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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광철 Apr 11. 2024

너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 맞아?

군 간부 동기이자 친구인 한놈이 있다. 한 10년 정도 알고 지냈나? 그 친구랑 나는 성격이 완전 정반대인데 웬만한 연인보다 더 자주 연락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냥 뭐 쓸데없는 얘기나 하면서 떠들어도 기본 1시간 이상이다. 가끔 진지한 얘기도 하는데 그래봐야 1시간 중 1~2분 정도 라고 할까. 사실 진지한 얘기라고 해봤자 그냥 스스로의 다짐을 허공에 얘기하는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서로 듣지 않고 갑자기 자기의 포부나 계획을 말하는 둥. 그런 식이다.


이 친구는 솔직히 성실하고 실천력이 강한 친구다. 나는 그 반대이고. 그래서 이 친구가 나한테 항상 장난처럼 하는 말이 있는데. "너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 맞아?"그럼 나는 자신감 없는 말투로 되받아친다. 

"나? 나 최선을 다하고 있지 지금!" 그럼 돌아오는 답변은 "지랄 똥 싸는 소리 하고 있는 쌍놈의 새끼가 지랄하고 있네 이 씨" 그럼 나는 "뭐 어쩌라고"라고 다시 되받아친다.


솔직히 이 친구 성실하고 실천력도 좋고 소신도 있는데 본업에 가끔 지장을 주는 행위를 한다. 다음날 중요한 레슨이 있는데 술을 밤늦게까지 먹는다거나 뭐 이런저런 일들도(개인적 사생활은 지켜준다) 


나는 다시 역공을 한다. "너야말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 맞아?" 맨날 술 쳐 먹고 다음날 피곤하다고 난리 치는 놈이 말이야 넌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게 아니야 새꺄!"


솔직히 서로 가슴에 손을 얹고 나 스스로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건가라고 스스로에게 묻는다면 아마 많은 찔림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마치 자신에게 말하듯 서로에게 "너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 맞아?"라고 거울 치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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