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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요곰 Jul 17. 2019

영어, 왜 나만 안 될까?

내가 바보인 걸까?


영어를 극복하기 위해 오만가지 방법을 시도해도, 결국 제자리걸음인 영어 실력 때문에 한 번씩 좌절하게 됩니다. 영어 좀 한다는 사람들로부터 '나는 ㅇㅇㅇ해서 영어가 늘었어!'라는 말을 듣고, 그 방법을 따라 해 보지만, 역시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영화 한 편을 100번 보면 귀와 입이 트인다.'고 해서 3개월 동안 죽어라 노력했지만, 영어실력에 있어 큰 변화가 없었다는 사연이 무척이나 와 닿았습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요? 남들은 다 성공했다는데, 나만 문제인 걸까요? 아니면 시중에 나온 강의나 교재가 문제인 걸까요? 그것도 아니면 그 누구도 모르는 제3의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요? 원인은 하나가 아닙니다. 다양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존재하지요. 오늘은 그 이유 중 하나인 - 영어를 독학할 때 매우 중요한 - 공부의 방향성과 목적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 보려고 합니다.  


남들은 영어가 늘었다는데, 왜 나만 안될까?

원인을 찾아봅시다


시중에는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영어 공부 방법이 정말 많습니다. 인터넷 강의도 있고, OOM, OO다, OO영어 같은 대형 학원들도 많지요. 영화나 미드로 공부하기, 패턴 외우기, 전화/화상 영어, 엄마표 영어, 하루 한 줄 영어 읽기, 영어로 일기 쓰기, 영어 스터디 모임 등과 같이 시간과 장소, 인원수에 구애받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방법들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이처럼 공부법들이 너무 많다 보니 이제는 뭐가 진짜 좋은 방법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입니다. 게다가 공부법이라고 적힌 글들을 보면 과대광고가 뒤섞인 후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영어가 술술', '영어를 잘하는 비법', '최고의 영어공부법'이라고 소개를 하면서 이대로 하기만 하면 영어를 정복할 수 있다고 현혹합니다. 간혹 후기 중에는 진짜로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만약 이런 후기들이 진짜라면 나는 왜 늘지 않는 것일까요? 이런 글들은 전부다 거짓이고 속이기 위한 내용일까요? 아니면 정말 내 노력이 부족한 탓일까요?


| 공부의 방향과 목적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방향을 잘 못 잡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노력의 부족이 원인이 아니라는 말이지요. 핵심은 내가 하는 공부의 목적입니다. "응? 목적은 당연히 영어를 잘하는 거 아니야?"라고 하실 수 있어요. 혹은 "회화가 목적이냐, 읽고 쓰기가 목적이냐, 로 구분하는 건가?"라고 생각하실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둘 다 아니에요. 영어 공부에 앞서 명확하게 해야 하는 것은 '새로운 것을 배울 것인가'와 배운 것을 연습해서 '익숙하게 할 것인가'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계속 제자리걸음이시던 분들은 자신이 했던 공부를 한번 돌아보시길 바라요. "혹시 나는 반복연습만 하고 있던 건 아닌가?" 를요.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
VS
 '배운 것을 연습하는 것'


이전에 적은 글 '영어공부를 위해 집을 팔다'를 보시면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문법을 공부하긴 했지만 문법인지 인식도 못 하고 넘어갈 정도로 쉬웠다. 수업은 쉽게 익힌 문법을 연습하는데 집중되어 있었다."


제가 했던 공부 패턴은 ① '배우고' ② '연습한다.'의 순서였어요. 모르는 것은 배워야 합니다. 배우지 않으면 몰라요. 만약 ①의 과정 없이 ②만 계속 반복 훈련을 시키면 어떻게 될까요? 특출 난 언어 감각을 타고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절대로 영어가 늘 수 없어요. 아마 몇몇 분들은 이 내용에 반발할 수 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나는 감각이 없지만 이렇게 해서 성공했는데?"라는 분들이 계세요. 하지만 그분들과 이야기를 깊게 해 보면 대부분 어린 시절이나 중고등학교, 혹은 대학이나 학원에서 '배웠었지만 연습을 하지 못했던 것들'이 발현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만약 문법에 대해 아무 지식이 없는 히브리어나 아랍어로 된 영화를 1년 내내 보기만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영화를 보고 따라 하는 것만으로 히브리어나 아랍어를 잘할 수 있게 될까요? 


