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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리나 Dec 27. 2020

 적금 풍차 돌리기 모임

매달 만기를 만끽하다 


 

‘적금 풍차 돌리기 모임’_매달 만기를 만끽하다


그동안 했던 모임 중 경제생활에 가장 보탬이 되었던 걸 꼽아보라고 하면 단연 적금 풍차 모임을 들 수 있습니다. 적금 풍차란 단어를 들어보신 적이 있을텐데요. 적금 풍차 돌리기란 새로운 적금을 매달 가입해나가는 걸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1월 1일에 10만원의 적금을 가입했다면 2월 1일에 다시 10만원의 적금을 새로 가입하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매달 새로운 적금 통장을 개설하게 되면 12개월 후부터는 매달 적금이 만기가 되어 120만원+이자가 들어오게 됩니다.


몇 년 전 적금 풍차 모임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이러합니다. ** 종합금융에 5인 이상이 함께 가입을 하면 금리를 0.5% 우대해주는 상품이 출시되었습니다. '5명이 함께 가입을 해야 한다고? 그럼 함께 적금을 가입할 사람을 모집해야겠는걸.' 바로 이런 생각이 들어 적금 풍차 돌리기를 함께 하실 분을 모집했습니다. 카페에 글을 올리자마자 이 적금을 가입하겠다고 신청한 사람이 무려 10명이었습니다. 지점이 서울에 4군데가 있었는데 같은 날, 같이 가입해야 한다고 해서 (비대면도 가능했습니다만) 서초 지점에서 만나 10명이 함께 가입하기로 했습니다.


창구 직원은 10명이 동시에 적금을 가입하겠다고 찾아온 건 이 지점을 연 이후 처음이라면서 몹시 당황해했습니다. 우대 금리를 적용받으려면 한 가지 조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만기 시까지 한 사람이라도 자동이체를 제 날짜에 못하게 되면 열 명 모두 우대금리를 적용받을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10명 중 한 명도 빠지지 않고 만기까지 적금을 불입하는 게 중요했습니다. 적금을 가입한 후 단톡방에 매달 통장에 잔액에 있는지를 확인해달라고 부탁을 드리곤 했지요. 다행히 10명 모두 빠짐없이 자동이체에 성공해 우대금리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 해에는 5명 이상 함께 가입하면 우대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 적금들이 여러 개 출시되어서 그 이후에도 여러 명을 모집해서 함께 가곤 했었습니다. 매달 새로운 적금 소식이나 금리 높은 적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어떤 적금을 들었는지 인증을 올리는 방식으로 모임을 운영했습니다. 첫 해에는 열정이 넘쳐서 이율이 높은 상품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직접 가서 가입한 경우가 많았는데 가장 기억나는 특히 새마을금고는 고금리 적금이 출시되면 두 세시간 대기는 기본이었습니다.


두 곳 모두 4.0 % 적금이 출시되었는데 적금 가입 마지막 날은 무려 오전 10시에 번호표가 마감되는 엄청난 인파가 몰리기도 했습니다. 번호표를 뽑아도 대기시간이 서너 시간인 건 기본이었습니다. 중간에 나가서 밥도 먹고 이태원 구경도 하고와도 아직 차례가 오지 않아서 황당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요즘도 저는 적금을 매달 들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과 독서모임 후기를 쓰는 활동을 연계해서 매주 적금도 들고 독서 후기도 쓰는 모임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적금에 가입하는 일은 생활의 소소한 기쁨입니다.




풍차 모임 첫 해 가입했던 통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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