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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연 Mar 18. 2019

그때의 나를 믿어

그저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노련함을 가지기 위해

시간이 흐르면서 기억은 흐릿해진다. 지나간 그때의 일들, 감정들 모두가 어떤 게 사실인지 생각인지 헷갈릴 정도로 희미해져 간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흐른 후에 '후회'라는 것을 하는 것 같다. 미련이 남는 것 같을 때도 있다. '그때 내가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그때 한번 그냥 넘어갔으면, 맞춰갈 수 있는 것이었을까' 등의 마음들이 현재의 나를 또 괴롭히고 있을 때가 종종 있다. 어쩌면 종종 보다 꽤 자주일 수 도있다.


그때의 나를 믿어


그럴 때마다 나는 '그때의 나를 믿어'라고 생각하며 그런 마음들을 다 잡곤 했다.

지금의 나는 그 선택을 했을 때의 있었던 일과 나의 감정, 생각들을 온전히 기억하지 못하니까, 시간에 흐릿해진 마음으로 미련이 남을 수 있지만 그때의 나는 충분히 고민하고 내린 선택이었으니 지나간 그때에 나를 믿고 그 선택도 존중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마음을 정리하곤 했다.




언젠가 남자 친구와 이별 후, 슬픔에 잠겨 힘들어하고 있을 때 '지나간 일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라는 <걱정 말아요 그대_ 곽진언, 김필 버전을 들었었다> 노래 가사에 큰 위로를 받았던 적이 있다. 물론 지나간 일을 그저 지나간 일로 여기고,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쿨함을 지닌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지만, 살아가면서 우리는 조금씩 조금씩 내게 닥친 시련을 극복하는 방법을 터득해가며 그저 훌훌 털어버리는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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