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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sisoso Mar 03. 2019

쉬는 시간

쉬는 게 쉬는 게 아니야-

어린이집 졸업과 동시에 일주일째 아이는 기관에 가지 않고 있다. 원래도 하루 걸러 하루는 안 가는 스타일..(미세먼지 늦잠 아파서 등등으로)

대부분 11시 넘어도 잠들지 않고 9시쯤 졸려해도 기본 1시간은 잡고 재워줘야 자는 아이.

언제쯤 스스로 들어가서 잘까-

잠도 그냥 자는 게 아니다.

동화책 3-5권 읽어주기 하루 종일 뭐했나 말 상대해주기 토닥토닥해주기 그러다 "고만 자라 아아아!"하고 화내는 날도 있다. 아주 가~~~~ 끔 눕자마자 잠드는 날은 당황스럽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동화책 한 줄 한 줄마다 참견이란 참견을 다 하던 아이가 스윽 조용해질 때 잠들은 것 같지만 고개를 돌리면 초롱초롱한 그 눈과 마주칠까 애써 몇 장 더 읽은 뒤에 살살 쳐다본다.

드디어 육퇴.

곤히 잠든 아이 얼굴을 보면 해방감과 동시에 아까 너무 화를 냈나.. 오늘 밥을 너무 대충 줬나.. 하는 미안함이 살짝 몰려오기도 한다.

아이가 깰까 어기적 일어나 살금살금 침대를 벗어나면 진정 자유시간 사실 피곤하고 힘들어 자고 싶기도 하지만 숙면도 큰 복이라고 이런저런 잡생각에 더 피곤 한 날도 있기에 일단은 거실로 나간다.

자연스럽게 냉장고를 열고 맥주를 한 캔 꺼내거나 커피를 한잔 타서 앉아 익숙하게 리모컨을 들고 전원을 켠다. 티브이나 핸드폰 외엔 이 시간에 딱히 즐길 거리도 즐길 힘도 없다.

몸에 밴 듯 자리를 잡고 채널 버튼을 꾹꾹 누르면...

습관적으로 유아채널을 틀고 있다

어떨 땐 그런 줄도 모르고 멍하니 10-20분 보고 있을 때도 있다. 습관이란 게 참 무섭다

다시 볼만한 드라마나 예능을 틀어 놓고 나면

나와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에 재미를 못 느끼기도 하지만 슬금슬금 어질러진 집이며 건조기 속 꺼내지도 않은 빨래며 설거지 들이 눈에 밟힌다.

치워도 내일이면 원상복구 될 텐데 하지 말까 싶다가도 어구 구구- 무릎 탁 치며 일어나

하나하나 주어 담는 나의 쉬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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