교육학의 기초 지식이 없이, 자신의 경험에만 의거한 조언들 때문에 영어 왕초보들은 더욱 좌절하게 됩니다.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시키는 '일반화의 오류',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남들도 알고 있을 것이라는 '지식의 저주'가 잘못된 조언을 하게 만들어요. 이런 실수는 주로 영어를 잘하시는 분들, 의외로 영어강사에게서 자주 나타납니다. "영어를 잘하려면 많이 사용해 봐야 해.", "무조건 말 많이 하고 많이 쓰면 늘어."라는 말들이 대표적인 예이지요. 아마 이런 주장을 하시는 분들은 실제로 반복연습을 통해서 영어실력이 많이 향상된 경우가 많을 거예요. 실제로 그분들에게 필요했던 것은 새로운 배움이 아닌 충분한 연습량이었고 그를 통해 실력 향상이 일어났기 때문일 겁니다. 이런 맥락으로 본다면 앞서 언급한 각종 후기에서 "OOO 했더니 영어가 늘었어요!"라는 것도 마냥 거짓말로 볼 수는 없지요.


하지만 이는 수영을 가르치지 않고 물속에 사람을 던져 넣거나, 복싱에서 잽이나 스트레이트 같은 기본을 가르치지 않고 링 위로 올려 보내는 행위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물론 생존을 위해 물을 먹어 가면서 죽기 살기로 수영을 배우거나, 링에서 얻어터져가면서 복싱을 배울 수 도 있겠지요.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런 방식으로 배울 수 있을까요? 누군가는 물 공포증이 생기거나 너무 많이 얻어맞아서 재기 불가능이 될 수 도 있습니다. 영어도 이와 다를 바가 없어요. 그래서 저는 영어 노이로제가 걸리신 분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잘못된 방식으로 강요당한, 저와 같은 피해자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은 나의 상태 확인부터!


나의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서는 제일 먼저 새로운 것을 배울것인지, 아니면 연습이 필요한 것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영어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서 연습이 필요하다면 자신에게 맞는 연습 방법을 택하시면 됩니다. 기본적인 작문을 할 수 있고 간단한 대화 정도는 하는 사람이 이를 더 잘하고 싶어하는 경우라면 여기에 속하지요. 근데 만약 그게 아니라면 필요 문법을 배우고 영어 단어를 먼저 배우셔야 합니다. 연습은 그 후에 필요한 것이지요.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감이 안오는 경우, 가장 추천드리는 방법은 '전문가와의 상담'입니다. 제일 확실하지요. 하지만 금전적, 시간적 사정으로 인해 전문가를 만나기 힘드시면 기초문법을 그냥 한번 더 훑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단어도 한번 더 점검을 하는 것이 좋지요. 다만 신경 쓰셔야 하는 부분은 문법공부 방법과 단어 공부 방법입니다. (이 내용은 추후 정리해서 올릴 예정입니다.) 저는 현재 한국사람들이 영어로 인해 스트레스받는 주된 이유가 잘못된 '시험용 영어문법 교육'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 방식이 아직 만연해 있는 지금, 많은 분들이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면서 괴로워하시진 않을까 하는 우려가 됩니다. 사실은 문법공부도 즐겁게 하면 얼마든지 쉽고 재미있어지는데 말이지요.




그러면 어디 가서 무얼 배워야 하죠?

