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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원 May 14. 2020

특별연재1) 코로나19가 바꿔 놓은 것들 (1)

모두에게 _ 특별연재1

 지난 1월말, 여유로운 설 연휴 때, 병원에 있는 선배로부터 한통의 문자를 받았다.


 “중국에서부터 신종 감염병이 돌고 있다는데, 나도 알아보고있으니 너도 쫌 알아봐라.”


 의학통계 관련 일을 하고 있는 필자는 오래전부터 중국이 내놓는 통계지표는 거의 믿지 않았다. 하지만 조금 더 알아보니 상황이 꽤 심각한 것 같았다. 


 그리고는 불현듯 5년전 대한민국을 한바탕 뒤집었던 메르스 사태가 떠올랐다.


 메르스는 2015년 5월 국내 첫 감염을 시작으로 총 186명의 감염자, 38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그 이후 일반인들은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2018년 9월에도 3년만에 메르스 감염자가 다시 나와 정부와 관련 학계 사람들이 긴장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아 10월16일 정부는 메르스 종식을 선언했다.


 2015년 5월, 필자가 공부했던 대학원 연구실은 제주도에서 1주일간의 큰 세미나 주최를 앞두고 있었고, 전 세계 1,000명에 가까운 학계 사람들이 참석하기로 되어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세미나가 열리는 호텔에 메르스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사실까지 알려지게 되었다.


 최악의 상황이 두려웠던 필자는 지도교수에게 세미나 연기를 요청했지만, 예방의학 의사였던 지도교수는 필자를 포함한 연구원들에게 그렇게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며 세미나를 예정대로 진행하자고 하였다. 그렇게 1주일간의 세미나가 열리게 되었다.


 불안한 시기에 한국에 방문하게 된 외국 학자들은 지도교수, 필자, 연구원들에게 메르스에 대해 끊임없이 물어보았고, 그 답변에만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다행이게도 메르스는 우리 세미나를 비켜갔다. 1주일간의 전쟁을 치르고 서울로 돌아오던 길, 메르스가 퍼진 주요원인은 일개 대형병원의 잘못임이 드러났다.


 11년전 신종플루 사태때도, 5년전 메르스 사태때도 학자들은 경고했다.


 “불과 몇 년이 지나지 않아, 다시 신종 바이러스가 퍼질 것이다. 그리고 그땐 지금보다 훨씬 큰 규모가 될 것이다. 그리고 전 세계는 결국 바이러스에 잠식될 것이다.”


 그러나 11년전, 5년전과 지금의 코로나19와는 매우 다른 풍경이 하나 있다. 바로 ‘마스크’이다.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수치가 연일 100을 넘어가고, ‘매우나쁨’이란 단어를 밥 먹듯이 보던 몇 년간도, ‘답답하다’, ‘귀찮다’는 이유만으로 마스크를 쓰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랬던 사람들이 길거리에서도, 카페에서도, 대중교통에서도, 심지어 회사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다. 평소보다 가격이 10배가까이 폭등한 마스크를 구매하고, 1인당 구매 매수를 제한하기도 하고, 줄을 서서라도 마스크를 구매했다. 결국에는 정부까지 나서 마스크 구매정책을 만들기도 하였다.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을까?’ 라는 의문까지 들기 시작할 때, 우리 국민들은 단 한 번의 사재기 없이 이 사태를 이겨냈다. 전 서계 모든 국민들이 안일하게 생각할 때, 우리 국민들은 착실하게 마스크를 썼다. ‘신천지’라는 최악의 변수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은 여전히 일상을 소화했다.


 “나를 위해서, 그리고 남을 위해서.”


 감염자 140만명, 사망자 10만명을 육박해가는 미국, 전례 없는 사태를 겪고 있는 유럽국가들을 보며,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서로를 자랑스러워 했다. 모두가 연휴를 즐겼고,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웠다.


 2020년 5월 6일, 다시한번 사건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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