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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토 Dec 31. 2021

한 해의 마지막에 서서

올해는 유독 힘들어서 빨리 시간이 지나가기를 바랐다. 일과 육아의 병행에 지칠 대로 지쳤던 지난 11, 번아웃이 심하게 와서 심리치료를 받았다. 아무것도   없을 것만 같은 기분이 온몸을 무겁게 내리눌렀다. 종종 숨이 막혔고, 자주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 들었다. 그때마다  소원은   가지였다. 모든  마치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는 .


그 평범한 소원을 이루기 위해 90년대 영화 <다이하드>의 액션배우처럼 뛰어다녀야 했다. 한 달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 일을 마무리하고 나니, 크리스마스였다. 마꼬에게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두고 갔다며 뽀로로 과자와 소꿉놀이(요리 도구) 장난감을 선물로 줬다. 마꼬가 뽀로로 과자 하나를 순식간에 해치우고, 내겐 플라스틱 토스트와 당근을 먹으라며 건네줬다. 성실히 먹는 시늉을 하면서 나는 정말로 무사히 집에 돌아왔다는 걸 깨달았다.


크게 걱정했던 것과 달리 담당했던 일들이 모두 성공적으로 끝났다. 영화제는 목표했던 것보다 1.5배가 넘는 사람들이 홈페이지에 방문했다. 새로 론칭한 유튜브 강연 프로그램은 내부 반응이 좋아서 시즌 2까지 제작했다. 퇴근 후엔 마꼬를 돌보고, 집안일을 하고, 포카를 산책시켰다. 그 와중에 틈틈이 글을 써 책도 냈다. 너무 힘들어서 올 한 해가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마지막 날에 서서 한 해를 돌아보니, 개인적으로 정말 놀라운 한 해였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준 내게 고맙단 말을 해주고 싶다. 그리고 내가 버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응원해준 그 모든 사람들에게 고맙단 인사를 꼭 전하고 싶다. (고마워요, 당신! 지금 이 글을 보는 당신요!) 내년에는 또 얼마나 하드보일드 한 사건들을 만나 깨지고 깨치게 될까. 부디 새해에도 잘 버틸 수 있기를, 새해엔 모두에게 새로운 희망이 함께하기를. 어서 와라, 2022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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