오프라인 수업에 참여하실 수 있다면 1. 배우고 2. 연습하는 커리큘럼을 가진 학원으로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안타깝게도 유명한 공부법들은 대부분 반복 연습 쪽으로 치우쳐져 있어요. 미드 보기, 패턴영어, 1대 1 원어민 회화, 하루 한 줄, 영어일기 쓰기 등은 전부 영어 연습방법입니다. 간혹, 전화영어나 1대 1 원어민 회화에서 단순히 대화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강의가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직접 확인해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런 프로그램이나 교육기관이 있다면 활용하시는 것도 괜찮은 선택입니다. 저는 현재 배우고 연습하는 커리큘럼의 강의를 준비하고 있는데 하반기에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에요. 실효성 검증까지 마치려면 내년이나 되어야 완성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혼자 공부하시는 분들께는 문법책과 유튜브를 추천드립니다. 무료 문법 강의들이 많이 올라와 있는데 혼자서 책으로 공부하시는 것보다는 도움이 될 거예요. 그러고 나서 원어민 과외나 전화영어, 영어일기 쓰기나 스터디 등을 통해 배운 문법을 활용해서 연습하시면 영어가 늘기 시작하실 거예요. 교재로는 Grammar in use 나 Focus on grammar 정도가 좋습니다. 외국 교재가 많이 어려우면 개인적으로는 박희석 교수님이 쓰신 꼼꼼영문법이 좋더라고요. 복잡한 문법을 그래도 좀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풀어둔 책입니다. 책을 보시고 이해가 안 될 때 유튜브에서 이런저런 강의들을 참고해서 보강하면 공부하시기가 좋으리라고 생각됩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배우고 난 후에 연습을 통해 실력을 강화시키시면 영어의 성장이 보이기 시작하실 거예요. 연습방법은 좋은 방법들이 이미 많이 나와있습니다. 영화보기, 원서 읽기, 외국 친구와 대화하기 같은 것들이 있지요. 개인적으로는 전화/화상 회화, 영어 글쓰기, 혹은 영어 낭독 등을 추천드립니다. 특히 글쓰기는 Lang-8같은 언어교환 사이트들을 활용하시면 좋습니다. 저도 거기서 도움을 많이 받았거든요.


올바른 방향으로의 첫걸음

영어공부, 한 걸음씩 발을 떼다


이번 글에서 말씀드리고 싶었던 핵심은 "내가 하는 공부의 목적이 어디에 있는가?"였습니다. 새로운 것을 배울 것인지, 배운 것을 연습할 것인지를 정하고 그에 맞는 학습방법으로 공부를 하시면 좀 더 효율적일 것이라는 생각에서였지요. 진짜 열심히 노력했지만 안 되는 건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방향이 잘 못 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영어가 안 된다고 본인을 자책하지는 마세요.


서두에서 언급했듯, 영어실력이 늘지 않는 데는 이유가 다양합니다. 개인의 경험과 학습 정도의 차이, 다중지능 이론(Multiple Intelligence)에 의한 공부 유형 및 성향 차이 등도 영향을 미칩니다. 각각의 장단점을 지닌 다양한 학습법들 중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어렵다고 포기하기에는 영어가 너무 중요하지요. 포기하지 마세요.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습니다. 충분히 할 수 있어요. 오늘 이렇게 한 가지를 알고, 다음에 한 가지를 또 알다 보면 얼마 가지 않아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빠른 시일 내에 독학으로도 충분히 영어를 마스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어공부 해법!이라고 딱 부러지는 답을 못 드려서 죄송합니다. 양이 많아 하나의 글로써 다 담아내 지를 못했어요. 하지만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쌓아나가다 보면 어느샌가 길을 찾으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너무 바빠서 글을 자주 올리지 못했는데, 좀 더 자주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음에도 도움이 되는 내용들로 돌아오겠습니다.



매거진 인마영(인생 마지막 영어 공부)에서는 유눔 곰주부의 영어 극복 에세이를 비롯하여 영어공부법 및 교수법에 대한 자료도 함께 연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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