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enerous Mar 22. 2024

산출물의 중요성

PM스쿨_학습일지 12

2024.03.15


 '결과가 어떻든 과정이 중요하다.' 성과주의에 빠져있던 우리 세대를 향하여 한 때 구호처럼 외치던 문장이다. 어떤 일이 끝나고 나면 결과는 이분법적으로 성공과 실패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결과를 그렇게 해석하고자 하지 않더라도 했던 일을 돌이켜 회고하다 보면 어느새 결과에 대해 평가하고 있다. 이때 우리에게 앞에서 선언한 슬로건과 같은 해당 문장은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얻어진 게 있기에 결과 자체에 너무 매몰되어 있지 말라는 의미일 것이다.

 오늘 함께 회고할 내용은 성과주의를 걷어낸 '일의 결과'에 관한 부분이다. 일을 하고 나서 우리, 특별히 제품 혹은 서비스를 만들어 내야 하는 기획자들에게 남는 것이 과연 과정을 통해 얻은 능력만이어서야 되겠는가?



 취업 공채 시즌과 개인적인 역량 부족으로 PM스쿨의 진도표에 따른 과제 및 수업 진행률이 조금씩 밀리더니 학습일지를 쓰고 있는 현재 시점으로 진행률이 어느새 70%로 떨어진 것을 확인했다. 특히, 평소 자료를 찾고 글 쓰는 것이 익숙한 필자이기에 아티클, 북 스터디는 꾸준히 진행해 왔으나, PPT의 형태로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설득하도록 표현하는 것이 어색해 평가받기 두려웠던 것인지 '과제' 부분을 놓치고 있었다. 오늘 그 두려움을 내려두고 한 걸음 걸은 덕에 일의 과정 끝에 남게 되는 '산출물'에 관하여 배우게 되었다.


산출물, 공유와 증거

 PM스쿨 과정 중에는 매주 월요일에 제출토록 하는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 과제가 있다. 과정이 시작된 후, 제로베이스에서는 라이브 수업을 듣기 전 수강생이 적어도 기본적으로 업계에서(현직에서) 진행하는 업무에 관하여 알아야 하는 부분을 온라인 강의의 형태로 제공한다. 온라인 강의의 특성상 꾸준히 듣는 것이 어렵고 스스로 시간을 관리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관리 시스템을 통해 과제를 부과하여 수업 진행도를 잘 이행하고 있는지, 내용을 잘 이해했는지 점검하는 것이다.

 필자가 금일 진행한 부분은 3주 차 LMS과제이고 주제는 '애자일 방법론과 AB TEST'의 개념을 정의하고 각 개념을 성공적으로 적용한 사례, 그리고 이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PPT의 형태로 만들어 제출하는 것이었다. 다른 과제는 5주 차에 해당하는 것을 진행하는 것을 돌이켜보면 3주 차에 배운 내용을 지금 다시 다루는 것이 쉽지 않았다.


 과제를 시작하며 가장 먼저 맞닥뜨린 어려움은 3주 차에는 정확히 이해했다고 생각했던 '애자일 방법론과 AB TEST'의 내용이 헷갈리거나, 심지어는 어떤 부분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이에, 강의를 보며 메모했던 내용을 다시 돌아보기도 했고 의문이 생기거나, 추가적인 정보를 얻고자 했던 부분은 검색을 통해 해결하였다. 

 과정이 쌓여 결과를 만든다. 필자가 고시 생활을 하며, 로스쿨 준비를 하며 가슴 깊이 새겨져 있던 불변의 진리였다. 과정이라는 벽돌을 하나하나 쌓아 올려 결과라는 건물을 만든다고 말이다. 그런데 간과하고 있던 부분이 있었다. 필자가 10년 간 해오던 공부라는 것은 시험이라는 결과를 위해 준비하던 것이기에 준비한 기록을 남기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던 것이다. LMS과제에서 요구하는 바가 정확히 그것이었다. 

"이번 주차에 공부한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 낼 수 있도록 표현해 내시오."
LMS 2주차 과제 일부와 3주차 과제 일부 (출처_본인)

 위의 왼쪽 사진은 2주 차에 제출한 'Airbnb 서비스 AARRR분석'의 일부분이다. 해당 과제를 제출한 후 멘토님으로부터 피드백받았고 과제 요구사항에 벗어난 분석을 하여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이후, 평가받기가 두려웠던 것일까? 혹은 배운 것을 다시 표현해 내는 것이 어려웠던 것일까? 첫 번째 과제를 제출하고 2주 뒤에 3주 차 과제로 제출한 것이 위의 오른쪽 사진이다. 

 아직 PPT 자체의 미숙함도 있을 것이지만, 과제에서의 요구사항에 맞도록 자료 조사를 추가적으로 더 하고 화면을 어떻게 구성할지 스스로 고민하고 나아가 얼리버드 과정에 포함된 PPT 활용에 관한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기도 했다. 과정은 결과를 위한 것이 맞다. 하지만, 그 과정을 표현해 내거나 증명해 내거나, 심지어는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증거가 필요할 때에는 결과물이 중요했다. 

 증거가 되는 산출물은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 공유되는 무엇이기도 하다. 혼자 아무리 열심히 결과를 만들어낸다 한 들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고, 공감하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스스로 어딘가에 갇혀있는 무엇이 될 것이다. 아무도 찾지도 해석하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그저 '무엇'일뿐 이름조차 부여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무리하며,   

 직무의 전환, 필자의 개인적인 삶에 빗대자면 인생의 변곡점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의 삶을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내는 것은 이미 습관처럼 몸에 익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이 변화의 시기에 필요한 것은 나의 성실한 하루의 결과 혹은 성실하게 해낸 업무의 내용, 업무에 관한 나의 이해도, 능력을 누군가에게 설명해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쌓아 올리고 있는 무언가를 누구라도 알아볼 수 있도록 '산출물'의 형태로 공유하는 데 두려움이 없기로 결심했다. 바른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는지, 혹은 노력의 결과물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여 회고하기도 하고, 선배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쌓아 올리는 속도를 올리기도 할 것이다.

 결국, 지금 쌓아 올리는 무언가가 '서비스 기획자'라는 결과가 되길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 [가치의 전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