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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연 Mar 27. 2019

행복은 소유가 아닌 감상에서 온다

고생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요.

나는 '지금 좀 고생해야 나중에 편하다'라는 식의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말들의 속 뜻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고, 말 그대로 그런 '표현'이 싫은 것이다.

지금을 살고 있는데, 나중을 위해 지금은 고생을 해야 한다니, 어떻게 이런 표현이 생겼는지 모르겠다. 일을 하고 열심히 사는 것이 어떻게 '고생'이란 말로 단정 지어지는지 당최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의 전 남편은 이런 류의 말들을 많이 했었고, 그때마다 나는 우리가 지금 부족하게 사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지금의 삶을 '고생해야 된다' 한 마디로 표현하지 말자고 이야기했었다. 왠지 지금의 삶을 고생이라고 표현하면, 사는 것이 고생스럽다고 느껴질 것만 같아서 싫었던 것 같다.


행복을 성취 위주에서 감상 위주로 바꾸는 것


얼마 전, '어쩌다 어른'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혜민 스님의 강연을 보았다. 혜민 스님의 책이 베스트셀러에 있는 것은 익히 알았지만, 크리스천인 나는 그냥 스님이 쓴 책을 사서 보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것도 내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선입견일 수 있다.)  우연히 보게 된 그 프로그램에서 혜민 스님의 강연을 듣는데, 이런 말씀을 하셨다. "행복을 성취 위주에서 감상 위주로 바꾼다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이 말이 크게 와 닿았다. 우리가 무엇을 소유하고 어느 정도를 성취하는 것에 행복의 기준을 둔다면, 그것을 소유하고 성취하기까지는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는 말이기 때문이었다.

사실 우리는 매일의 삶에서 행복의 순간이 있다. 그 행복은 삶을 살아가는 과정을 감상하는 데서 오는 것이다.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가득한 날에는 어느 날 맑은 하늘만 봐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친구와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시간, 혹은 가족과 보내는 시간, 혼자서 여유롭게 즐기는 티타임, 일을 마친 후 집에서 TV를 보며 쉬는 시간, 잠자리에 들 때 침대 속에 들어가서 이불에 푹 파묻히는 순간 등 우리는 소소한 일상 가운데서 진정한 행복감을 느끼곤 한다. 너무나도 맞는 말이 아닌가!


그냥 미래를 위해서 지금은 고생을 해야 한다는 표현을 혹은 그런 생각을 자제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지극히 주관적인 생각). 우리가 지금 열심히 일을 하고 경제활동 혹은 공부 등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은 비록 몸과 마음이 고단할 수 있으나, 우리의 시기에 우리가 지내야 할 시간으로 생각하고 현재의 삶을 감상하면서 행복을 인지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면 우리는 현재의 삶을 조금 더 풍요롭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말은 생각을 지배하고, 생각에서 말이 나오기도 한다. 사람의 말을 보면 그 사람의 마인드를 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의 삶이 조금 고생스러울지라도 그 속에서 우리가 느끼는 감상들에서 행복을 인지하고 그 고단한 삶을 고생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누리며 살 수 있는 사람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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