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 없이 서점에 가면 수많은 책들 사이에서 읽고 싶은 책을 구매하기가 너무 힘들 때가 있다.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훑어보기를 반복할 뿐. 계산대로 가져가는 책들은 그렇게 많지가 않다. 어쩌면 나의 결정장애 태도 때문에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다 어떤 날은 서점에 들어가자마자 책표지의 디자인과 책제목 그리고 제일 앞 몇 페이지만 읽고 재미있겠는데?라는 생각으로 구매하는 책들도 많다. 평소 내가 관심을 갖지 않은 분야의 책들이 대부분 그렇다.
그렇게 집으로 모셔온 책을 읽다 보면 서점에서 느꼈던 흥미로울듯한 감정은 온데간데없고. 책이 지루하거나 재미가 없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갈등을 한다. 이 재미없는 책을 끝까지 억지로 읽어야 하는가 아니면 과감히 덮어야 하는 것인가. 머릿속에 천사와 악마가 나에게 속삭인다. 그래도 이왕 산 건데 끝까지 읽어야지! 아니야 재미없고 흥미가 느껴지지 않은 책은 과감히 덮어야 해!
정답은 없지만 나 같은 성향은 재미가 없어도 그냥 끝까지 꾸역꾸역 읽는다. 읽다 보면 생각지 못한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거야라고 희망하면서 읽는다.
흥미가 없다 보니 읽은 후에도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 감동과 여운이 없어서일까. 재미없는 소설은 그래도 이야기라서 그런가. 소설의 줄거리가 간단하게라도 기억이 남는데...
특히 같은 말만 반복하는 자기 계발서는 정말 완독 하기 쉽지 않다. 고리타분한 얘기만 장황하고. 감동도 흥미도 없다. 그래도 꾸역꾸역 읽는 습관 때문인지 그냥 흘려보내듯 읽는다. 활자 중독자는 아니지만 그냥 읽는다.
현재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만 눈에 보인다고. 책도 역시 관심 가는 분야의 책들 보게 되는 것 같다. 지식이든 소설이든.
글을 쓰면서 내 주위를 둘러보니 억지로 읽은 책들 대부분이 4분의 3 지점 페이지에 모서리가 접혀있다. 흥미가 없는 책들. 억지도 완독을 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