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무빙>이 한참 인기를 끌었다. 원작을 너무나도 재미있게 봤던 터라 한껏 기대를 품고 시청을 했다. 역시나 ‘강풀이 강풀 했구나’라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웹툰과 같은 점과 다른 점을 찾아보며 시청하는 재미도 꽤 쏠쏠했다. 그렇게 시청하던 중에 눈에 띈 인물이 있었다. 차태현 배우가 연기한 ‘전개도’였다. 원작에는 없는 인물이었다.
우리는 무엇인가 늘 기준점을 정해두고 그것에 맞추려 한다. 언제나 골인하는 삶을 살기를 강요받고 강요한다. 공동체 사회에서 같은 무리에 들면서 더욱 특출나기 위한 것! 그게 당연한 것처럼 그렇게 살아왔다. ‘전계도’도 그 기준점을 향해 달려갔다. 그러나 결국은 그 선을 넘지 못했다. 그들이 정한 기준점인 N.T.D.P에는 미치지 못한 것이다. 그럼 그가 평범하게 살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그가 능력자였기 때문이다. 그는 취직하는 곳마다 전기를 일으키는 말썽이 일어나 일을 그만둬야 했다.
나는 우리 아이가 '전계도'같다는 생각을 했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경계선에 선 아이. 능력자 그룹에도, 평범한 그룹에도 끼지 못한다.
여러 센터를 다니고 기관 생활을 하며 같은 어려움의 친구들을 많이 만난다. 특별히 더 어려운 친구, 그렇지 못한 친구들이 있다. 그럴 때마다 듣는 말이 있다. “DH는 왜 여기 센터 다니는지 모르겠어요.”, “DH 정도면 괜찮은 거 아닌가요?” 정말 그럴까? 우리 아이는 그럼 경계선의 반대쪽인가?
DH는 일반학원에서 네 번이나 퇴짜를 맞았다. 두 번은 미술학원이었고, 한 번은 축구교실, 한 번은 수영교실이었다. “DH가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해요”, “저희는 치료실이 아닙니다. 이 아이만 케어해 줄 수 없어요” 분명 경계선 그 안 쪽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 경계선은 누가 설정해 둔 것인가? 각자의 편의에 맞춰진 것들 아닌가. 하지만 그 경계선이 아이들을 바라보는 잣대를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 이걸 견뎌내야 하는 것은 아이 몫이 되어버린다.
하루하루 이쪽저쪽을 넘나들며 우리 아이는 외줄 타기를 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무엇이든 간에 그 길 위에서 아이가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엄마의 마음은 답답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