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을 품다

서리에서. 9

by 슬로우모션

퍼붓던 비가 숨을 고르고

회색빛 구름이

감춰뒀던 파란 하늘을

살짜기 보여준다


가려져 있어도

햇살은 여전히 붉게 떠오르고 있었고

하늘도 더 짙게 푸르러져 있었다


슬픔과 고난이 피할 수 없이 쏟아져도

잠깐의 숨쉴틈 사이로 보여지는

그 희망의 끈을 보며

꼭 붙드리라

꼭 푸르른 하늘을 마주하리라

혼자 다짐해보았다


내일이나 모레쯤

아니 오후에 비가 다시 퍼부을지

알 수 없지만


휘청이는 비바람에도

조금 기우뚱했을지언정

쓰러지지는 않았던 나를 칭찬하며

다시 올 어젯밤 같은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겠다

글로나마 남겨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