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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리나 Dec 23. 2020

겨울


오늘은 속상해서, 되지도 않는 시 한 편 끄적거려본다. 


겨울 



희뿌연 하늘에서 결국 눈이 내린다.

매서운 칼바람은 온 몸에 사정없이 몰아친다.

어디로든 피할 곳이 없다.     


미끄러운 길을 조심조심 걸어오다가

집에 도착하기 전에

끝내 넘어지고 말았다.     


이육사 시인은 겨울이 강철로 된 무지개라 노래했는데

어떻게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었을까.

무엇을 바라보며 희망을 가졌던 걸까.     


아프기도 하고, 서럽기도 해서

쉽게 일어나지 못하는데

누군가 손을 내밀어준다.     


손을 잡고 일어서서 감사의 인사를 건넨다.

다친 곳은 없냐는 말에 괜찮다고 말씀드렸다.

손끝에 따스한 온기가 느껴졌다.     


갑자기 눈물이 나왔다.

하루쯤은 울어도 괜찮다고 다독여본다.

오늘까지만 슬퍼하고 내일부터 다시 힘을 내보기로 한다.     


추운 겨울도 언젠가는 지나가는 것.

지금껏 봄이 오지 않았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흐트러지는 마음을 감싸 안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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