우는 데 사용하는 바가지의 크기에 대한 메타인지, 각자의 역할을 할 뿐 나의 불행을 원하는 상대방은 없다는 상식의 이해 모두 나의 몫입니다. 내가 중심이 되어 이해하고 판단하고 결정할 일들입니다.


이 모든 결정권을 여전히 내가 가지고 있음을 아는 것이 가치의 생성에서 전달로 나아갈 때 반드시 가지고 가야 할 무기입니다. 만약 지금 상대방의 관점/피드백/평가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그것에서 해방시켜 줄 수 있는 것은 상대방이 아닌 결국은 나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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