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슈에뜨 La Chouette Aug 22. 2023

금문교, 페리에서 구경하기

샌프란시스코 한 번 갔다고, 금문교를 몇 번을 우려먹는지! 다른 좋은데도 많을 텐데 아는 게 별로 없는지라, 다양한 각도에서 금문교나 보는 걸로? 뭐 꼭 그런 것은 아니고, 그래도 바닷가에 왔으니 배를 한 번 타봐야지 하는 마음이었다. 아무튼 금문교 이야기는 이번이 마지막! 


만일 차가 없이 샌프란시스코를 돌아다닌다면 금문교 구경이 쉽지 않을 것이다. 전망대에 올라가려면 아무래도 차가 필요할 테니까.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구경할 수가 있다. 바로, 바다에서 바라보는 방법이다.


딸과의 산책도 그랬고, 남편과의 산책도 그랬고, 리틀 이탈리아를 지나 바닷가로 걸은 우리는 유명한 선착장 피어 39(pier 39)에 도착하게 된다.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대표적 관광지이기 때문이다. 다른 선착장들보다 규모가 훨씬 크고, 수많은 가게들이 늘비하게 늘어서있었다.


주말에는 진짜 사람이 많아서 제대로 걷기도 힘들었다. 우리는 차 없이 다녔지만, 이 근처에 주차하면 차를 털어가는 사고도 종종 있는 것 같았다. 관광지에는 차를 안 가지고 가는 게 상책인 것 같다.


우리는 사실 별로 쇼핑에 관심이 없어서 사람 많은 것은 피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여기저기 조금씩 기웃거렸다. 딱 관광지 기념품샵 분위기여서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이들 즐기는 것 같았다. 이곳에 관한 후기는 인터넷에 아주 많으니까 나는 생략하기로...


선착장 번호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이 샌프란시스코에는 선착장이 엄청나게 많고, 바다 구경하는 배들도 많다. 물개를 보러 간다든가, 알카트라즈 감옥을 구경 간다든가 하는 프로그램의 관광용 배들이 있는데, 역시나 가격은 수십 불 한다. 굳이 그런 돈을 내고 싶지 않고 바다를 즐기고 싶다면 다른 방법이 있다.


피어 41 선착장은 단출하다


바로, 피어 41(pier 41)에서 소살리토(Sausalito)로 가는 페리를 타는 것이다. 페리라고 하면 자동차를 실을 수 있는 배를 상상하지만, 이 배에는 자동차는 싣지 못한다. 다만 자전거들을 실을 수 있다. 배 안의 아래층에는 자전거를 세워두는 곳이 있고, 의외로 자전거 승객이 아주 많았다.


관광용 배가 아니라, 건너편으로 통근하는 사람들도 이용할 수 있는 일반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고, 샌프란시스코 교통카드인 Clipper(클리퍼)로 이용이 가능하다. (클리퍼는 앱이나 카드로 이용할 수 있다, 예전 글 참조 : https://brunch.co.kr/@lachouette/679)


가격은 편도 $7.75(한화로 만원 가량)이니까 아주 저렴하지는 않다. 하지만 배 한 번 타는 것으로 본다면 나쁘지 않은 가격이다. 그리 자주 있지는 않다. 하루에 서너 번 정도인 듯. 그래서 제대로 즐기려면 오전에 건너가서 구경하고, 오후에 다시 건너오는 것을 추천한다.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소살리토로 가는 길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건너가는 여정은 잠시 바다를 즐기기에 적당하다.


건너가는 길에 만날 수 있는 이 섬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감옥이라고 이름 붙은 알카트라즈(Alcatraz) 섬이다. 고립된 섬에 있으면서, 강력범들이 오는 곳으로 유명했던 이 감옥은, 나중에 유지비가 너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사용이 중단되었다.


악명이 높은 만큼 사연도 많고, 미스터리로 남은 탈옥수 사건도 있었다. 지금은 공개되어 인기 있는 관광코스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는 이렇게 겉핥기로만 지나갔다.


알카트라즈(Alcatraz) 섬


그리고 바다를 가로질러 목적지에 가까워질 무렵이면 보이기 시작하는 금문교. 안개 때문에 제대로 보이지 않는 날들이 많다는데, 이 정도면 아주 선명하게 보이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솔직히 어느 전망대에서 보는 것보다, 이렇게 바다에서 보는 것이 가장 운치 있었다. 


그리고 이어서 도착한 곳은 이탈리안 부촌인 소살리토. 배에서 바라보니 딱 이탈리아 분위기가 났다. 식당들도 있고, 예쁜 집들도 많다고 하는데, 우리는 너무 늦게 건너간 바람에 다시 돌아갈 생각으로 제대로 구경을 못 했다. 



그래도 이만큼 본 것으로 만족. 우리는 부지런히 건너와 기라델리에서 초콜릿 음료 마시고, 저녁 먹으러 갔다. 참고로, 우리가 이 날 저녁으로 간 식당은 이번 여행의 최고 맛집이었다.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


유명한 초콜릿 회사 기라델리. 단 것 못 먹는 우리가 뭘 믿고 두개나 주문했던가!


이전 09화 중국과 이탈리아를 스치고 지나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